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924일째, 2017년 12월 30일(토)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7. 12. 31. 11:12

천일여행 924일째, 20171230() 애틀랜타/맑음

 

보금자리

오늘 아침도 기온이 어제와 비슷했는데 오늘은 Delay

아마도 어제 오후 바람이 없는 날에 50도를 넘더니 차가워진 공기에 잔디가 얼었나보다.

늦어 질 것이 예상되어 조금 늦게까지 기다렸지만 메일이 없어 출발했는데

가는 중에 Frost Delay된다는 이메일이 온 것 같았다.

거의 도착할 무렵 소식이 없는 게 궁금해 전화기를 봤더니 Delay 된다는 이메일이 와 있었다.

다행이 읽고 있던 책을 가지고 갔기에 Grill에 앉아 폼을 잡고 독서를 하는 데

두 번째 이메일에 10시부터 시작하고 연습장은 930Open이란다.

원래 시각보다 1시간 10분 늦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다리는 사이 로마인 이야기 10권을 다 읽고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준비를 하여 연습장 행,

같은 그룹인 Harrison ParkEric Lim이 거의 동시에 도착하였다.

칼바람이 부는 연습장에 강한 햇살이 비춰 하얗게 얼었던 잔디는 이미 녹아

짙은 녹색의 잔디는 물기를 머금고 있어 연습 샷을 할 때 마다 클럽에 물이 잔뜩 묻었다.

30여분 연습을 마치고 셋이 Stables 1번으로 가서 운동을 시작했고

Harrison은 늦어지는 것을 예상치 못하고 오후에 잡은 약속 때문에 9홀만 마치고 떠났고

Eric과 나는 18홀까지 마쳤다.

오늘은 Match Play를 하잔 말 없더니 16번 홀에 다다랐을 때

"Okay, match start."

내가 깜짝 놀라며 "We left just 3 holes."

“I know, just 3 hole match"

에궁 나는 힘 다 빠져서 다리가 풀렸는데······

얼마나 이기고 싶었으면 때를 기다렸을까?‘

그야 말로 I have no choice

16번 홀(3), 내가 먼저 한 샷이 짧아 벙커에 빠졌고 EricOn green.

그는 파, 나는 보기로 내가져서 1down.

17번 홀(4), Eric이 먼저 하이브리드로 멋진 Tee Shot,

나는 드라이버서 Shot한 볼이 벙커에 빠졌는데 앞턱과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

Two on green은 물 건너가서 세 번째 샷을 했는데 뒤땅, 거의 구르다 중간에 멈췄다.

Eric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왼쪽 벙커에 빠져, 졌다고 생각했다.

내 네 번째 칩샷이 핀 앞에 떨어져 가까이 붙어 겨우 보기로 마무리,

Eric은 벙커 Out, 2퍼팅 보기로 비겼다.

마지막 홀, Eric은 또 드라이버를 잡지 않고 3번 우드로 멋진 tee shot을 하였고

나는 드라이버로 그와 비슷한 곳인 Down hill에 떨어졌다.

볼 가까이 가보니 Eric이 조금 짧아 먼저 두 번째 샷을 했는데 Down hill shot을 실수하여

오른쪽 숲 쪽을 갔고 나는 아래 페어웨이 중간에 잘 갔다.

내심 잘 하면 Match는 비기겠다.’며 내려가는데 숲 쪽에서 볼을 찾은 Eric의 세 번째 샷이

top ball이 나면서 숲의 중간에 빠져서 네 번 만에 내 볼 옆에 떨어졌다.

별 탈이 없는 한 이 홀은 내가 이겨 3 holes match는 비기겠다.’싶었고

마무리 한 결과도 나는 3번 만에 On green , 그는 7번 만에 올려 4 오버 파.

그런데 잘 쳤다고 악수를 하는데 Eric"Good match"하며 아쉬워한다.

어리둥절하면서 "Happy holiday and Happy New Year"라는 인사말을 주고받았는데

아마도 Eric17번 홀에서 벙커 샷을 두 번 한 것으로 생각된다.

암튼 그렇게 마무리하고 샤워를 마치고 세탁소에서 지난 번 Hem을 위해 Drop했던 바지를 찾고

은행에 들렸다 집으로 내려오는데 가기 싫다.’는 마음이 일었다.

내 생각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가 가족과 함께 년 말을 보내기위해 준비하는데

나는 집에서 혼자 있을 것을 생각하니 세상과 고립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을 것 같다.

중간에 쇼핑이라도 갈까, 그런데 뭘 사지?’

어디 좋은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고 들어갈까?’

분명한 것은 그래도 혼자 있는 건 변함이 없다는 것이 선뜻 어떤 결정을 못하고 집으로 향했다.

별로 내키지 않는 길을 가는 기분이지만 달리 다른 방법이 없다는 비슷한 것이지만

뚜렷이 정리를 할 수 없는 그런 것이 마음의 갈등 이었다.

I-85를 따라 계속 내려오다 400North를 타고 Buckhead 쪽을 향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가 막혀 자동차들이 거북이걸음처럼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었다.

아니 토요일 이 시간에 왜 막혀!!’하며 확 짜증이 나려는 순간

조금 전까지 일었던 갈등은 꼬리를 감추고

얼른 내 보금자리로 가는 게 최고다.’라는 뚜렷한 목적이 정리되었다.

주차장에 Parking을 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오늘따라 사람이 많았고

검정색 큰 개가 안절부절 못하며 움직이자 주인은 아이를 달래듯

“Puppy sit, not now, one more"하면서 사람들 눈치를 보는데

먼저 내리는 사람이 개를 바라보며 "Have a good day"라고 인사를 하자

주인이 작은 소리로 "You too"하며 응답하는 모습에

싫든 좋든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다. 여기가 내 보금자리······’라며 내 스스로를 나무랬다.

갑자기 안도하고 기분이 좋아진 나 역시 내리며 개를 바라보고 "Happy New Year"라고 하자

개의 주인이 또 "You too"하는 소리를 메아리 삼아 들으며 집으로 들어왔다.

 

전에 만든 팥죽의 일부를 덜어내서 물을 끓여 아해가 남긴 Grinder에 꿀을 넣고 함께 갈았더니

아주 훌륭한 단팥죽처럼 되어 간식으로 맛있게 잘 먹었다.

그리곤 잠시 쉬는 중에 클럽에서 이메일이 왔는데 11일부터 5일까지 날씨가 추워

아침 Tee Time11시에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곤 다른 메일 하나는 StarterJimPassed away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주 Christmas를 맞이하여 현금을 주며 인사를 했고 지난 주말에도 긴 Cart를 타고

일하는 모습을 봤는데 28일에 돌아갔다는 놀라운 소식의 이메일이었다.

밤새 안녕에 사람일 모른다고 하더니 너무 황당한 소식에 놀랐다.

 

놀라움을 달래며 쉬고 있는데 아침을 맞이한 아해로부터 모해?”, “저녁준비?”라는

메시지가 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녁 준비를 시작하였다.

가자미를 프라이팬에 굽고 콩나물국을 데워 무생채, 멸치볶음, 올리브가 함께 상을 차린 반찬들,

푸짐한 저녁을 먹고는 포도와 차로 입가심을 했다.

설거지까지 마쳤을 때 아해로부터 전화가 와서 한 시간 넘게 통화를 하며 수다를 떨었더니

낮에 꿀꿀했던 것이 모두 사라져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황당한 소식에 놀라기는 했지만 나름 열심히 보낸 하루였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