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로마인 이야기 10권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 시오노 나나미

송삿갓 2018. 1. 5. 00:47

로마인 이야기 10<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의 10권을 로마인이 구축한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에 관한 것으로

저자는 1권을 집필할 때부터 생각을 했고 제목 또한 미리 정했다고 한다.

인프라스트럭처사회간접자본혹은 하부구조라 번역할 수 있지만

이는 라틴어인 하부내지 기반을 뜻하는 인프라(Infra)’

구조건조물을 뜻하는 스트룩투라(Structura'를 현대에 와서 합성어로 만든 말이지만

정작 로마인의 언어에는 인프라스트룩투라라는 낱말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몰레스 네케사리에(moles necessarie), 굳이 번역하자면 필요한 대사업인데

이는 사람이 사람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대사업이라는 구절이 있어

역사학자들의 찬사들이 말한 인프라는 로마 문명의 위대한 기념비로 정리 하였다.

해서 10권은 사람이 사람다운 생활을 하기 위한 대사업으로 서술한 책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위한 대사업이라고 정의한 인프라는

하드 인프라소프트 인프라로 구분하는데

하드 인프라는 교통의 수단인 가도, 다리, 항만, 신전, 집회나 재판이 열리고 공공도서관도

있었다고 하는 시민생활의 중심으로 보는 포룸(광장)과 바실리카(공화당),

오락시설로는 그리그 양식을 본뜬 타원형경기장과 반원형 극장,

로마의 콜로세움 같은 원형투기장과 상수도, 하수도, 공중 목욕장 등의 위생시설이며

소프트 인프라는 안전보장, 치안, 조세제도, 통화제도, 우편제도는 물론 빈민구제 시스템,

육영자금제도, 의료와 교육 등이다.

 

저자는 로마가 가도를 건설하는 것과 동시대 중국의 만리장성을 비교하였다.

로마가 건설한 가도는 고속도로 같은 것으로 기원전 3세기부터 서기 2세기까지 500년 동안

로마가도로 불리는 간선도로 80,000km, 지선도로까지 합치면 150,000km라고 한다.

이렇게 로마가 대규모 토목사업을 하면서 가도를 건설하는 동안

중국은 방벽의 목적인 만리장성을 건설하였는데 두 나라의 번성이 달랐던 이유는

로마의 가도는 왕래를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고 중국은 국가를 방위라는 목적 실현을 위해

왕래를 차단하는 방벽을 세웠기 때문에 두 나라의 운명이 갈려졌다는 설명이다.

물론 로마의 가도가 쳐들어오는 적에게도 유리하게 이용 될 수 있었지만

그 위험을 무릎 쓰고 소통이 주목적이었기에 팍스 로마나(로마에 의한 평화)’를 이루며

번성한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는 해석이다.

 

로마의 공공사업의 좌우명으로 삼는 것은 내구성, 기능성, 아름다움 이었으며

속주에도 로마화를 위하여 본토와 똑 같은 가도를 만들었지만

자재는 현지 조달이 수월한 것으로 만들었다는 게 로마인의 특징인데

이 같은 것을 두 가지료 표현할 수 있는데 공동운명체패자 동화 노선이다.

패자 동화 노선<대비열전>의 저자인 프루타르코스가 로마가 가장 강대해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아 사용하게 된 것으로 로마인은,

과거에는 적이었다 해도 지금은 국방에 이바지하고 있는 자에게는 로마 시민권을 주어

자신의 울타리 안에 받아들이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의료나 교육을 통해 제국에

이바지하는 사람들도 패자 동화 노선에 편입시키는 것을 당연시 했다는 이야기다.

물론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마땅히 의무를 수행하는 조건만 갖추면 되었다.

 

공동운명체라는 말은 저자가 로마인의 생활방식을 설명하기 위해서 사용한 표현으로

로마 시대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그들은 간단하게 파밀리아(Familia)'라는 말로 표현했는데

이는 가족이라는 뜻으로 로마 제국을 대가족을 생각했다는 해석이다.

이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본국과 속주의 구별 없이 가도망을 깔고

인간 생활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물도 어디서나 누구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하여 팍스 로마나를 이뤘다는 이야기다.

