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712일째 2020년 2월 26일(수) 애틀랜타/대체로 맑음

송삿갓 2020. 2. 27. 12:21

천일여행 1712일째 2020226() 애틀랜타/대체로 맑음

 

임창재 사장, 그리고 임 사장의 큰 처남, 처남의 백인 친구 Jack Green

넷이 슈가로프에서 골프를 쳤다.

어제 대장내시경을 해서 몸이 힘들었고 회사에서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사고로

몸과 마음이 혼란스러워 조금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지난 주 이미 Setup 된 일정이라

사무실에 잠시 들렸다 골프를 하곤 클럽의 Grill에서 함께 식사, 샤워 후 집으로 왔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가능한 Jonas와 자리를 안 하는 게 좋아 오늘의 골프가 괜찮은 건지

아님 골프를 하면서 사무실에 안 가게 되어 자리를 안 하는 게 좋다고 합리화 시키는 건지

모르지만 암튼 둘이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 있어봐야 그냥 걱정거리만 떠들 게 뻔하고

어쩌면 얼굴을 붉히며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 보다

일단 서로 마음을 다잡고 정리하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방안을 찾는 게 좋은 건 분명...

 

걱정거리가 있어 자주 잊다가 문득 생각이 나면 가슴이 떨리고 정신이 혼미해 지는 것처럼

지난 토요일에 일어난 사고를 생각하면 뭔가 잘 못 된 길로 들어선 것 같은 암담함에 한 숨이

절로 나오면서 화를 내고픔이 꿈틀거리기도 한다.

그러다 생각해 보면 이미 일어난 일에 화를 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리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또 무슨 소용인가?

일단 흥분하거나 나대지 말고 관망하면서 모른 척 하고

더 이상 서로에게 상처를 주거나 하는 말이나 행동을 안 하는 게 최선이란 생각으로

나 자신을 쓰담 거리며 달래고 잊고 있다 또 생각나는 순환을 반복한다.

내 마음이 이런데 헛발질로 대형 사고를 만든 Jonas는 얼마나 더 복잡하고 후회하며

때론 나를 찾으며 위로 받기를 원할까 하는 생각에 안쓰럽다가도

허파에 바람들어 분간 못하고 둥둥 뜨다가 헛발질 한 것이기에 문제를 자각할 필요가 있다는

그래서 뭔가 하고자하는 나대는 마음을 한 숨 죽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순환한다.

 

그렇게 반복하다보니 하지 않아도 될 신경을 쓰느라 필요이상으로 내 에너지를 갉아먹어

고단함에 주저앉고 싶으면 괜한 스트레스가 내 힘을 뺀단 생각이 든다.

이런 게 삶이라고 이 정도는 텐션이 있어야 주의를 하며 사는 것이라고 다독이고

또 어느 순간에 힘이 빠져 급격이 늙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며

이러는 게 싫다고 체념하는 것에 떠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러다가 내가 이런 시련 앞에 주저앉으면 나를 바라보는 직원들은?

이런 거야 말로 만감이 교차하는 데 친구와 골프를 하며 더 많은 시간 잊는 게

나를 위해선 최선이란 합리화로 직원들과 마주치지 않음이 좋은 걸로...

참 복잡하다.

분면한 건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결국 어떤 결말이 날 것이고

슬기롭게 잘 이겨냈다.’고 나에게 칭찬이 있는 순간이 있으리라.

 

잠자리가 늦었다.

늦은 시각 영화 오만과 편견을 보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중간쯤 보다가

자고 나중에 다시 볼 생각이었지만 그냥 끝까지 즐겼다.

아니 충분히 즐기진 못했는데 마음을 위로하기위해 아님 얼마 전에 읽은 책을

영화로 보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궁금증 때문에 그냥 끝까지 주욱....

그러다보니 잠자리로 가는 시각이 많이 늦었다.

가끔 불쑥 찾아드는 불편한 마음이 나를 잠시 요동치게 했지만 금방 영화에 집중....

 

밤이 깊어 갈수록 짙은 어둠의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맑은 하늘을 연상케 하였다.

밤이 깊어도 구름은 있고 맑음도 있겠지.

내 삶도 그러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잠자리로 향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