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1967일째 2020년 11월 7일(토) 애틀랜타/흐림

송삿갓 2020. 11. 8. 11:39

천일여행 1967일째 2020117() 애틀랜타/흐림

 

안 진환, 박 희찬(Harrison), 이호덕

오늘 나와 함께 골프를 한 사람들이다.

·박 사장은 지난여름까지만 해도 매치플레이를 하며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이기고 지기를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서로 등을 돌린 사이가 되었다.

2주 전 즈음에 안 사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박 사장에게 Stroke 3개를 주며

플레이를 하는데 연속으로 지다가 어느 날 15개를 이기게 되었는데 너무 차이가 나니까

박 사장이 안 해, 안 해, 모두 무효!”라고 이야기를 하더니 자기와 플레이 하는 날에

이름을 모드 뺐다는 설명이다.

둘은 토요일은 오전에, 일요일은 안 사장 부부가 교회를 가야하기 때문에 오후에 플레이를

했는데 둘이 함께 있던 예약에서 박 사장이 이름을 뺐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쩐지 얼마 전부터 박 사장이 일요일에도 아침에 치기 시작하며 안 사장과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와 Eric의 관계보다 더 좋지 않아 서로 처다 보지도 않는 데 오늘은 우연히

이 호덕의 Tee time에 나를 비롯해서 셋이 Join하게 된 거다.

안 사장의 설명이 그렇다는 거고 내가 알고 있는 박 사장은 삐친다고 그렇게 등 돌리거나

하는 사람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또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박 사장은 나와 사이가 별로인 Eric과 잘 어울리며 간간이 이제 매치플레이를 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지만 여전히 계속하고 있고 나와 안 사장이 잘 어울리지 않는 기간에도 안 사장과도

티격태격 하면서도 매치플레이를 계속하며 나름 좋은 관계를 잘 유지하는 듯 보였다.

대체적으로 싫은 건 싫다고 하는 직설적이 나와는 다르게 싫어도 그냥 꾹 참으며 이쪽저쪽

붙으면서 실속을 차리는 느낌이 드는 조금은 영악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그에게 좋은 인상을 가진 나는 사회성이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어 있는 게

분명한데 안 사장과 그런 일로 등을 돌렸다는 게 충분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

하지만 박 사장은 입을 꾹 다물고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 그 또한 참는 건가?

암튼 둘의 관계가 그렇지만 각자 나를 대하는 것은 달라진 것 없고 특히 안 사장은

동갑이라는 동질성 때문에 그런지 아님 박 사장에게 우리가 가까움을 보여주려고 그러는지

모르지만 나에게 더욱 친근감 있음을 표현하는 농담 혹은 말이 많아졌다.

 

내가 오늘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요즘 명상에서 하고 있는 자존감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Eric은 자존감이 거의 없는 사람처럼 보이고 안 사장은 있는 척 하려는 사람

나는 없던 자존감을 명상으로 인해 잘 다듬어가고 있는 사람이지만 박 사장은 나름

자존감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되었는데 만일 안 사장이 말하는 게 사실이라면

그 또한 포장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내 판단이나 설명이 틀릴 수도 있고 또 틀리기를 바라지만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내 가치를 정립하는 명상을 잘 하고 있다는 칭찬을 나에게 해 주는 것이다.

 

세상살이를 다양하게 했고 나이가 들고 책을 많이 읽으면서도 진정한 인격이라는 게

절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고 나름 그에 필요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조금은 이해가 된다.

오늘 하루도 그러한 가르침을 새기며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