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102일째, 2018년 6월 26일(화) 애틀랜타/맑음, 아침에 짙은 안개
언제부턴가 왼쪽 종아리에 핏줄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통증이 없고 큰 불편이 없어 무시했었는데 어느 날 Roy가 보더니
그냥 놔두며 점점 더 튀어 나올 것이니 압박스타킹을 신으라는 권고를 했었다.
종아리가 답답할 것 같고 보기가 좋지 않을 것을 예상하여 그 또한 무시했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났는데 걸으면서 심한 날은 심하게 튀어나와 꼭 끊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나이가 들어 그런지 아님 건강을 더 챙겨야 한다는 마음이 들어 그랬던 건지
물론 가끔은 다리가 저린 것도 그 때문으로 생각하였기에
한 달여 전에 시험 삼아 압박스타킹을 착용하고 골프를 해 봤다.
걱정했던 것처럼 종아리가 답답하지 않았고 흉한 핏줄이 보이질 않아 신경도 덜 쓰였다.
클럽에서 워낙 기이한 멤버로 유명해서 그런지
-Push Cart를 밀며 제일 많이 걷고, 골프를 하면서 중절모를 쓰며,
한 때는(몇 년 전이야기) 트로피를 제일 많이 가져가는 멤버, 가장 화려한 패션 등-
다리에 압박스타킹을 차고 나타나니 "Good Socks -이들은 그것을 양말로 호칭한다.-“하며
관심을 표하거나 약간의 야지 비슷한 놀림의 소리를 하는 멤버도 있다.
같은 것 두 개를 교대로 신다가 이번 주부터 하얀색과 오렌지색 하나씩을 추가했다.
제법 익숙해졌고 핏줄도 조금씩 들어가거나 적어도 더 이상 나오지는 않은 것 같음이다.
오늘은 처음으로 오렌지색 압박붕대를 하고 커피를 가지러 클럽하우스로 걸어가는 데
"You matched orange colors, socks and golf bag"라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안면이 많은 Patrick Hague가 지나가다 하는 소리였다.
이럴 때 내가 하는 소리
"Do you like it? If yes, I can give you."
그리곤 내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왜 유별나게 이것저것을 해야 하나?”
Eric과 함께 걷는데 9번 홀을 마치고 다음 홀로 걸어가는 데 많이 힘이 들었다.
어제 많은 비가 내려 코스가 젖은 데다 날씨가 무더워 그랬던 것이다.
Stables 1번 홀에서 Tee shot을 하고는 아작아작 사과를 씹으면서 갑자기 어머님 생각,
다른 것은 몰라도 건강한 이빨을 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생각이었다.
내 몸에서 가장 건강한 것이 어려서부터 약간 누래서 놀림을 받았던 이빨,
왼쪽 위 어금니 하나는 30대에 담배를 많이 피고 소주병을 따다 상처가 나서
덧씌운 것 말고는 이빨 때문에 고통이나 고생을 한 기억이 거의 없는 게 참 큰 복이다.
그래 나도 남들보다 많이 건강한 게 있구나, ‘엄니 감사혀유~’
점심은 샐러드 Togo,
점심을 먹고는 Liana와 Christian이 Check한 Inventory확인,
예전보다는 확연히 줄어들긴 했지만 문제는 여전하다.
보너스를 줄지 여부는 내일 하루 생각하고 결정해야겠다.
퇴근해서 냉동실에 있는 카레를 꺼내 중탕으로 데우고 닭곰탕에 김치로 저녁을 먹고는 쉬었다.
오늘도 어제처럼 천둥번개가 있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내 시야에서는 없이 맑게 노을이 졌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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