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592일째, 2017년 2월 1일(수) 애틀랜타/맑음
Sugarloaf Member를 처음 언제 했었지? 2003 or 2004?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최소한 10년이 넘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많은 멤버들이 오고가고, 또 어떤 사람은 내가 있기 전부터 해서 지금까지 있지만
나 역시도 제법 오래되다보니 터줏대감 비슷하게 되었다.
스치고 지나가거나 눌러 앉은 사람들의 인종이 다양하다.
백인이나 African American, 한국이나 일본을 비롯해서 쿠바, 멕시코 등 참 많다.
멤버 뿐만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도 각양각색이었다.
어떤 사람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어떤 사람은 미국 내 다른 지역 혹은
다른 나라로 간 사람들도 제법 많다.
그렇게 간 사람들은 그런가보다 하지만 한 동안 보이지 않다 다시 나타나는 경우는
대체적으로 마음 아픈 사연이 많다.
대게의 경우 아파서 한 동안 운동을 못하다가 다시 좋아져 등장하는 경우다.
통통하던 얼굴이 홀쭉해져 주름이 잔뜩 진 얼굴로 나타나고
불뚝하던 배가 사라져 예전의 체격은 어디론가 사라져 다른 사람 같이 느껴지는 거다.
변호사인 Mike Barber라는 사람은 한 동안 보이지 않고 나타났을 때
엉거주춤 걷기에 사연을 알아본 즉 Heart Attach으로 세 번째 Bypass 수술을 받았다고 하고
내 토너먼트 파트너인 Charles Hall은 한 동안 보이지 않다 나타나서는
예전의 골프는 종적을 감추고 초보같이 플레이를 하기에 확인하니
양쪽 무릎을 수술하고 재활훈련까지 받았지만 집중력이 떨어져 이전같이 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나 역시도 거의 모든 토너먼트에 참여를 하다 갑자기 사라졌다 나타났을 때는
홀쭉해진 몸매와 달라진 스윙으로 다른 사람들이 놀라는 표정으로 “뭔 일 있었느냐?“ 물으면
Stroke이 와서 재활훈련을 마치고는 몸무게가 30파운드가 줄었다는 대답을 하였었다.
오늘 아침에 클럽에 도착해서 커피와 과일을 가지러 Grill에 갔더니
Andy Gentle라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식사를 하다가 날 보더니 손을 흔든다.
머리가 큰 사람인데 얼굴에 살이 없고 주름만 잔뜩, 많이 늙어 보인다.
적어도 6개월은 보이질 않아 골프를 하면서 15번 티 박스에 서면 그의 집을 보곤 했었는데
영 달라진 모습으로 오늘 등장한 것이다.
순전히 내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그와 만난 초기에 분명 인종 차별하는 듯한 행동을 보여
가까이 하질 않다가 내가 크리스찬이라는 것을 알고는 동질성을 느꼈는지
장벽을 걷고 대해주었고 나와 아해가 엘보로 고생한다고 할 때
자기도 그래서 수술을 세 번이나 했다며 스트레칭 하는 법을 설명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사라졌다 오늘 거의 다른 사람처럼 나타났다.
오늘 운동하는 내내 갑자기 안 보이는 사람들을 생각하였다.
그들은 어디서 어떻게 보낼까?
어디 아파서 큰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운동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Jonas가 잠긴 목소리로 "I'm sick" 한다.
잔뜩 감기가 들어 코맹맹이 소리를 하더니 급기야 숨을 쉴 수가 없다기에 퇴근하라고 밀어냈다.
‘저 친구는 내가 아프다면 걱정을 많이 하는데, 아프지 말아야 하는데······’
Jonas가 퇴근하고 한 참을 더 정리하다 퇴근하였다.
퇴근길에 1층에서 인터넷으로 주문했던 스마트워치와 프라이팬을 Pick up해서 집에왔다.
스마트워치를 다시 Setup하고 저녁을 먹었다.
이틀 뒤 여행에 대비해 새로운 것은 하지 않고 있는 것 처리하기,
어제 만든 어묵국, 무나물볶음에 지난 번 만든 오징어볶음과 오이무침이 저녁 메뉴
차를 만들어 마시면서 아해에게 보낼 짐을 정리하면서 저녁을 보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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