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REINE DE SABA
폴모리아의 이 음악 제목이 이렇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지금의 내 기억으로는 라디오 DJ 이종환이 진행하던
“밤을 잊은 그대에게”라는 프로의 Signal 음악이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 관심이 별로 없었던 나로서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지만
중학교시절인가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어떤 음악에 대한 것 그리고 사연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기에
나도 혹여나 하는 마음에 들어 보려고 애썼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너무 늦은 시간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이고
내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의 세계 인 것 같아 듣기를 포기했지만
뭔가 많은 사연이 있을 것 같은 호기심을 놓지 못하게 했던 음악이다.
오늘이 2013년 9월 15일 일요일
억지로라도 뭔가를 만들어 집을 나서야 하지만 오늘은 그러지 못한다.
지난 며칠 동안 늦은 귀가로 인해 몸이 많이 힘들어 한다.
아니 힘들어 하는 정도가 아니라
체한 듯 속은 더부룩하면서 위를 짓누르는 듯 한 상태가 된지 3일이 되었다.
때가 되면 음식을 먹고 또 때가 되면 배설도 하지만
속의 답답함은 쉬지를 않는다.
오늘 아침에도 같은 상황이 가라안지 않아 아침을 거를까 하다 고심 끝에
크림스프를 끓여 거기에 식빵 한 개를 넣어 불려 우유와 함께 먹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배가 불러 오면서 속을 더욱 짓누른다.
아마도 오늘은 나갈 일이 있어도 집에서 쉬면서 몸과 마음을 달래야 할 것 같다.
집에 혼자 있으면서 엄습해 오는 불안함 걱정거리들이 있다 할 지라도
아마도 그렇게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뭔가 평안한 음악을 들으려 청소년기부터 익숙한
Paul Mauriat Best Selection을 뽑아 들었고 듣다보니
중학시절이 생각나 제목을 본 것이 La Reine De Saba다.
답답한 마음에 방의 알루미늄 블라인드를 올리니
저 멀리 아틀란타의 다운타운이 안개에 가려 흐릿하게 보인다.
그리고 숲, 그 사이사이에 보이는 건물들
가까이 와서는 도로에 차량들이 자기의 목적지를 향해 질주한다.
풍경이 평온한 듯 보이지만 아픔과 슬픔을 머금고
아니면 자기의 불행을 한탄하는 사람들이 있겠지
아님 고통과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살아보고자
문제를 해결하러 아님 고통을 달래러
그도 아니면 용서를 하러 가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희망을 찾아서 용기를 내고
내일의 밝은 빛을 꿈꾸며 달린다고 하는 것이 긍정의 마인드일 것이다.
나는 지난 화요일 아틀란타 CBMC의 정기총회에서 회장으로 지명을 받았다.
지금의 내 상황에서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은지 많은 생각을 하였고
또 어떤 사람은 나의 상황을 모르는 상황에서 나를 지지하였다.
내 개인적인 사정이 복잡하고 어쩌면
내 상황이 그 자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옳다는 생각도 하였지만
나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해야 할 책무를 시작하였다.
도로를 지나가는 자동차, 거리를 걷는 사람들
아니면 한 손에 물병을 들고 조깅을 하는 사람들 중
아픔과 고통이 있지만 그것을 이겨내 보고자 행동을 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혼자 있다는 것
몸과 마음이 좋지 않아도
내 스스로 먹을 것 입을 것을 챙겨야 한다는 것
그래서 외롭다는 것
마음이 무겁고 몸의 움직임을 둔하게 한다는 것
그리고 이 같은 일이 오늘 내일에 끝나지 않는 다는 것에
나를 더욱 지치게 할 지도 모른다.
친근한 폴 모리아의 Love is Blue가
코를 자극하는 커피향이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감사하게도 살아 있다는 것을 말이다.
나 자신에게 응원을 보낸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를 위하여......
Sep 15,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