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598일째, 2017년 2월 7일(화) 용인·수지/대체로 맑음

송삿갓 2017. 2. 8. 06:28

천일여행 598일째, 201727() 용인·수지/대체로 맑음

 

어제 밤 비몽사몽간에 집에 도착해 쓰러지듯 잠자리에 들었다 세 시를 조금 넘겨 깼으니

다섯 시간을 넘게 죽은 듯 잔 것이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와서 아해와 통화를 하곤 한 참을 뒤척였다.

고단하고 힘들어하는 아해의 목소리와 자꾸 밀려오는 고단함의 잠이 투정을 부리며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며 깨어 있어야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 피곤함에 밀려 몸은 다시 잠으로 빠졌다.

아침까지 깨다·자다를 반복하는 것은 지난 며칠과 다름이 없다.

그러다 어머님의 움직임 소리에 몸을 일으킨 시각이 여섯 시 삼십 분 경

어머님이 주시는 우유와 인삼을 먹으며 아침을 시작했다.

얼굴에 덕지덕지 붙인 살색 테이프 중 일부는 떨어져 나가거나 자리를 옮겨

어제 레이져로 지진 상처의 흔적을 드러낸 곳도 있다.

샤워를 하고 상태가 좋지 않은 테이프를 뜯고 드러난 상처에 약을 바르고

다시 테이프를 붙이는 작업을 한참 해야 했다.

 

11시까지 어머님과 이야기를 하며 빈둥거리다 김 무현 사장이 도착하여 외출,

함께 정 택수 사장의 공장으로 향했다.

원래 둘이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지만 지난 번 다녀 갈 때 정 사장을 보지 않고 갔었는데

김 사장에게 타박을 했기에 함께 만나기로 했단다.

 

정 사장의 공장은 처음 방문하였는데 사무실이 아주 특이 하였다.

온돌로 만들어 신을 벗고 들어가야 했고 큰 통나무로 만든 응접식 테이블을 책상으로 사용하고

한 쪽 벽면은 진공관 매킨토시 오디오에 큰 JBL 스피커와 웅장하게 생긴 다른 스피커

또 다른 한쪽은 마란쯔를 개조했다는 오디오 등

그야말로 음악 매니아의 장비가 설치되어 있었다.

요가 같은 류의 체력과 정신수양을 하는 국선도를 10년 넘게 한 사람으로

도인과 같은 생활에 어울리는 사무실 풍경이었다.

오디오에 관심이 많은 나는 한 참을 바라보며 음악까지 청해 듣는 동안

차를 만들어 주는 데 Samatoyo라는 처음 보는 Teapot을 이용하는데 관심을 끌었다.

백화점가면 살 수 있다는 말에 가기 전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차를 마시며 오디오에 지난 이야기에 한 참 수다를 떨다보니 점심시간을 넘겼다.

뒤늦게 시간의 흐름을 알아채고 무엇을 먹겠냐는 정 사장의 물음에 추어탕

오늘 이 때가 먹어 볼 수 있는 최적의 날이다.

 

정 사장이 주변사람들에게 물어 맛있다는 식당을 찾아 셋이 그리로 이동했다.

돌솥밥이라기에 전화로 미리 주문하고 도착했을 때 마침 먹을 수 있었다.

밥을 먹고 이동하여 커피를 마시며 정 사장이 건강관리를 위한 강좌를 한 참을 들었다.

다시 공장으로 이동하여 한 공간을 구경 시켜준다며 데리고 간 곳이

정 사장이 수련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검도도장이었다.

 

벽에는 목검은 물론 실검까지도 여러 개가 걸려 있었다.

한 구석에는 다발로 묶은 사람 키보다 조금 긴 대나무가 있었다.

정 사장이 틀에 대나무를 세우고 실검으로 자르는 시범을 보이곤 김 사장과 나보고 해 보란다.

위험해보여 멈칫하자 골프채 휘두르듯 하면 된다며 자세와 방법을 알려준다.

처음 몇 번은 대나무를 자르지 못했지만 나중에는 휘두르는 족족 잘려 나갔다.

한 참을 하고 나니 등줄기에 땀이 흘렀다.

 

조금 늦은 오후까지 있다가 김 사장의 차로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님이 해 주신 청국장으로 저녁을 먹고 걸으러 나갔다.

죽전역의 신세계백화점에 낮에 정 사장 사무실에서 봤던 Tea Pot을 사려는 목적도 있어

열심히 걸어 찾아 봤지만 살 수가 없었다.

한 시간여를 걷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님과 잠시 이야기를 하다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잘 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