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922일째, 2017년 12월 28일(목)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7. 12. 29. 10:47

천일여행 922일째, 20171228() 애틀랜타/맑음

 

아침에 추웠다.

추워도 엄청 추워 이래선 운동이 가능할까?’하는 생각을 하였다.

아침 최저기온이 33, 하지만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31도 정도라 하고

하루 종일 강한 바람이 불어 HighUpper 40,

실제는 45도를 넘지 않겠지만 Wind Chill40도 내외란다.

때문에 오늘도 클럽의 시간이 늦어지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출근해 일을 하면서

Course Condition에 관한 이메일이 오기를 기다렸지만 무소식이라 그냥 출발하였다.

만일 도착해서 늦어진다면 책을 읽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사무실을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상적으로 Open한다는 메일이 왔다.

에궁~ 이런 날 코스를 나가는 것은 Crazy!!

그러면서도 나는 당당하게 클럽으로 Go go!!

사무실에 앉아 있어봐야 쓸데없는 공상만 하다 직원들 일 하는 데 참견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클럽에 도착해 다른 날 보다 바람막이 하나 더 입고 Grill에 가서 바나나와 커피를 들고

연습장으로 올라가는데 손이 곱아 절로 오므려졌다.

두꺼운 골프용 벙어리장갑을 끼고 연습장에 도착했는데 밖으로 들어난 얼굴에 칼바람이 스치며

눈물과 콧물이 맺히며 훌쩍거려진다.

그래도 골프 그립은 고무라 덜 차가웠지만 샤프를 잡으면 차가움이 몸이 움츠려들었다.

갈등

그냥 접고 사무실로 내려갈까?

그러면서도 연습은 계속하면서 자꾸 뒤를 돌아본다.

Eric이라도 나오면 덜 추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 것 같았다.

시간이 거의 되었는데 Eric은커녕 Starter도 나타나질 않는다.

일단 시작하고 많이 추워 견디기 힘들면 9홀에 멈추자.’는 마음으로 출발,

Pines쪽으로 걸어가는 데 주차장에 Eric이 막 도착했는지 주섬주섬 준비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Are another crazy man?"하며 소리를 치니

"It's okay"하며 가방을 메고 나 쪽으로 걸어온다.

몇 홀 지나지 않아 해가 나니 훨씬 좋아졌고

Back 9Stables에 갔을 때 바람이 조금 더 불었지만 제법 온도가 올라간 때문에

그리 나쁘지 않게 18홀을 걸었다.

 

샤워를 하고 사무실로 내려오는 길에 이발소에 들려 Hair cut,

이 역시 내일이나 다음 주쯤에 하려던 것을 깔끔하게 새해를 맞이하자는 생각에 깍았다.

 

사무실에 들어와 몇 가지 일 처리를 하곤 내일 오후에 Inventory Meeting을 하자곤 퇴근,

중간에 Costco에 들려 포도, 자몽 등의 과일과 치즈와 오이를 사서 집으로 오니 저녁시간.

중탕으로 계란찜과 콩나물국을 끓여 오징어젓, 무생채 등과 함께 따뜻한 저녁을 먹었다.

낮에 운동하면서 고등학교 다닐 때 동대문에 있는 시립도서실에 공부하러 갔다가

도시락이 차가워 식당에서 파는 콩나물국을 먹는데 고춧가루가 들어가 빨간 국물에

콩나물 몇 가닥 들어있지 않았던 생각이 나서 콩나물 잔뜩 넣은 국이 생각났다.

해서 저녁에 정말로 콩나물이 풍성한 국을 끓여 저녁을 먹으며 고등학교 때의 추억을 달랬다.

아보카도와 자몽, 그리고 차로 후식을 마치곤 앉아서 쉬었다.

날씨가 내일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추워진다는 예보인데 조금 걱정이다.

3일 연휴를 집에서 마냥 보낼 수는 없는 일, 따스하면 좋겠다.

그래봐야 자연 현상을 내 어찌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단순한 희망······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어 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