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836일째 2020년 6월 29일(월)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20. 6. 30. 10:06

천일여행 1836일째 2020629() 애틀랜타/맑음

 

아침 출근길에 어머님과 통화를 하는 데 오늘은 뭐 하셨어요?”라는 물음에

비가 오려고 해서 주로 집에 있었고 호방넝쿨과 봉숭아 지지대 세워 묶었다.”고 답하셨다.

사시는 곳 1층 화단에 호박과 봉숭아를 심었는데 지지대를 세워 비에도 쓸리거나

쓰러지지 않게 하는 데 그거 자라는 모습을 보는 소일거리도 소소하다는 말씀이시다.

나도 거실에 있는 화분에 물주는 것, 양란이 꽃을 피기시작하면 매일매일 달라지는 모습을

보는 것, 그러다 꽃이 떨어지면 아쉬워하며 떨어진 꽃잎을 치우는 것 등의 소일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음을, 기대는 것이 있음을 느끼고 아는 재미가 있는 것과 같을 터.

어머님은 병원 가시는 것도 아파서 가시고 때론 다른 사람들은 아들과 딸, 며느리 등과

함께 하는 데 당신은 혼자라 쓸쓸하시다 면서도 움직일 수 있는 즐거움에 누리시는 것.

옆에서 보고 있는 게 아니라 너무 쉽게 편하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그 또한

어머님의 소일거리로 생각한 지 오래, 나는 빠뜨리지 않고 전화 거는 것이 최선이지만

나 역시도 어머님과 통화는 나름 즐거움과 안도하는 소일거리임에 틀림없다.

나이 들수록 기다림이 있다는 게 삶에서 덜 처지게 하는 것임을 알아차렸기 때문에

알게 된 삶의 지혜며 철학이 되었다.

 

오늘도 잠시 사무실에 다녀왔다.

Business License Scan하는 등 Gwinnette County Grant 신청하는 자료를 일부 정리하곤

아해가 저녁 회식을 갔다가 집에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받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 샤워를 하곤 자료를 Back up하며 시간을 보냈다.

 

점심은 변함없이 불루치즈를 많이 넣은 샐러드를 먹고 족욕을 하며 쉬다가 낮잠을 잤다.

박일청 사장이 전화가 와서는 CBMC이야기를 장황하게 한다.

어제 뜬금없이 권영일 사장과 함께 들어있는 단톡방으로 미국CBMCChristian Business

Men's Connection으로 바뀌었다고 했었는데 오늘 전화통화에서 더욱 확실하게 여자는

CBMC 멤버가 될 수 없다는데 애틀랜타CBMC에는 여자 회원이 너무 많다는 억지 같은

소리를 하는데 예전부터 다른 지회는 여자회원이 없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데

애틀랜타는 여자회원이 너무 많다는 부연설명까지 하기에

저는 CBMC에 관심이 없습니다. 평상시 생활은 안 그런데 모임에 나가면 거룩하고 성스러운

것처럼 이야기하는 게 싫고 낯 뜨거워 나갈 수가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여러 사람이 모여 각자 비즈니스를 하면서 힘든 이야기를 꺼내 위로와 도움을 받는 것은

분명 좋은 것인데 내가 겪는 것들은 다른 회원들과 너무 다르고 엉뚱하기에 별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도 거리를 두게 된 동기가 되었다. 거기다 조금은 경쟁하다시피 자신의 신앙생활을

부풀리곤 하는 데 거기에 휩쓸리기 싫은 것도 등을 돌리게 된 하나의 이유였다.

이어서 가끔 점심을 먹자.”는 제안에도 코로나가 잠잠해 질 때까지 공공장소에 가는 게

두려우니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만나자.“는 이야기도 했다.

혼자 살고 있기 때문에 혹여나 아프기라도 하면 더욱 힘들 것 같아 가능한 피하는 게 상책

이라는 설명으로 그럼 통화만이라도 자주 하자.”는 인사로 통화를 마쳤다.

암튼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통화를 했지만 잊지않고 전화를 걸어 준 것에는 감사한 마음....

 

어제 오후에 무생채를 만들었는데 이번엔 양파를 채썰어 넣고 멸치액젓과 마늘을 넣었다.

밤 동안 익혀 아침에 냉장고에 넣었는데 저녁 반찬으로 올려 양상치쌈에 넣어 먹었다.

생각보다는 양파나 마늘 냄새가 심하지 않아 맛있게 잘 먹고는 쉬면서 저녁 시간을 보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문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