 

시스템이란 보통사람의 능력에 맞추어 필요한 것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목적으로

시스템을 창안한 사람의 능력대로만 갖춘다면 시스템이 기능을 발휘할 수 없고

지속성도 가질 수 없는 것으로 로마는 그 시스템을 잘 갖추었다.

로마 제국의 시스템은 카이사르가 청사진을 그리고, 아우구스투스가

그 청사진을 충실하게 구축하고 제2대 황제인 티베리우스가 정착시킨 것으로

가도와 국영우편제도, ·하수도와 의료시스템이 그 예다.

 

로마인 시스템의 특징 중 하나는 자신들이 모든 걸 하려고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로마에는 의학을 가르치는 기관이나 대학이 없다.

의학의 경우 연구는 그리스인에게 맡기고 의료 세분화에 대한 대응책이나 운영만

로마가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했고 속주에 있는 군 의료기관도 군인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 사는 속주민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또한 가족개념의 일환이다.

물론 민간인 지역에 상하수도와 공중목욕장을 완비하여 도시와 그곳 주민들이

청결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 또한 저자가 사용한 공동운명체였기에 가능한 시스템이다.

 

그야말로 로마 제국은 본국인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속주의 모든 곳에 본국과 동일한

사람이 사람다운 생활을 하기 위한 대사업을 벌여 하드·소프트 인프라를 갖추어

시스템으로 운영했기에 번성의 로마, 팍스 로마나를 달성했다.

끝으로 책의 내용에서 두 가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10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후기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로마 제정 시대에 사람이 아프면 부자인 사람들은 병원으로 갔고 가난한 사람들은

신전으로 달려가 자신이 믿는 신에게 치료의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러다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로 바뀐 뒤 의료비가 무료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단 한 가지 병원에 가서 무료로 치료를 받으려면 기독요인이 요구하는 유일신을 믿어야 했다.

처음엔 기독교를 국교로 정했지만 여전히 자신들 각자의 신에게 기도하는 것이 허용되어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가지 않고 자신의 신에게 의지하자

4세기 말 티오도스 황제가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기독교 이외의 모든 종교를 사교로 정하고

처벌을 받게 하였다. 이에 대한 저자는 이렇게 글로 표현하였다.

이상하게도 제국의 경쟁력이 왕성했던 시대에는 의료도, 교육도 민영이었는데,

경쟁력이 쇠퇴해버린 시대에 공영화되었다.

사회는 어떤 하나의 사고방식으로 통일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권력을 손아귀에 넣자마자 무엇보다도 우선 교육과 복지를 자기들 생각에 따라

다시 조직하는 문제를 생각하고 실행하는 법이다.

로마 제국의 국교가 된 뒤 기독교회가 한 일도 바로 그것이었다.

그로부터 반세기 뒤, 로마제국은 멸망했다.

남은 것은 기독교 제국이라고 말하는 편이 적절한 비잔틴 제국이었다.

로마 제국의 동방에 있었던 아테네의 아카데메이아

알렉산드리아의 무세이온도 곧 폐교된다.

의심을 품는 것이 연구의 기본인데,

세상은 믿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의 일색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동물 중에 내일을 생각하는 동물은 사람 밖에는 없다. 그 내일에는 죽음도 포함된다.”

사람은 죽음이라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종교를 찾는다.”

하지만 로마 시대에 적어도 황제들의 대부분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일부의 황제는 노쇠하여 죽음이 다가왔을 땐 곡기를 끊는 것으로 스스로 죽음으로

걸어 간 것으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책에 나오는 작자미상의 한 로마인의 묘비에 쓰여 있는 글로 곡기를 끊은 로마인을

추측할 수 있기에 소개하는 것으로 10권의 후기를 마친다.

 

나는 죽어서 여기에 묻혀있다. 이제 나는 한 줌의 재에 불과하지만,

흙은 대지로 침투하여 인간 세계의 토대를 이룬다.

그렇다면 나는 죽지 않고 세계 안에서 살아 있는 게 아닐까.‘

 

January 4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