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122일째, 2018년 7월 16일(월) 애틀랜타/맑음, 오후에 소나기

송삿갓 2018. 7. 17. 09:59

천일여행 1122일째, 2018716() 애틀랜타/맑음, 오후에 소나기

 

아해가 아프다.

아파서 출근을 못하고 집에서 쉬고 있단다.

요즈음 내가 가장 염려하는 것은 어머님이나, 아이들, 아해가 아픈거다.

하지만 어머님과 아이들은 옆에서 챙겨주고 지켜 줄 사람이 있어 덜 그런데

아해가 아프다면 가슴이 답답하고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옆에서 챙겨줄 가족이나 친구가 없고 그렇다고 내가 달려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아파봐서 잘 아는데 혼자서 꿋꿋하게 잘 살다가도 아파서 옆에 아무도 없이

덩그러니 혼자 있어야 할 때 귀에선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세상과 고립된 것 같은

그래서 평소에 느끼지 못하는 큰 외로움을 느끼며 삶의 회의까지 들기도 한다.

 

아해가 아프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게 더욱 마음이 쓰라리고 어쩔 줄 몰라한다.

누군가는 이럴 때 기도하는 것이라고 그러는데 그건 내 맘 편하자고 하는 일일 뿐,

아픈 사람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다.

걱정한다고 자꾸 전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자고 싶은데, 그래서 막 잠들려 하는데 전화가 오면 반갑기는 하지만

다시 잠을 이루려면 쉽지가 않은 것을 알기에 먼저 전화하는 것도 조심스러워진다.

그리고 내가 아파서 상대가 걱정하는 것에 깃드는 미안함도 아프지 말아야 할 이유 중 하나다.

 

그래서 아해가 아픈 게 더욱 염려되고 오늘 같은 날은 마음의 진정이 되질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책이 많이 아프지 않았으면, 내일은 훌훌 털고 일어났으면 하는 마음 분,

오늘은 마음이 평온을 찾지 못하고 기나 긴 하루가 될 것 같다.

 

아침 일을 마치고 외출, 은행과 UPS에 들렸다 여유가 있어 이발을 하러 미용실에 갔었다.

아해가 알려준 곳인데 갔더니 Monday Closed, 차를 돌려 다른 곳으로 가다가 눈에 띄는 곳에

차를 세우고 들어갔는데 나이드신 아주머니 얼굴이 낯설지가 않다.

이발을 하며 들으니 10년 도 전에 다른 이발소에서 만난 적이 있는 이발사,

그리 좋은 기억은 아닌데 그동안 실력이 상당히 늘었는지 오늘 이발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사무실로 돌아와 Push Cart의 타이어를 교체하였다.

얼마 전에 교체한 타이어의 중심 부분이 깨져 또 덜거덕거려 또 다른 새것으로 교체하였다.

10년을 썼더니 정말 수명이 다되어 그런가?

샐러드로 점심을 먹고 오후 일에 작업현황을 보여주는 컴퓨터 수리를 완료하였다.

퇴근하면서 Costco에 들려 과일과 우유 등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야말로 하려던 일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모두 한 것은

진정되지 않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잊고자 하기 위함이었다.

두세 번 아해와 짧게 통화를 하는 데 계속 잠이 온다며 제대로 먹지도 않는 것 같았다.

아해가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면 몸이 알아서 주저앉아 계속 잠을 자도록 하는 데 오늘이 그날.

내일은 훌훌 털고 일어나 통통 튀듯 생활하기를 바라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아해! 내일은 씩씩하고 건강하자, ?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