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949일째, 2018년 1월 24일(수) 애틀랜타/맑음
한결같다
내가 내 자신을 ‘한결같다’라고 하는 것이 낮 간지러운 것은 분명하지만
학창시절 생활 통지표에 ‘성실하고’라는 단어가 많았던 것이나
‘위 학생은 품행이 단정하고 성실하여 타의 모범이 되기에’라는 상장을 받은 것으로 미루어
뭔가 뜻을 세우면 꾸준하게 한다는 ‘한결같다’라는 것이 그리 틀리진 않은 것 같다.
물론 ‘품행이 단정하고 타의 모범이 된다‘는 것에는 적극 동의하기엔 어렵지만 말이다.
조금 빗나가긴 하지만 학창시절 성적이 좋으면 상장에 그렇게 표현하는 데
중학시절까지는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고 고등학교 땐 품행이방정하고
타의 모범은 분명히 아니었는데 성적 때문에 그랬다는 것 또한 내가 알기 때문이다.
다시 ‘한결같다’로 돌아와 사회에 진출해 뭔가 방향을 설정하면 꾸준히 앞으로 나아갔고
나이 든 최근에도 천일여행기를 쓰는 것이나 아침 운동,
그리고 혼자 살면서 이렇게 하겠다고 정한 것들을 게으름 피우지 않고
나름 잘 지키고 살고 있는 것 또한 마음을 먹으면 꾸준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 이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이유는 칭찬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 ‘한결같다’가 나 자신에게 주는 스트레스와 그로인해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말하고 싶다.
한인들과 골프를 할 때 어떤 실수를 하면 ‘참 인간답다’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평상시 내 성격을 아는 데가 작운 실수도 하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하거나
실력차이에 따른 질투심이 있는데 실수를 하면 ‘옳거니 송권식이 실수했다’는
어떠한 쾌감 같은 것의 표현일지도 모른다.
내 스스로 ‘한결같다’ 내지는 ‘성실함’이라는 올가미를 만들어 스스로 옥죄는 경우가 많고
강박관념 같은 것으로 나를 몰아치니 옆에서 보기에도 숨쉬기조차 힘들게 틈을 주지 않는 것,
그래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의 이상으로 몸이 표현하기에 조금 풀어 살고 싶은 마음이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장해제를 추구하는 이는 아해뿐이다.
그래서 준비성 부족한 사람에 어처구니없는 짝으로 나를 한탄하는 경우도 많은데
샌프란시스코를 하면서 날씨를 확인하지 않아 아해를 아프게 했던 준비성부족이나
얼마 전 부산 갈 때 호텔예약 날짜를 엉뚱하게 하는 어처구니없는 것들이다.
암튼 또 어긋나긴 했지만 오늘 특별히 ‘한결같다’를 들먹이게 된 사연은
아침 뉴스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남자, 여자는 해당 없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간암이나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적어도 20%는 높다는
논문이 일본에서 발표되었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한결같음을 유지하려 나에게 주는 스트레스가 몸이 견디지 못한 것 같아서 말이다.
오늘의 숙제, ‘한결같다를 유지하면서 나에게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 찾기’
이것도 스트레스가 되려나?
오늘도 아해의 모닝콜은 15분 정도 늦었다.
늦은 거야 대수롭지 않지만 3일 연속으로 그래서 마음이 철렁거렸다는 것에
‘아해가 얼마나 힘들고 복잡하면 이럴까?‘하는 걱정이 일었다.
‘저러다 아프면 어쩌나?‘하는 걱정 말이다.
어찌 도와 줄 방법은 없고 징징대지 않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생각에
내가 무능한 것 같고 도움이 안 되는 짝 같아서 마음이 무겁고 미안함이 커져만 간다.
아침 기온이 영하는 아니었고 Golf Shop에서 온 이메일도 Delay된다는 이야기가 없었기에
클럽에 도착해 연습장에 올라가니 Mark가 “얼마나 얼었는지 확인 중”이라며 Delayed.
Push Cart와 Bag을 그에게 맡기고 책 한권을 들고 Grill로 갔다.
책 제목이 'Are you kidding me'
Rocco Mediate와 Tiger Woods의 Golf 이야기인데 책의 서문에
‘The U.S. Open in June 2008 produced one of the mist unexpected,
dramatic, and memorable showdown in golf history.'라고 시작한다.
시작만 읽어 결론이 뭔지 알 수는 없지만 2008년 6월 CA의 Torrey Pines Country Club에서
있었던 108회 U.S. Open에서 4일 동안 본 게임을 마친 결과 Rocco와 Tiger 공동 1등이 되어
월요일에 18홀 Playoff한 이야기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다른 대회는 Playoff를 Sudden Death로 한 홀씩 진행하지만 U.S. Open 만큼은 18홀을 한다.
(지금도 그러는지 정확하진 않지만 책에 따르면 그렇다)
한참 책을 읽고 있는데 Starter가 오더니 9시 15분에 첫 Tee off를 한단다.
Original시간보다 30분 늦게 시작하는 셈이다.
바람이 차갑긴 했지만 햇살이 따뜻해 18홀을 다 걷고 싶은 충동이 있었지만
아침에 기껏 생각한 ‘나를 좀 편하게 만들자’는 것에 Pines 9홀 마치는 것으로 운동 끝.
샐러드를 Togo해 사무실로 와서는 점심을 먹고 일을 시작했다.
일을 마치고 퇴근, 닭볶음탕, 된장찌개, 무생채 등으로 상을 차려 저녁을 먹고
자몽 조금, 아보카도, 카마모일 등으로 후식 그리고 저녁을 쉬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어 간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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