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945일째, 2018년 1월 20일(토)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18. 1. 21. 12:43

천일여행 945일째, 2018120() 애틀랜타/맑음

 

언제 췄냐?’는 듯이 영상의 기온으로 하루의 아침 해가 떴다.

건너편 숲에 그늘이 많이 지는 곳에 남아 있는 하얀색으로 남아 있는 눈이

아직도 충분히 영상의 기온으로 돌아오지 않은 듯하지만

앙상한 나뭇가지가 안쓰럽다는 듯 데코레이션처럼 보인다.

어제의 최고 기온이 40도 중반이었지만 오늘은 50도 중반까지 올라가고

내일은 10여도가 더 올라가 따스한 날의 봄처럼 느껴질 것으로 생각된다.

 

어제 9시를 넘겨 잠자리에 들면서 7시까지 푹 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2시 조금 넘은 시각에 깨서 이후엔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두통이 괴롭힌 이유도 있지만 뭔가 마음이 편치 않은데 도무지 모르겠기에

책을 잡고 두어 시간 이상을 읽다 잠을 청하였지만 뒤척이며 시간만 보냈다.

5시 가까이 되었을 때야 조금 적극적으로 자 보겠다는 생각에

아스피린을 먹고 누워 몸과 마음을 달래 보았지만 허사,

알렉사에 의지해 뉴스를 들으며 비몽사몽간.

오늘 0시부터 미국이 Shutdown이 시작되었고 4년 몇 개월만이라고 하는데

민주당이 이민문제(DACA)를 걸고 넘어져 협조를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공화당이나 백악관은 이민자를 위해 미국민을 어렵게 만든다며 민주당을 비난,

누가 옳고 어떤 게 먼저인지 모르지만 두 가지를 결부시키는 것은 아니다 싶다.

자신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젊은이들이 불법이 된다는 것은

청교도정신을 강조하는 미국인들의 이중적 생각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그들이 일해서 생산성을 유지하고 그것이 경쟁력이 되면서 세금까지 낸다면

국가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닐까 하는 것은 같은 이민자라 그런가?

미국인은 모두가 이민자 아닌가?

암튼 그러다 아침을 맞이하여 아해의 모닝콜에 몸을 일으켜 스트레칭을 하면서

오늘도 역시 두통이 서서히 꼬리를 내리더니 토스트와 아보카도, 치즈로 아침을 먹고 난 후

안녕 하며 내 몸을 떠난 것에 그저 고맙워 할 뿐,

그렇게 토요일 아침을 시작하였다.

 

오늘을 시작하기 전 클럽에서 온 이메일, 오늘 시작은 105

날씨가 차가우니까 그러려니 하고 시간에 맞춰 클럽에 도착해 연습장에 올라갔을 때

준비하고 있는 Mark가 오늘 쌀쌀하지만 오후엔 따스할 거라는 말을 주고받고

연습을 하고 있는데 다시 Mark가 와서는 15Delay, 그린이 얼어 그렇단다.

안 그래도 클럽으로 오면서 Meadows 2번 홀 그린이 하얗게 얼어있는 걸 보면서

오늘 제대로 시작할 수 있으려나 했던 터에다 15분 정도야 하며 연습계속,

10여분 뒤 다시 오더니 시작이 1030분으로 또 Delay, 1번 그린이 안 녹았단다.

다시 10여분 뒤 11,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1130분으로 자꾸 늦어졌다.

기다리고 있던 Harrison Park이 추우니 안에 들어가 커피나 마시며 기다리잔다.

Grill에 들어가 커피를 들고 막 자리를 잡았는데 Ryan이 다가오더니

생각보다 빨리 녹아서 1115분 출발할 수 있다는 말을 하기에 다시 연습장으로 갔다.

올라가니 Dr. Lee가 우리와 함께 플레이를 하기위해 Pines 1번 홀로 갔단다.

첫 번째 Delay 되었을 때 Mark가 다가오더니

“Dr. Lee Yoon Jae가 혼자 나왔는데 너희들 앞에 보내도 되겠냐?”기에 그러라 했는데

아마도 많이 Delay되니 빠른 속도로 진행을 위해 Merge 시킨 것 같았다.

나는 내키지 않았지만 클럽의 진행에 협조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Okay하고

박 사장하고 1번 홀로 갔더니 Dr. Lee가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출발했는데 드라이버 티샷, 페어웨이 샷은 물론

칩샷에 퍼팅을 할라치면 Manner를 지키지 않고 이리저리, 혹은 빈 스윙을 하며

시야를 빼앗기에 Address를 풀었다 다시 하는 것을 반복하거나 그냥 샷을 하였다.

의사 정도 되었으면 골프매너도 잘 지키지하는 생각을 하였지만

원래 그런 사람이란 걸 알고 있는 데다 9홀만 한다니 그냥 참았다.

9번 홀 그린에 도착했을 때 대충 퍼팅을 끝내더니

제가 바쁜 일이 있어서 얼른 가야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박 사장과 내가 퍼팅도 안 했는데 그냥 가 버린다.

한 참 뒤 박 사장하는 말,

기왕에 함께 플레이를 했는데 다른 사람 퍼팅 기다리는 거 1분도 안 걸리는데.”라며

안타깝다는 말을 하기에 전에도 두 번인가 함께 플레이를 했는데

비슷하게 가 버린 기억이 되살나 저 사람 원래 저래요라며

이젠 클럽에서 Join시켜도 안 한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남은 9, Meadows Dr. Lee와의 건은 모두 잊고 따스한 날씨에 즐겁게 잘 놀았다.

 

골프를 하면서 왠지 공허함이 배고픔으로 이어졌다.

중간에 쿠키와 바나나를 먹었고 그래서 육체적으로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저녁은 뭔가 잘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클럽에서 Alfredo라도 Togo해 저녁을 먹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사먹는 것 말고 내가 만들어 먹는 게 좋겠다는 끌림 같은 거?

그렇다고 내가 집에서 Alfredo를 해먹을 수는 없는 것,

재료도 거의 없었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을 시도하다 맛이 없으면......

방향전환, 집에 있는 재료로 내가 할 수 있는 음식,

어제 H-mart에서 사다 손질해 냉동실에 보관한 닭,

감자와 양파, 풋고추가 있으니 닭볶음탕이 가능했다.

 

샤워를 마치고 집에 도착해서 냉동 닭을 녹이면서

양파와 감자 등을 손질해서 알맞은 크기로 썰고, 풋고추 추가

양념해서 끓이는 사이 옷 갈아입고 세탁기 돌리면서 Multi로 저녁 준비 완료,

다른 때 보다 감자를 많이 넣었는데 약간 의도적인 것이기에 무방,

잘 끓여서 무생채와 된장찌개로 조합을 이루어 잘 먹었다.

저녁을 쉬다가 아해와 통화를 하곤 오늘의 천일여행기를 쓰는 것으로 하루 마무리,

오늘 하루도 참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