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2권 <한니발 전쟁> - 시오노 나나미
우선 나의 무지를 털어 놓아야겠다.
‘한니발’
언제인지 모르지만 유명한 장군이라는 것을 처음 들었을 때
항우와 유방처럼 중국의 명장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중국이 아니라 유럽이라는 이야기를 듣곤
징키스칸이 유럽을 공격할 때 함께한 몽골의 장군으로 생각하고 몇 년을 보낸 적도 있었다.
그가 카르타고, 지금의 튀니지장군 이라는 것을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며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런 무지한 자 같으니라고······
저자인 시오노 나나미는 2권의 끝에 ‘한니발’은 지중해를 지배한 로마가 있게 한
사람이었다고 확언하고 있다.
그럼 왜 그렇게 단정하는지 책을 통해 습득한 지식의 일부를 풀어 나가보자.
한니발의 이야기 시작은 23년간 시칠리아를 중심으로 벌어진
로마와 카르타고의 1차 포에니 전쟁이다.
이 전쟁 이전의 동지중해의 해상강국은 카르타고였지만
전쟁이 일어나고 마지막 6년 카르타고 군을 지휘한 장군이 한니발의 아버지 ‘하밀카르’며
카르타고가 전쟁에 지면서 시칠리아에서 물러나고 로마가 새로운 강자로 등장 한 계기다.
물론 이 전쟁의 패장 하밀카르는 로마에 대한 복수를 꿈꾸지만
카르타고의 온건파에 밀려 큰 아들 한니발을 데리고 에스파냐로 떠난다.
에스파냐에서 정착을 하여 영토를 확장하던 중 하밀카르가 죽게 되고
대를 이은 사람은 그의 처남, 그러니까 한니발의 외숙부다.
신흥세력의 왕으로 8년을 통치하다 자신의 노예에게 살해당했을 때가 카니발의 나이가 26살,
당연히 한니발이 외숙부의 대신해 왕의 자리를 차지하고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로마에 대한 복수를 위해 전쟁준비를 한다.
한니발의 복수를 위한 전쟁교본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의 전술과 전략이다.
한 마디로 한니발은 알렉산더의 제자라 할 수 있고 그 뒤를 이은 제자는
나중에 2차 포에니 전쟁에서 한니발의 무릎을 꿇게 한 로마의 명장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다.
한니발과 스키피오, 두 가문은 1, 2차 포에니 전쟁에서 서로의 복수관계가 된다.
스키피오의 할아버지인 그아니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는 1차 포에니 전쟁 초기에
시칠리아에 파견된 로마의 장군이었고 스키피오 아버지는
전쟁준비를 마치고 로마로 향하는 한니발과의 전투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 때 17살의 스키피오는 겨우 목숨을 건지고 로마로 탈출한다.
그러니 둘의 관계는 숙명적이라고 해야 하나?
한니발은 전쟁준비를 끝내고 로마를 공격하기위해 아무도 예상치 못한 알프스를 넘는다.
그 만큼 복수심에 불타는 그는 알렉산더를 연구하여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된 전술에,
기동성을 가지기 위해 이전까지의 보병과 기병의 비율이 10:1에서 6:1로 확대한다.
그를 위해서 누마니아 기병과 갈리아 기병을 보충한다.
칸나 전투,
오늘 날에도 군사 작전의 교본으로 사용한다는 2차 포에니 전쟁에서
한니발의 최고의 성과이자 로마의 가장 큰 참패를 안겨준 전투다.
이 때 활용한 것이 전투배치의 양 날개에 기병을 포진시켜 로마군을 포위해 몰살 시킨다.
로마는 매년 민의와 원로원에 의해 2명의 집정관을 선출한다.
원로원이 되려면 30세, 집정관이 되려면 40세가 되어야 하는 것이 자격의 기본이다.
한니발이 칸나전투에서 승리하고 오늘 날의 이탈리아 땅을 휘젓고 다니는 동안
26의 스키피오는 원로원의 승인으로 한니발의 본거지인 에스파냐를 공격하여
한니발의 동생 한 명을 죽이는 등의 승전을 하고 로마로 돌아왔다.
그 때 그는 29세, 원로원이 되기에도 모자란 나이다.
그런 그가 집정관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원로원은 난색을 보였지만
에스파냐에서 승리를 거두고 돌아 온 그에 대한 민의는 달랐다.
결국 원로원은 민의를 따라 그의 집정관 출마를 승인하였고 민회는 압도적인 표로
그를 당선시키자 신임 집정관 스키피오는 전쟁의 임지를 북아프리카로 해 달라는
요청을 한다.
공화정 로마의 최고 관직이자 로마군 최고 사령관은 민회에서 선출되지만,
두 집정관의 임지는 추첨으로 결정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원칙일 뿐이고,
두 집정관을 포함하여 전략 단위의 2개 군단을 지휘하는 각 사령관의 담당 전선은
원로원에서 결정한다는 것이 책의 내용이다.
