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송삿갓 2020. 2. 18. 11:00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오랜만에 고전을 읽었다.

이 책은 18세기 영국 중류사회의 가정과 남녀의 삶에 대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지만

사람의 본성은 지금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과학과 문명의 발달로 생활방식과 형태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변하고

이제 머지않아 사람들이 하던 많은 일들이 자동화와 로봇으로 대체하였지만

인간 삶에 대한 본성이나 의식수준은 크게 변하지 않았기에 이 소설의 내용이

지금의 시대에도 과거처럼 읽혀지지 않는 위대함이 있다는 생각이다.

 

지금 지구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으며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런 와중에 중국인처럼 보이면 경계의 대상이 된다고 하는데 이는 분명 편견이다.

이번 바이러스로 오늘까지 1천여 명이 죽었다고 하는데 미국에선 독감으로 8천여 명이

넘게 죽었다고 한다. 그런 미국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거론하며 중국의 정책에 대해

잘못이라고 떠들어 대는 것은 그야말로 오만이라고 생각한다.

 

책이 본문 중에서 오만에 대해 이런 부분이 있다.

인간에게 매우 흔한 약점이야.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에 따르면 오만은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인 성향이야. 인간은 본성적으로 오만에 빠지기 쉽게 되어 있어. 그리고 실제건

상상이건 자신의 특성에 대해 나름대로 자만심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해. 허영과 오만은 흔히 같은 의미로 쓰이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거야.

허영이 없는 사람도 오만할 수 있어. 오만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고,

허영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봐 주기를 원하는가 하는 문제에서 비롯된 거야.

-본문 중에서-

 

이 내용대로 한다면 미국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가지고 중국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허영과 오만이 공존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의 원래 제목이 <첫인상>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을 만난

첫인상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는 편견으로 오랫동안 갖는 고정관념이다.

베넷부인의 초대를 받은 빙리가 누이 두 명과 쿤누나의 남편 그리고 다른

청년 한 명(다아시)와 함께 엘리자베스의 파티에 도착해서 파티틀 하는 데

빙리는 붙임성 있는 성격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끌었지만(실은 부자라는 것도

큰 몫) 반면 다아시는 친구와 크게 달랐다.

 

다아시는 허스트 부인과 한 번, 빙리 양과 한 번 춤을 추었을 뿐, 다른 여자를 소개 받은

것조차 거절했다. 그는 저녁 내내 방 안을 돌아다니며 자기 일행에게만 말을 걸었다.

-본문 중에서

이러한 첫인상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거만하고 불쾌한 인물로 단정 지었는데

엘리자베스는 우연히 빙리와 다아시의 대화를 엿듣곤 강한 편견을 가졌는데 이렇다.

이봐, 다아시, 자에도 춤울 춰야지. 이렇게 멍청하게 혼자 떨어져 있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아. 이런 자리에선 춤을 추는 게 예의라는 걸 모르진 않을 텐데.“

나는 춤추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네. 잘 알지도 못하는 여자와 춤추는 걸 내가 얼마나

질색하는지 자네도 잘 알지 않나. 이런 데서 춤추는 건 도저히 못할 노릇이야. 자네 누이들은

벌써 파트너가 있고, 다른 여자와 춤추는 건 내겐 고역이야.“

자네처럼 까다로운 친구는 없을 거야! 내 명예를 걸고 말하는데 오늘저녁처럼 멋진 여자들을

많이 만난 건 처음일세. 자네가 보다시피 보기 드문 미인들도 있지 않나.“

자네는 이 방 안에서 유일하게 아름다운 여자와 춤추고 있어.“

다아시는 베넷 씨의 맏딸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 말이 맞아! 내가 지금까지 만나 본 여자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야. 하지만 자네

뒤에 앉아 있는 그녀의 동생도 꽤 예쁜 편이지 않은가? 게다가 성격도 아주 쾌활해 보이던데.

내 파트너에게 부탁해서 자네에게 소개해 주지.“

누구를 말하는 건가?”

그는 잠시 엘리자베스를 쳐다보더니 그녀와 눈길이 마주치자 얼른 시선을 돌리고는 차갑게

말했다.

못 봐 줄 정도는 아니군. 하지만 반할 정도도 아니야. 난 지금 다른 남자들을 거들떠보지

않는 여자를 상대해 줄 기분이 아니라네. 나한데 시간 낭비하지 말고 자네 파트너에게

돌아가서 그녀의 미소나 즐기지 그래.“ -본문 중에서-

 

이 두 사람의 대화는 오만함을 비춰질 수 충분한 근거가 있고 이를 엿들은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에 오랫동안(책의 거의 끝부분까지) 편견을 확정짓는 부분이다.

 

우리는 흔히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데 대부분 사람들이 틀린 말이 아니라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는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고 편견으로 각인된다는 생각이다.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이 그래왔던 것에 후회와 반성을 했다면 잘 한 것일까?

하지만 다음에 또 그러지 않을 거라는 자신이 없기에 씁쓸하다.

사람의 삶이 18세기나 지금이나 하나도 다를 게 없다는

그래서 저자가 대단하다는 것으로 급히 포장하고 내 마음을 숨기고 싶다.

 

본문에서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 소개하는 것으로 후기를 마친다.

 

그렇지만 기대할 게 있다는 것만 해도 정말 다행이야. 만일 모든 계획이 완벽했다면 틀림없이

실망할 일이 생겼을 거야. 하지만 언니와 함께 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으니까

다른 즐거움 모두 이루어지겠지., 모든 점에서 완벽한 계획이란 생각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거니까.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조금은 있어야 철저하게 실망하게 되는 상황을

미리 막을 수 있는 법이야. -본문 중에서-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이모네 가족과 호수 지방으로 떠날 것을 상상하며 언니인 제인과 함께

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담은 계획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계획은 나중에 변경이 되고

그 시점을 계기로 편견의 큰 변환점을 맞이한다.

나는 계획은 수시로 변할 수 있기에 너무 매달리지 말고 유연성을 가져보자는 다짐이다.

그래도 가능한 계획대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버리지 않기로....


February 17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