그리메 이야기

2012 반년을 보내며...

송삿갓 2012. 6. 30. 01:03

온 몸으로 느껴야 하는 더위는

몸뿐만 아니라 생각마저도 무디게 만들어 버린다.

이럴 때는 뜬금없이 하늘이 뚫린 듯 퍼붓는 소나기가 그리워진다.

 

철저하게 무기력함에도 맑은 하늘과 함께 느껴지는 여유와 행복이 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아침마다 기도하며 다져온

성내지 않고 분노하지 않으며

시기와 질투하지 않고 남을 험담하지 않으며

입과 몸, 마음을 잘 다스리겠다고 하였던 것이

3개월을 훌쩍 넘겨서도 잘 유지되고 있음에

내 자신에게 거드름을 피우며

마음에 평온과 여유를 가지면서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최근에 청년소설가라 칭하는 박범신이 이야기 하였던

오욕칠정(五慾七情)을 잘 다스렸다는 생각에

내 자신이 대견스럽기도 한다.

 

그런 여유로움 속에서

이제는 어찌해 볼 수도 없고

아내에게 부끄럽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는

중학시절의 첫 사랑이 떠오르는 것은

무슨 장난기의 발동인가?

 

그래서 얼마 전에 블로그에 남겼던 첫 사랑의 글을 찾는다.

 

첫 사랑을 그리며······

 

우리 손은 한 번 잡아 봤었나?

내가 까까머리 중학교 3학년 시절

내가 빌려 줬던 참고서 귀퉁이에

공부 열심히 해서 고등학교에 가서 만나자는 너의 메모가

네가 나에게 준 첫 표현이었다.

상고머리 고등학교 3학년 말

네가 3년 만에 보내준 크리스마스카드가

놀라움과 환희로 춤을 추게 하였고

내가 대학준비를 하고 있다는 답장에

원하는 대학에 꼭 가라고했던 편지가

너의 세 번째 표현이었다

대학 1학년 6

소나기로 질퍽거리는 들판을 물어물어 어찌어찌 너를 찾아

작은 중국집에 앉아 같이 식사를 했던 것이

너와 내가

단 둘이 마주 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만남이었으니

손 한 번 잡아볼 기회가 없었지

그날 네가 이야기 했었다

비가 많이 오는 일요일

뭔 일이 있을 것 같은 허전한 마음으로

하염없이 쏟아지는 창밖의 비를 보고 있노라니

비를 맞으며 너에게 다가오고 있는 남자가

먼 거리였지만 틀림없이 나라는 것을 알아챘다는 너,

그 말이 지금도 내 가슴을 울린다

작열하는 태양이 좋다고 했던 그런 너를

그렇지만 아무런 기약 없어 헤어졌던 너를

내 가슴속에 첫 사랑이라는 세 글자의

화인(火印)으로 낙인 되어 있다

 

너도 나처럼

내가 첫 사랑이니?

화창한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다

뜬금없이 내리는 소나기에

어린 가슴을 떨리게 했던 너를 그리며

첫 사랑을 되새김 한다

너 잘 살고 있니?

남편은?

아이들은?

지금의 세상을 떠나기 전에

한 번쯤은

봤으면 좋겠다

 

너도 그러니?

 

아틀란타 CEO School 동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내일이 2012년 반년을 보내는 날입니다.

년 초에 어떤 생각을 하고 다짐하였는지 모르지만

벌써 반년이 지나기도 하고

아직도 반년이 남기도 하였습니다.

최근에 한 드라마에서 장동건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어제가 내 인생에 가장 성숙했던 날이고

오늘을 어제보다 더 성숙할 거라.“고

그럴싸 하더군요.

저는 오늘보다 내일에 더 성숙해 지기위해

오늘 성숙하게 살려 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 사랑방 모임은 쉽니다.

수요일이 독립기념일이라 건너뜁니다.

대목을 맞이한 동문들 돈 많이 버시고

휴가를 보내시는 분 휴가 잘 보내시고

건강을 찾는 분 더욱 건강하시 길 바랍니다.

저는 책 몇 권 들고 휴가를 즐기려 합니다.

 

오늘도 무진장 좋은 하루...

 

 

오욕(五慾)

재욕(財慾)ㆍ색욕(色慾)ㆍ식욕(食慾)ㆍ명예욕(名譽慾)ㆍ수면욕(睡眠慾)

칠정(七情)

사람이 본디 가지고 있는 일곱 가지 심리작용을 말하는데, 희(喜)ㆍ노(怒)ㆍ애(哀)ㆍ낙(樂)ㆍ애(愛)ㆍ오(惡)ㆍ욕(慾)의 일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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