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898일째, 2017년 12월 4일(월) 용인/맑음
어제 저녁 약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음에도 새벽 2시경 잠에서 깨어
2시간 이상을 설치다 막 잠에 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님의 움직임 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열며 얼굴을 들이밀며 “아들!” 하는 소리에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아직 5시도 되지 않은 시각이었다.
“오늘은 왜 그리 서두르세요?”
“그래, 아닌데?”
눈을 비비며 방문을 나서는데
“그래, 아직 5시고 안 되었구나. 난 5시 30분은 된 걸로 생각했다.”
잘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콩과 호두를 갈아 만든 우유와 인산 한 뿌리를 먹기 시작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연신 하시지만 본연의 일을 했다는 당당함이 깃든 목소리셨다.
꾸역꾸역 먹고는 소파에 앉아 좀 내려가기를 기다렸다 다시 방으로 향해 몸을 뉘였다.
1시간 정도 선 잠을 자고 거실로 나오니 어머님도 이불을 펴고 누우셨다.
아침 메뉴는 버섯볶음에 청국장, 그리고 갈치
소화가 걱정되어 최소한의 아침을 먹고는 컴퓨터를 꺼내 로마인이야기 6권 후기를 썼다.
1시간도 넘게 정리하는 동안 어머님은 빨래를 하고 이어 나갈 준비를 하셨다.
부산한 움직임을 마친 어머님이
“나 은행 가는데 함께 갈래?”
시계를 보니 나도 나가야 할 시간이 되었기에 그러 고마 하고는 채비를 하였다.
어머님께서 당신이 돌아가면 남에게 손 벌리지 말고 사용하라는 저축성예금의 만기,
벌써 1주일이 지나 오늘은 갱신하면서 지난 1년의 이자를 찾으러 농협은행에 가신거였다.
은행 일을 마치고 어머님은 친구들과 누구의 병문안을 갈 계획이라며 집으로 향했고
나는 지하철을 타고 삼성역으로 향했다.
아해를 만나 만두, 김밥, 순대볶음 등으로 점심을 먹고 요거트 아이스크림으로 후식,
그리고 현대백화점 10층으로 자리를 옮겨 나는 에스프레소, 아해는 팥빙수로 2차 후식,
아해는 다시 교육장으로 향했고 나는 별마당도서실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곤 책을 읽으며 졸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아해가 오후 교육을 마치고 다시 만났다.
사회생활 초기 사무실이 강남역 근처였고 때문에 그쪽 지리를 잘 아는 편이지만
20년이 훌쩍 지나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거의 그대로 있는 것이 원주추어탕집이다.
그 지역에서 근무 할 때는 잘 몰랐지만 다른 지역으로 옮긴 후
그만한 맛을 내는 식당이 없다며 종종 찾았던 곳이다.
그러다 1999년 미국으로 떠나고 한 번도 안 찾았으니 20년은 족히 지나 다시 찾았다.
전부터 “한국가면 추어탕을 먹고 싶다.”고 아해가 말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곳이라 드디어 오늘 저녁메뉴로 정하였다.
아해는 한국에 있을 때도 강남이 생활권이 아니라 한 번도 찾은 적이 없다 했었지만
우연히 양재와 삼성역에서 교육을 받게 되어 기회가 된 것이었다.
<추어탕>하면 주로 남자들이 먹는 음식이라 아해가 그리 좋아 할 줄은 몰랐는데
“맛있다.”를 연발하며 열심히, 잘 먹는 모습이 어찌나 이쁘던지······
두꺼운 양은솥에 2인분을 끓여 거의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잘 먹곤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입가심을 하며 이야기를 하다가 각자의 집으로 헤어졌다.
아해는 신논현역에서 바로 집으로 갔고 나는 강남역까지 걸어 집으로 향하던 중
강남역 가까이에 있는 영풍문고에 들려 지난번 잠실에서 사지 못했던
시오노 나나미의 <그리스 이야기> 2권을 득템,
별거 아님에도 책을 사면 느끼는 자랑스러움에 통통튀는 발걸음으로 집에 도착해서
어머님께서 씻어 주신 딸기를 먹고 샤워 후 앉아서 어머님과 TV를 보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이제 내일 하루만 지나면 애틀랜타로 돌아가야 하는 데 참 아쉽다는 생각을 하며 마무리하였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어 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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