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하늘이여 땅이여-김진명

송삿갓 2013. 1. 16. 22:38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90년대 중반의 여름 하루 늘 하듯이 교보문고를 찾았다.

여러 형태로 진열되어 있는 책 들 중 신간코너에 빨간색이 도드라지는 책이 눈길을 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대충 훑어보는데 남한, 북한, 일본 그리고 핵무기, 김일성 등이 눈에 들어온다.

그게 내가 김진명 소설을 처음 접한 계기가 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누렇게 색이 발하는 것에

그리고 그것을 뽑아 책장을 넘길 때 나는 종이 냄새와 사르르륵 하는 소리

늘 그렇듯이 구입한 날짜와 이름을 볼 때면

내가 가지고 있는 큰 자산의 일부라는 자부심이 드는 게 책이다.

 

그런데 최근에 킨들이나 타블렛 혹은 스마트 폰의 발달과 전자책이 점점 많아지면서

책을 소장하는 것이 공간은 물론 가지고 다니는데 불편함을 덜어주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놓은 정성과 오감을 즐기며 독서를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난 30여 년간 모은 책이 2천권을 넘지 않는데

Tablet 하나에 수천 권의 책을 쉽게 보유하는 것은 물론

휴대도 간편하니 어찌해야 할지 망설이다 당분간은 두 가지를 같이 하자는

스스로의 합의하에 전자책을 읽기 시작하였고

그 중의 첫 책이 김진명의 소설 “하늘이여 땅이여!”다.

 

김진명의 소설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번 소설 “하늘이여 땅이여”도 우리 대한민국 역사의 재해석과 우수성

그것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일본은 늘 한국의 역사에 대해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이었다.

부러움의 대상은 어떻게든 강탈하려 했고 시지 하는 것은 없애려 하거나

왜곡 혹은 자신들이 조종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많은 시도를 하였다.

 

일제 강점기에 지었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해체하였을 당시

그 지하에는 맥을 끊기 위해 많은 코크리트 말뚝을 박은 것이

태백줄기를 따라 중요한 곳곳 또한 쇠말뚝을 박은 것은

대한민국 발전의 기를 막거나 끊기 위한 비열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동안 많은 한국의 역사 유물들을 일본 정부 혹은 개인이 찬탈 해 갔으며

가져갈 수 없는 것은 파괴하거나 불태워 버렸다.

일제강점기나 임진왜란 당시 찬탈을 시도하려 하였으나 하지 못한 가장 큰 것이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이라는 게 소설 줄거리의 한 맥이다.

 

힘으로 정복하면 되는 것을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극히 일부만 가짜로 대체하고 가져갔다고 하는 것 또한 소설의 내용이다.

그렇다면 힘으로 하려해도 잘 되지 않는 것이 무엇 때문인가?

그게 바로 수호신이 있다는 것이다.

 

팔만대장경은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그 팔만대장경을 키는 것이 단군으로부터 시작된 토속신앙이며

그 토속신앙의 표적물 중의 하나가 흙으로 만든 토우가 수호신이다.

 

기독교를 비롯한 외세 종교가 한민족의 토속신앙을 짓밟고 무력화 시켰다는 것이다.

그것을 주장하며 바로잡겠다는 도사와 같은 사람 “사도광탄”,

대한민국은 금융시장을 개방하면서 외국 투자자들의 계략과 계획에 의해

금융대란을 맞이할 위기에 처한다.

그렇지만 세계금융시장에 먼저 눈을 뜬 기업이 등장하고

손재주와 머리가 좋은 한국의 컴퓨터 발달과 세계를 놀라게 하는 한국의 젊은 해커

일본의 잘 못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조금이라도 바로잡고

한국에 사죄를 해야 한다는 유명한 일본인 교수,

이들이 합작으로 대한민국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설파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소설이 “하늘이여 땅이여”다.

 

현대 과학의 잣대나 내 중심적 사고에서

역사의 모든 것을 해석하려다 보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팔만대장경이나 토우라는 것들이 현대과학이나 종교적 입장에서 접근하면

이해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이해해서도 안 된다.

그렇지만 팔만대장경이 만들어진 시점이나 역사적 환경

그리고 만들어 지고 난 이후에 숫한 전쟁과 경쟁 속에서도 보존되어 있는 것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이며

한국인의 정기를 끊으려 했던 조선총독부자리에 수 없이 박힌 말뚝이나

태백준령을 따라 곳곳에 박힌 말뚝에 대해서

현대과학은 해석 하지 못하며 종교적 입장에서 수용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렇지만 그것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주장하는 소설의 주인공 사도광탄은

교황청의 암살자의 추적을 받는다는 것이 소설의 흐름이다.

 

소설의 내용이 사실에 근거 한 것이던

아니면 허구이던 간에 우리 역사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더 했다는 것에

만족과 행복을 느낀다.

그렇게 첫 전자책을 읽기를 마쳤다.

 

Jan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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