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800일째, 2017년 8월 28일(월)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7. 8. 29. 09:53

천일여행 800일째, 2017828() 애틀랜타/맑음

 

지금 시각이 월요일 새벽 1247분이다.

지난 밤 9시경에 잠자리에 들었다 2시간 30여분 자다 잠에서 깼다.

두통이 계속되어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어서였다.

혹시 체했나 싶어 Pepto Bismol 물약으로 먹고 어머님께 전화를 걸었다.

월요일이 음력으로 77,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월 칠석이기도 하지만

아버지 제삿날이라 어머님은 분명 혼자 제사 준비를 하실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내일 아침은 한국의 월요일 저녁이라 가족들이 모두 모여 있어 분주할 것 같아서였다.

 

전화기를 통한 어머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어디 편찮으세요?”

, 조금 그래

병 나셨군요. 어제 아침에 동생 보낸 후 집에 안 오시고 어디 가셨어요?”

일요일 아침 막내 동생을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오셨을 시각에 전화를 몇 번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한 소리였다.

그냥 집에 들어오기 싫어 산에 갔다왔다

어머님! 그렇다고 집에 안 들어가시고 방황하시면 다음에 또 어떻게 가요

아들들이 올 때는 좋았는데 훌쩍 가니 쓸쓸해서 그랬지

다음에 또 오겠지 하는 생각을 하시라니까요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 소리를 내가 하고 있는 거다.

자꾸 목이 메는 어머님의 목소리를 듣자니 나도 마음이 무거워졌다.

화제를 바꿔 이야기를 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불발

그럼에도 애를 쓰고 있는데 벨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가만있어봐라. 명식이 색시 왔나보다

마침 제수씨가 도착했나보다.

잠시 뒤 며느리가 왔다며 목소리가 조금 밝아졌다.

잘 되었다 싶어 어머님 무리하지 마시고 천천히 하세요. 저녁에 따로 전화 안 드려요

그래라. 자네도 잘 자라

전화를 끊자 편두통이 욱신거린다.

금방 자기는 틀렸다 싶어 카마모일 한 잔 만들어 마시며 잠시 쉬기로 하였다.

아무래도 한국 다녀온 피곤이 머리로 올라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울러 주기로 한 것이다.

이러다 깊이 자는 게 좋지

 

읽던 책을 다 읽고 나서 음악을 들으며 잠을 청했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잠에 빠졌다가 아해의 모닝콜에 아침을 맞이하였지만 두통은 여전하였다.

아침을 만들어 먹고(마시고?) 스트레칭에 이어 출근 준비를 서둘러 집을 나섰을 때 조금 진정,

사무실에서 두 시간 넘게 골치 아픈 일들을 처리하고 나서야 두통이 사라졌다.

Jonas가 출근해 몇 가지 문제들을 정리하는데 우리가 VendorOver pay하는 것을 발견,

그는 Vendor로부터 받은 이메일을 혼자 보관하고 있으니 사무실에서는 알 리가 없었다.

Vendor에 전화를 걸어 다음부터 오는 Invoice로부터 가격을 조정한다고 하니

적어도 4~5개월은 협의한 가격보다 비싸게 지불 한 꼴이 되었다.

암튼 이제라도 바로 잡았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오전 일을 대충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 은행에 들려 밀린 Check Deposit하고

Costco에 들려 빵, 포도, 치즈, 오이 등을 사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

사무실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 일을 마치곤 퇴근,

집으로 내려오는 길에 H-mart에 들려 무와 각종 냉동생선은 샀다.

 

오늘은 찬치 집처럼 무국에 가자미조림, 호박나물볶음, 오징어젓무침 등을 모두 새로 만들어

조금 이르게 저녁을 먹고는 Dish Washer에 모두 넣고 9층에 운동하러 내려갔다.

조금만 늦었으면 한 참을 기다렸을 지도 모를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지만

한 시간을 열심히 걷고 올라와 샤워를 하고나니 어둠이 짙어졌다.

 

휴스톤에 온 허리케인 때문인지 어제부터 부는 바람이 아침엔 살갗을 스칠 때 차갑게 느껴졌다.

최고 기온 또한 사람이 불면서 80대 중반이라 선선한 게 가을 문턱임을 실감케 하였다.

오늘은 어제보다 잘 자기를 기대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낟.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