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098일째, 2018년 6월 22일(금) 애틀랜타/맑음, 오후에 서너 차례 소나기
아해가 어제저녁 잠을 설쳤다고 한다.
직원이 골치를 썩여 그런데 정말 ‘우라질 놈’이다.
나는 “썩을 놈”이라고 했는데 둘이 그렇게 합의를 본 것처럼 되었다.
“더 늦어 곪아 터지기 전에 이렇게 된 것이 오히려 잘 되었다.“는 이야기도 하였고
아해도 충분한 동의를 하지만 없어도 될 일이 생겼으니 잠을 설치는 것은 당연지사.
암튼 잘 해줬더니 깜도 안 되는 놈이 우라질을 떨었으니 참 속상하겠다.
오늘은 박일청 사장과 점심을 하기위해 하루의 순서를 바꿔 운동먼저 시작,
집에서 바로 골프장으로 가서는 연습장에 올라가니 Tee Sheet에 없던 박 사장이 나와선
“오늘 18홀 걸으세요, 아님 9홀만?”
“9홀만 걸을 겁니다.”
“잘 되었습니다. 저도 함께 9홀만 걷도록 하지요.”
걷는 초반엔 박 사장이 은행과 일을 하는데 깜도 안 되는 놈이 superintendent라며
아튼 체를 하며 공사비를 무조건 후려쳐 고민이 많다는 등의 고충을 털어 놓는다.
Vendor의 터무니없는 일로 고생하는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듯하다.
그러다 거의 끝날 무렵 “어제 Eric과 Match가 어떻게 되었느냐?”고 묻는다.
“머지않아 Eric과 Match하지 말아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왜요?”
“어떻게든 이기려고 하면서 자신이 잘 안 되면 자신에게 욕을 하며 대드는 게 싫어서요.”
“맞아요. 송 선생님 안 계실 때 저에게 Match를 하자기에 내 실력이 안 된다고 하니
그럼 몇 Stroke 줄까 하더군요. 그래도 Match인데 그냥 하자고 했지요.“
“그래서요?”
“뭔가 잘 안 되면 자신에게 막 욕을 하며 화를 내기에 Scared me라고 했더니 웃더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그냥 재미로 하자는 건데 어제도 자시가 잘 안 되니까 자꾸 그러는데
즐겁지가 않아서 말입니다.“
정말 그렇다.
나는 골프를 토너먼트 말고는 너무 심각하게 치는 것 보다는 즐기고 싶다.
예전에 안 사장도 Match를 하자고 해서 시작했는데 내가 계속이기니까
좋지 않은 소리는 물론 은근슬쩍 심기를 건드리거나 속이는 일까지 하기에
일부러 져 주는 일을 반복하다보니 내 골프가 흐트러지는 것은 물론 즐기지 못해 중단했다.
나쁜 말이 마음에 독이 되는 듯하여 말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도 피하는데
Eric과도 비슷한 과정이 반복되어 Match를 그만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박 사장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Eric에게 자기가 하자고 할 테니 두고 보란다.
그런 이야기를 하며 운동을 마치고 시원한 물로 개운한 사워를 했다.
11시 이전에 사무실로 돌아오니 Jonas는 어제 이야기한대로 South Carolina에 갔는지
어제 넘겨준 자료가 그대로 있고 사무실은 여전이 에어컨을 세게 틀어 공기가 너무 차
옷을 하나 더 입고 Crew 주급자료 정리를 했다.
박일청 사장과 둘이 식사를 한 게 거의 9개월 만이다.
지난 10월 Matro Citi Bank 김화생 행장과 골프 사건 이후로 개인 적인 만남이 없다가
지난 4월, 하종구 사장과 함께 골프를 하고 저녁을 먹긴 했지만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 날 형수님이 오랜만에 만나서는 “우리한테 삐친 일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아닙니다.”라는 조금은 퉁명한 말을 한 게 개인적인 대화의 전부였었다.
박 사장이 어제 아침에 “오늘(목요일) 점심을 하자.”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모르고 있다가
운동을 마치고 알아 “오늘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오늘 약속을 하고 만났다.
이야기를 하던 중 우연치 않게(어쩌면 아주 의도적으로) 지난 10월의 이야기를 하며
“김화생 사장이 예의가 없는 사람“이라며 조금 심한 말을 한다.
나는 이미 예전에 그런 말을 하면서 가까이 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던 터라 그냥 듣기만.
그러다 내가 한 마디 했다.
“그 때 김화생 행장은 물론 형님한테도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거리를 뒀다.”라고 했더니
“나도 송 사장이 나한테 기분 나빴을 것을 충분히 안다.”고 하면서도 사과는 없었다.
여전히 자기 입장에서 마음 상했던 이야기를 반복하며 김화생 행장이 나쁘단다.
역시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
<불가근불가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인 것이다.
버섯샤브샤브 한 그릇 얻어먹은 것에 “감사합니다.”라는 정중한 인사를 하는 것까지다.
사무실에 들어왔더니 Jonas가 들어와 이달 말 직원들 보너스 이야기를 마쳤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100% Plus $1,000 - 이건 Inventory가 이상 없을 경우라는 조건부-
그렇게 이번 주 일을 모두 마쳤다.
운동을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오는 길에 CPA에 전화를 걸어 Insurance Audit 자료를
늦지 않도록 다시 부탁한 것 까지 하였으니 내 할 일은 잘 마무리한 셈이다.
다른 날보다 조금 이르게 퇴근하면서 아해와 통화, 집에 도착해 잠시 영상통화
내일 아침 7시까지 골프를 가야 한다는 아해를 일찍 자도록 하곤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
프라이팬에 연어를 굽고 배춧국을 데워 김치와 함께 저녁을 먹고는 세탁기 돌리며 쉬었다.
저녁을 준비하는 데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번개와 천둥에 이어 서너 차례 시원하게 소나기,
세상이 깨끗해 질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바람을 타고 쏟아 부었다.
오늘 밤 아해가 잘 잤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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