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890일째, 2017년 11월 26일(일) 한국용인/흐림, 짙은 안개 오후/맑음

송삿갓 2017. 12. 1. 10:00

천일여행 890일째, 20171126() 한국용인/흐림, 짙은 안개 오후/맑음

 

간단하게 물리쳐 질 것으로 생각했던 기침이 쉬이 가지 않으며 계속된다.

괜찮은 듯하다 조금 심해지다를 반복하며 몸을 힘들게 한다.

몇 가지 약을 먹으니 몸을 지치게 하는 데 한 몫 하는 것 같다.

 

오늘은 정오에 경복궁역의 스타벅스에서 아해를 만났다.

간단하게 커피 한 잔씩 들고는 청화대 방향으로 자하문로를 걸었다.

오래전부터 유명하다는 삼계탕을 점심을 먹자며 방향을 잡았는데

세월의 흐름에 가물 해진 기억 때문에 지나쳤다 경찰에게 길을 묻고는

길을 건너 왔던 방향으로 틀어 더듬어 내려가 겨우 찾았지만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야

아까운 시간을 차가운 길에서 보내지 말자.“ 합의로

삼계탕집을 찾을 때 스쳐 지나며 보았던 만두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해는 짬뽕만둣국, 나는 그냥 만둣국을 선택했는데 의외로 배가 불렀다.

식사를 마치곤 <한글로>라는 곳을 거슬러 올라가며 옛 정취를 즐겼다.

가정의 수도나 보일러, 전기 등을 수리해 주는 공업사의 너절한 부품이나 낡은 선풍기

간판의 칠이 벗겨져 조각난 비석의 일부를 겨우 맞춰 해석하듯 해서야 찾아낸

대오서점이라는 간판의 몇 평 안 되는 작은 서점

몇 십 년은 되었을 듯한 한자 간판의 중국집까지 그댈 보존되어 있는 것이

세월을 거슬러 70년대의 골목을 연상케 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다 조그만 Accessory 가게의 Show windows 선반에

지랄금지’, ‘행복하자는 조그만 입간판 같은 것을 보고선 아해와 나 둘이 웃어야 했다,

그 때의 느낌이 정감이 가는 소소한 행복이라는 것에 마움이 푸근해졌다.

청화대 앞길의 언덕을 거슬러 올라가며 경복궁 돌담 옆에 단풍아래서

찍은 몇 컷의 사진은 나중에도 보면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소담한 풍경이었다.

 

삼청동으로 막 들어선 곳에서 화장실도 갈 겸 잠시 쉬어가자며 들른 커피숍,

커피 맛은 별로였지만 벽에 붙인 선반에 정렬한 책이나

널찍하게 중앙을 차지한 두꺼운 원목의 테이블은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넓은 창을 통해 드리는 열기까지 더해 몸이 조금 늘어지며

널찍하고 긴 의자에 아해의 무릎을 베고 눕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정도로 사랑을 느꼈다.

한 참을 보낸 뒤 삼청동의 길을 따라 위아래로 골목을 누비다

백화점에서 10만원을 호가하는 귀골이 목걸이가 단 돈 98백 원하는 호객의 소리에

발길을 멈추고 들어서 반짝이는 크리스털로 만든 것과 흑진주를 모방한 것 두 개를 득템.

안국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걷다가 길게 늘어선 줄의 꽁무니를 잡아 산 것이

기름에 튀기는 호떡, “뜨거우니 조심해서 드세요.”라는 말을 들으며 나눠 먹었다.

원래 기름에 튀긴 것에 소화불량을 걱정하던 터라 한 개를 샀는데 가격은 천 원.

다시 스타벅스에 자리하여 커피를 마시며 쉬며 한 참을 노닥거렸다.

인사동에 들려 걷다가 아해의 기억을 더듬어 찾은 곳이 <조금(鳥金)>이라는 솥밥집이다.

일본식의 다다미 바닥에 앉아 다리를 펴고 앉아 기다리다

새우나 굴 등의 여러 가지 해산물이 들어간 솥밥이었다.

조금만 사각 종제기에 정갈하게 담은 반찬까지 마음에 든다는 듯 거의 비우곤

물을 부어 조금은 딱딱한 누룽지까지 먹으니 배가 불러 일어날 때 더 어기적거려야 했다.

이어 찾은 찻집에서 아해는 단팥죽, 나는 쌍화차를 시며 마시는 데

옆에 문인들인 듯한 사람들이 회합을 하며 회장이 설명하면 박수로 통과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함께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장을 지난 종로3가에서 아해와 작별하였다.

함께 있고 싶은 간절한 마음과 하루 종일 걸어 힘들어할 걱정이 교차하며 손을 흔들었다.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졸음이 쏟아지며 자꾸 고개가 꺽이는 것을 참아야 했다.

집에 도착, “저녁은?”, “과일 먹을래?”하는 어머님의 염려를 모두 거절하고

샤워를 마치자마자 약을 먹고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오늘을 마무리한다.

 

오늘 하루도 참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