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1943일째 2020년 10월 14(수) 애틀랜타/아주 맑음
오늘 골프장이 Close한다기에 뭘 하며 보낼지를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일어나 간단한 내 방식의 아침을 먹고 스트레칭을 꼼꼼히....
여기서 굳이 ‘꼼꼼히’라고 한 이유는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했다는 뜻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골프를 못하면 어떤 운동이 좋을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별다른 답이 나오지 않는 건지 아님 골프장이 Open하기를 기대하며
그야 말로 영혼 없는 헛도는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지만 그래도 ‘운동’이라는 단어를 생각.
사무실에 도착해 일을 하면서도 수시로 스마트폰을 뒤지며 골프장에서의 소식을 확인했다.
드디어 골프장에서 스케줄에 변경이 없다는 이메일이 왔기에 서둘로 집으로 향했다.
수요일이라 이른 시각은 여자 멤버들에게 배정을 하기에 조금 늦은 시각인 10시 50분에
출발인 게 다행이라 집에 도착해서도 여유를 부리며 준비를 했다.
골프장으로 올라가는 길은 이른 아침과 별 차이 없이 한가해 예상보다 이른 시각에 도착.
연습을 하면서도 혹시나 빨리 나갈 수 없는지 살피는 데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여
Tee sheet에 있는 Dr. Song 부부를 기다리며 ‘어차피 이리 된 것 느긋하게 즐기자.’며
점점 따사로워지는 눈부신 햇살을 몸을 맡기었다.
Dr. Song 부부를 기다린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지난주에 Mrs. 송에서 컬러 볼을 드렸는데
송 선생님께 야단을 맞았다고 하셨고 그 때문인지 나에게 뚱 하신 것 같아 풀을 필요도
있다는 생각에 기왕 늦어지는 것 같이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었다.
원래 앞 그룹 이었던 Dr. Chang이 혼자라 2번 홀에서 기다리다 Join해 넷이 치게 되었는데
전에는 잘 몰랐지만 오늘 보니 Eric과 비슷하게 얄미운 짓에 마음이 쓰였다.
송 선생님 말로 지난주에 뒤를 따르던 Dr. 장이 친 볼에 왼손 등을 맞아 아팠는데
그 날은 미안하단 말을 했지만 나중에 만났을 때 어떠냐고 물어보지도 않았다며 서운함을
토해 내시는 데 나와 Eric처럼 애증의 관계임에 안쓰럽기도 하였다.
이른 아침에는 어제보다 20여도가 낮은 50도 초반이라 쌀쌀했지만 10시를 넘으니
구름 한 점 없는 강한 햇살이 따스함을 넘어 덥기까지 하며 그야말로 가을의 날씨를 만끽.
단 지난 토요일에 지나간 델타가 코스 곳곳의 다리를 덮쳐 엎어지고 틀어져 일부는
건너 갈 수 없게 막아 놓아 조금 불편하고 미안하면서도 쌀쌀함과 따스함이 공존하는
전형적인 가을의 날씨에 즐겁게 놀았다.
단지 지난 토요일 토너먼트를 하며 Tony에게 빨렸던 기가 회복되지 않아 스윙이 힘들고
나중엔 다리의 근육이 아플 정도로 고단했지만 그래도 Close할 줄 알았던 코스를 열어
걸을 수 있는 게 어디냐며 나를 달래며 18홀을 잘 마쳤다.
늦게 시작했기에 늦게 끝나는 게 당연하고 또 느린 사람들과 치니 평상시 보다 조금 길게
쳐서 3시 30분 가까이 되어서야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4시를 넘겨 요거트에 건과류로
점심을 대체하고 족욕을 하며 늦은 오후의 시간을 보냈다.
오리탕을 데워 무생채, 오이, 콩나물무침 등으로 상을 차려 저녁을 먹고는 쉬는 데
허벅지가 뻐근한 게 오늘의 고단함이 전신으로 왔다.
아해는 오늘 이삿짐이 도착하는 날이다.
좁은 오피스텔에 많은 짐을 들이려니 걱정이 많은 것 같아 조금 더 큰 집을 마련하지 못한
미안함이 많다.
“어떻게 되겠지.”라는 아해의 말에 “아픈 허리 더 나빠지지 않게 조심해.”라는 말로
위로와 격려를 하는 데 도울 수 없음에 안쓰러움만 더해진다.
정말 조심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오늘을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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