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첩기행 5 - 김병종 지음
1997년 이영애와 최민수 주연의 영화 [인샬라]
그 영화 무대가 알제리의 타마란셋이다.
영화의 줄거리를 보면 1988년 8월 미국 유학생 여주인공 이향은 유학생 친구들과
사하라 여행길에 올라 간 곳이 알제리의 타마란셋이라는 도시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도시 ‘타마란셋’은 가고 싶으면 언제든 갈 수 있는 곳?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알제리 자체가 사회주의 국가라 공항에 도착하면 입국심사와 도심으로 들어갈라 치면
수시로 마주치는 검문소는 쉽게 경험하지 못했던 조금 과하게 표현하면 살벌한 국가다.
알제리의 수도 알제리아에서 타마란셋은 대형 비행기로도 몇 시간 날아야 맞이할 수 있는
곳(족히 3시간은 갔던 것 같다)으로 사하라 한 복판의 가장 큰 도시다.
나는 2015년 말에 그곳에 갔었는데 영화의 무대인 1988년이라면 지금보다 훨씬 더
열악하고 가기 힘들었던 곳이었을 게 분명하다.
왜 책 후기를 쓰며 책에는 나오지도 않는 도시를 거론했느냐?
바로 이 책의 후면에 있는 한 문장 때문이고 그로인해 이 책을 꼼꼼히 읽었기에 그렇다.
“북아프리카, 사소한 일상의 기쁨과 슬픔
아니, 살아 있다는 그 자체가 찬란한 기적임을 알게 하는 곳.“
비행기가 없었더라면 가려고 시도도 못했을 것 같던 곳 타마란셋에도
사람들이 웃고 떠들고 있음에 살아있다는 그 자체가 찬란한 기적임을 체험하게 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생에 최악의 조건과 혹독한 여행 속에서도 아름다움으로 각인 된
추억을 되짚어 보게 되었음이다.
물론 지금도 차고 있는 타마란셋에서 선물로 받은 은팔찌를 수시로 보면서 말이다.
나는 알제리만 대여섯 번은 갔던 것 같고 알베르 카뮈의 비석이 있는 티파자도 두세 번이나
갔으며 카뮈 비석의 곳곳을 돌로 뭉개 알아볼 수 없도록 한 것이 알제리 사람들이
카뮈에 대한 반감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보았다.
그러함에도 이 책 [화첩기행]을 읽으며 튀니지와 모로코고 가 보고 싶다는
그래서 정말 북아프리카는 백색의 아름다움을 내 추억에는 물론 카메라에도 담고 싶다.
책의 본문에 있으며 겉표지에 소개한 글
‘이제 여행은 끝났다. 그러나 아직도 그 황홀한 풍경들은 잔상으로 눈앞에 남아 간단없이
떠오른다. 떠오르는 풍경들을 화폭에 담아내는 바로 그 순간부터 내 마음의여행은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에서와 같이 말이다.
조용히 읊조려본다.
“인샬라!”
어제 대상포진예방주사 2차를 맞고 몸이 힘들어하기에 오늘은 집에서 쉬면서 책을 읽었다.
책을 읽고 나면 시야가 흐려지고 어지러움까지 있어 두세 달 쉬다가 생일선물로 한국에서
도착한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해 아프다는 핑계로 침대에 뒹굴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그리곤 눈을 감고 쏟아질 듯한 별을 이불삼아 겪었던 사하라를 그리며 여행을 꿈꾼다.
November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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