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950일째, 2018년 1월 25일(목) 애틀랜타/맑음
삶의 형태
아침에 아해의 모닝콜로 몸을 일으켜 콩, walnut, beats, banana, blueberry 등을
넣은 우유를 갈아 간단한 아침을 먹고 20~25분 정도의 스트레칭에 이어
거사를 치루고(어떤 날은 거르고) 옷을 갈아입곤 사무실로 향한다.
시스템 백업과 컴퓨터상에서 은행의 잔고 등을 확인하여 자금 흐름을 점검하곤
또 거사를 치루는 날도 있지만 대체로 클럽으로 향한다.
커피와 바나나를 챙기고 사과 한 개를 씹으며 연습장으로 향했다 코스로 나간다.
그 때 그릴에서 매일 모여 앉아 아침을 먹는 멤버들을 만나 아침 인사를 한다.
운동을 마치면 샤워를 하고 클럽샐러드(가끔 클럽샌드위치)를 Togo 사무실 도착
점심을 먹고 일을 하다 퇴근하여 잠시 쉰다.
저녁 준비를 하여 먹고는 후식에 이어 설거지,
이어 책을 읽거나 TV를 보며 쉬다가 책을 들고 침대로 가서 읽다 취침,
그리고 또 아침의 순으로 반복한다.
하루 중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클럽에 도착해 아침 죽돌이 멤버들과 잠시 인사
연습장에서 만나는 Mark Morris, Dr. Fang,
그리고 어떤 날에는 Eric 혹은 Harrison과 함께 걷기,
사무실로 와서는 Jonas와 직원들 만나는 것이 거의 루틴하게 만나는 사람들.
그러니까 말을 많이 할 기회는 코스를 걷는 시간이나 사무실 도착해 Jonas와······
30대에 어느 한 사람이 아침이면 워커힐의 Gym에 가서 운동,
그리고 사무실에 도착해 해도, 안 해도 그만인 일을 즐기듯 하고
누군가 만나 점심을 먹는 것을 내 노후 삶의 동경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아마도 지금의 내 삶을 보고 누군가는 여유롭고 즐겁게 사는 것으로 생각하고
동경으로 자기도 그런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뭐 그리 급할 것이 없고 쫓기듯 사는 것도 아니니 충분히 그럴만 하고
나 역시 싫지 않은 것은 물론 충분히 누리고 한다.
오늘 아침은 코스가 얼어 거의 2시간 늦어져 그릴에 앉아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죽돌이 멤버들이 몇 번이나 나에게 말을 걸며 어색함을 떨치려 한다.
그 중 한 명은 가끔 Joke로 코스의 죽돌이처럼 농을 건다.
내가 그에게 그릴의 죽돌이로 행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들은 Retired를 하였는지 때로는 내 뒤를 따라 골프를 하고
또 때로는 아침을 먹고 사라졌다 점심 때 다시 나타나 아침에 이어 식사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동경으로 생각하는 여유로운 노후인 것이 분명하지만
나는 가끔 그들이 심심할 거라는 생각을 하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들은 내 생활을 전부 모르지만 거의 매일 걷는 나를 이상하게 이야기 할 때가 있고
나 역시 그들의 생활을 전부 모르지만 아침마다 죽돌이가 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그러다 오늘 문득 그들이나 내나 나름 충분히 즐기는 삶을 유지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때론 조금 심심하고 할 일 없어 방황하는 듯하지만 휘파람을 불며
지금 자기들이 누릴 수 있는 것을 충분히 즐기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다.
그러니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내 알바 아니고
그들이 어떻게 생활하든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나와는 다른 삶을 사는 것으로 정리하였다.
그러다 문득 Eric은 나에게 가능한 retired하지 말고 지금처럼 유지하라는 충언이 떠 올랐다.
30년 넘게 자기 비즈니스는 못해보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쌓아놓고
어쩔 수 없이 적당하다 싶은 때에 은퇴를 한 사람으로써
내 비즈니스를 하는 나에게 하는 충고니 그럴싸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몫 챙길 마음이 없다면 지금처럼 살면서 가능한 스트레스 줄이는 방법,
그게 내가 고민해야 할 길인가?
시간이 되어 연습장에 올라갔더니 제일먼저 만난 멤버가 Kerry Mont와 Joseph Lamotte.
인사를 주고받고는 연습을 하는데 Kerry와 다가오더니
“Eric과 너는 어떻게 그리 빨리 걷느냐?”하면서
자기도 체중을 줄여보려고 걷는 것을 시도했는데 처음에는 4번째 홀을 마치고,
두 번째는 6번째 홀을 마치고 클럽하우스에 전화를 걸어 카트를 보내달라고 했단다.
그래도 조금 나아졌다며 체중을 줄이고 싶어 앞으로도 계속 시도해 볼 예정이라고 한다.
‘그래 맞아. 내가 걷는 것을 시기와 질투, 그리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멤버가 있지만
정말로 자기도 해보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그러니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열심히 걷자.‘
그런 생각을 하며 경쾌한 발걸음으로 출발하여 오늘도 18홀을 열심히 걸었다, 3시간 20분을.
사무실로 돌아와 내일 Crew 주급과 몇 가지 일을 정리하고 퇴근했다.
집에 도착하니 저녁 먹을 시간, 거의 정해진 순서에 의해
있는 것들을 데우고 가자미 구워 저녁을 먹었다.
그리곤 쉬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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