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데이비드 그랜
‘검은 황금’ 석유가 솟아나는 1920년대 미국 중남부 도시,
1인당 소득이 세계에서 가장 높았던 부유한 인디언들이 수년에 걸쳐 살해당한다.
하지만 수십 명이 죽어나가는데도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불안과 공포가 지배하는 도시는 정의를 되찾을 수 있을까?
위 내용은 책의 후면 겉표지에 있는 글이다.
미국의 백인들은 여러 가지 복잡한 이유로 보호구역을 만들어 인디언들을 그리로 모았다.
그 중 하나가 오세이지족으로 오클라호마주의 그레이호스로 이주 정착시켰다.
원래 오세이지족은 캔자스주에 있었지만 미국정부는 오클라호마 북동부의 바위투성인 땅에
인디언 보호구역을 만들어 강제 이주시켰다.
아무 가치가 없는 땅으로 생각했지만 ‘검은 황금’으로 불리는 당시 미국 최대의 석유
매장지임이 밝혀져 석유 채굴업체로부터 임대료와 사용료 명목으로 1년에 네 번씩
수표가 날아오기 시작했는데 1923년 기준으로 부족원들에게 지급된 돈은
3,000만 달러로 오늘날의 가치로 4억 달러가 넘는 금액이라고 한다.
돈이 모이는 곳엔 부정과 부패가 싹트고 결국은 만연하는 게 사람사회의 공통,
자기들이 좋은 곳에서 편하고 안전하게 살기위해 인디언들을 강제 이주시켰던
백인들이 초호화판으로 사는 인디언들을 그냥 놓아두었을 리가 없다.
이 책에서의 주인공 인디언 몰리는 백인을 남편으로 들인다.
그리고 그 남편으로 인해 몰리의 주변사람들이 하나둘 씩 제거되는 데.....
그 배후엔 모든 것을 설계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는데 그는 거물이다.
총으로 쏘고 집을 폭파시키고 독약으로 서서히 죽어가지만
사건을 수사하는 보안관이나 재판관, 배심원 들은 범인의 뇌물과 협박에
살인은 멈추지 않는다.
물론 자기 본분을 다하려는 보안관이 있기는 했지만 당시엔 대체로 아마추어였다.
지문이나 혈흔분석 등 현시대 말하는 과학적인 수사기법은 뒤떨어졌고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았기에 주로 범죄를 막는 것에 급급했지 범인을 잡는 것은
이미 이름이 알려진 악당을 체포하거나 죽이는 수준에 머물렀기에
치밀하게 계획된 살인범을 수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였다.
그렇다면 범인은 왜 그렇게 치밀하게 바둑에서 대마를 잡듯
주인공의 주변을 서서히 죽여 갔을까?
당시 법으론 석유채굴 비용이나 부동산 등 인디언의 재산은 자녀나 부모,
자녀나 부모가 없을 경우엔 형제자매로 상속하게 되어있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부모와 자녀가 없는 사람을 죽여 형제자매가 상속을 받게 하는 쇠사슬로
결국 많은 재산을 주인공인 몰리에게 몰면 궁극적으론 백인 남편에게 부가 쌓이는
그러면 그 모든 것을 계획한 배후와 공동의 재산이 되는 치밀한 연쇄살인 극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함정 인디언에겐 꼭 후견인을 두게 하는데
많은 재산의 관리가 후견인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함정도 살인을 부르는 데 한 몫을 했다.
후견인들은 인디언 몰래 재산을 탕진하거나 빼돌리는 수법을 썼는데
예로 1,000 달러 자동차를 구입하여 1만 달러에 피후견인, 그러니까 인디언에게 강매
그 차액은 물론 후견인이 차지한다.
물론 백인 남편은 주인공의 후견인기도 한데 한 사람이 여러 인디언의 후견인을 하는데
지역의 보안관, 판사, 변호사 등이 그랬으니 지역의 부정과 부패는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연방정부에서 한 젊은이의 야망은 끊이지 않는 연쇄살인에 주목하고 한 수사관 지명,
수사의 전권을 주어 팀을 꾸려 현지에 파견하여 범인을 체포하여 법정에 세워
결국 종신형을 받게 하지만 수많은 다양한 살인의 몇 줄기만 해결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로인해 현재의 FBI가 만들어지고 그 젊은 야망가는 대부분의 평생을
그 수장으로 군림하며 이름을 남겼는데 그의 이름이 ‘후버’라고 한다.
저자는 아직도 대부분 해결되지 않은 사건 중 몇 개를 추적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후손들의 증언과 자료를 소개하는 것으로 후련할 수 없는 상태로 이야기를 맺는다.
21세기 현재 미국은 지구상의 가장 강력한 국가로 지구의 경찰국임을 자청한다.
불과 100여 년 전 그들이 행한 수많은 살육과 부조리를 덮어놓곤
현재 다른 국가에서 일어나는 것들엔 비난에서 부족하여 직접 개입하기를 꺼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많은 국가들이 탄식하면서도 저항하지 못하는 일이 많은데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은 ‘지구상에서 미국이 나름 공정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다른 나라들에 문제가 더 많아서 일까, 아니면 힘에 눌려 올바른 소리를 못해서 일까?
책의 거의 끝에 ‘포하스카 북쪽의 광활한 초원’이라는 제목의 흑백 사진이 두 페이지에
펼쳐져 있는데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책의 마지막 줄 성경의 이야기
“피가 땅에서 부르짖는다.” 때문일 게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부모 또는 조부모의 사건을 끈을 놓지 못하는 후손 인디언의
갈망이 과연 풀어질 수 있을까?
이제는 그레이호스에서 석유를 채굴하는 양이 거의 없다고 한다.
그들의 희망도 그럴 것에 아쉬움의 탄식이 절로 나온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지 말고 착하게 살아야지.
October 26, 2018
'책을 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대를 매혹한 철학 - 야무차 지음 (0) | 2018.12.06 |
---|---|
하룻밤에 읽는 미국사 -손세호 지음- (0) | 2018.10.30 |
다큐멘터리 차이나 - 고희영 지음 (0) | 2018.09.24 |
플랫폼 제국의 미래 - 스콧 캘러웨이 지음 (0) | 2018.09.17 |
항상 앞부부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 -곽재식- (0) | 2018.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