이 같은 내용에 따라 원로원의 제1인자(프린키페스)인 파비우스는 반대를 하며
이렇게 원로원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의원 여러분, 우리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스키피오를 집정관으로 인정한 것은
로마와 이탈리아를 위해서요.
스키피오가 개인의 야심을 만족시키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는 아닌 것이오.
로마는 영웅을 필요로 하지 않는 나라요.“
그러면서 아직도 이탈리아 내에서 존재하고 있는 한니발을 먼저 공격해서
이탈리아의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먼저라는 설득을 하지만
스키피오의 반론을 제기하면서 이렇게 설득하였다.
“파비우스 막시무스께서 충고해 주셨듯이,
저는 언젠가는 한니발과 대결할 것입니다.
하지만 한니발이 전쟁터로 나오기를 기다리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한니발을 전쟁터로 끌어내어 싸우겠습니다.
제가 한니발을 로마와 대결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겠습니다.
그 싸움에서 얻는 전리품은 칼라브리아 지방의 무너진 성체 따위가 아니라,
카르타고 그 자체가 될 것입니다.“
원로원은 스키피오의 설득에 고민하다 애매한 결정을 한다.
스키피오에게 시칠리아 땅에서 지원병을 모집하는 권리만 주고
로마의 정규병 지휘권은 주지 않으며 만일 아프리카로 원정한다 해도
로마의 공인 된 군사행동이 아니기에 원정이 실패해도 책임은 원로원이 아니라
그 개인에게만 있다는 내용으로 보통은 이 같은 조건을 거부하겠지만
스키피오는 받아들이고 떠났다.
자마전투
이 전투가 스키피오가 집정관에 되어 북아프리카로 간다고 할 때
원로원들을 설득하면서 예언 하듯 했던,
한니발을 전쟁터로 끌어내겠다고 했던 말이자 2차 포에니를 끝내는 전투였다.
전략 전술의 스승과 제자가 벌인 첫 대결이기도 했다.
자마전투 전 날 한니발의 제안에 12살 아래인 스키피오에게
만나서 강화하자는 제안을 스키피오가 거절 하는 역사적인 사건이기도 하다.
결국 이 전투로 카르타고가 패하여 두 주연이 강화조약으로 카르타고 군을 거의 해체하였다.
이 전쟁의 승리로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는 아프리카를 제압한 자라는 의미에서
‘아프리카누스’라는 존칭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16년간 진행된 제2차 포에니 전쟁은 끝났다.
이 시대의 두 명장은 12년 이라는 간격을 두고 태어났지만 같은 해에 죽었다.
탄핵으로 로마를 떠난 스키피오는 52세인 기원전 18년에 자신의 리테로노 별장에서
세상을 떠났지만 스키피오 가문의 묘지에 매장되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가족의 묘지가 로마 영토 안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거부 한 이유는
탄핵을 받은 로마에 대한 증오 때문이었을까?
이런 유언을 했다고 한다.
“배은망덕한 조국이여, 그대는 내 뼈를 갖지 못할 것이다.”
한편 시리아의 용병으로 참전했다 로마에게 패한 후
강화의 조건으로 내 건 신병인도를 미리 알아차리고 도망하여
크레타 섬에 잠시 머물렀지만 불안한 나머지 흑해 연안의 비티니아에 몸을 숨겼다.
하지만 공을 세우고 싶어 한 로마의 한 부대장이
바티니아의 왕에게 한니발의 신병을 인도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알게 된 한니발은 늘 몸에 지니고 다니던 독약을 마시고 64세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한니발이 자마전투에서 패하고 유배처럼 살다가 시리아와 내통하고 있다는 고발이 있자
시리아로 피해 로마와의 전투에서 지휘권을 갖는다.
이 때 스키피오가 한니발에게 물었다.
“이 시대의 최고 명장은 누구요?”
“알렉산더대왕이다”
스키피오는 두 번째에도 자신의 이름이 불리어지지 않자
“세 번째는 누구냐?”고 물었을 때 한니발은
“바로 나요”라고 답했다 한다.
유럽역사가들은 물론 로마에서도 한니발이 스키피오보다 뛰어난 지휘관으로 꼽는다고 한다.
한니발은 친구도 없고 스키피오에 비해 덜 인간적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병사들과 함께 먹고, 함께 자고, 함께 생활 했다고 한다.
책에 이런 내용이 있어 소개하는 것으로 2권의 후기를 마친다.
뛰어난 자도자란 단지 뛰어난 재능만으로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인간이 아니다.
그의 지도를 받는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가 없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게 하는 데 성공한 사람이기도 하다.
지속적인 인간관계는 반드시 상호관계다.
일방적 관계에서는 지속적인 관계를 바랄 수 없다.
-한니발을 수행했던 실레노스의 기록을 참고했다는 리비우스의 저술에서-
October 1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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