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2146일째 2021년 5월 5일(수) 애틀랜타/대체로 맑음
“박 사장도 TV나 영화를 보다가 눈물이 나요?”
“네. 사장님도 그러세요?”
“네. 박 사장도 그렇구나.”
“TV보다 눈물 흘리면 와이프가 보곤 웃긴다고 해요.”
“노래를 듣다가도 눈물이 나요?”
“아니요. 저는 거기까지는 아닙니다. 사장님은 음악 듣다가도 눈물이 나세요?”
“네. 내가 요새 남도창과 판소리 같은 것에 꽂혔거든요.”
“그러세요?”
“창이나 판소리 같은 걸 들으면서 가끔은 시를 읽는데 그게 맞아떨어질 때 눈물이 납니다.”
“저는 창이나 판소리 같은 음악 보단 클래식을 듣습니다.”
“클래식을 듣다가도 눈물이 나곤 하는 데, 최근에 듣는 창을 들으며 승무를 읽는데
어찌나 마음이 울컥 하던지...
그 부분 있잖아요.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에서
삶의 번뇌가 얼마나 불필요한 것이냐는 뜻 같아서 뭉클, 뭉클...“
실은 노 혜경의 살풀이를 들으며 자꾸 승무를 떠올리곤 하는 데
시를 다 외우지 못해 인터넷으로 찾아보곤 음악과 어우러져 읽는데 한 참을 푹 빠졌었다.
승무(僧舞) -조 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니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자동차에서 운동을 갈 때,
그리고 집으로 내려올 때 음악을 들으며 가끔은 팔을 들어 춤사위를 넣었다.
오늘은 박 사장과 둘이 걸었는데 어제 내렸던 많은 비 때문에
코스가 젖어 있었지만 햇살이 강하지 않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걷기에는 최적의 날씨여서 더욱 즐겁게 잘 놀았다.
오늘 하루도 잘 보내고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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