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한여름의 방정식 - 히가시노 게이고

송삿갓 2014. 7. 8. 00:06

한여름의 방정식 - 히가시노 게이고

 

이것은 사고인가, 살인인가?

 

여름바다, 불꽃놀이, 소년과 천재 과학자,

그리고······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위의 내용은 책 표지 혹은 이 책의 홍보물에 있는 내용이다.

추리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추리나 미스터리 분야의 일본소설은 처음 접하는 것 같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쓴 설국을 오래 전(아마도 대학시절)에 읽었고 무라카미 하루끼의 상실의 시대등을 읽은 적은 있지만 추리나 미스터리 하고는 먼 분야의 소설이었다.

 

소설은 사업을 위해 집을 떠나야 하는 부모가 초등학생인 아들을 바닷가에서 여관을 하는 고모네 집에 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기차 안에서 우연히 대학의 물리학 교수를 만난다. 그 물리학 교수는 해저개발을 하려는 정부단체의 초청으로 초등학생과 같은 방향의 기차를 타게 되었고 초청 기관에서 제공한 호텔을 거부하고 초등학생의 소개로 같은 여관에 투숙 한다. 그리고 대학교수와 같은 회의에 참석하려는 전직 경찰관이었던 또 한명의 손님이 같은 여관에 투숙한다.

 

도착하여 첫 회의가 있었고 초등학생의 고모 딸, 그러니까 사촌은 해양개발을 저지하려는 주민의 대표로 참석하였고 그곳에서 대학교수, 전직 경찰이 조우하게 된다. 첫 회의가 끝난 그날 저녁 초등학생은 고모부와 불꽃놀이를 하고 고모와 대학교수는 여관 인근 바에서 술을 마시고 다음 날 아침 전직 경찰관은 바닷가 방파제에서 단순 추락사를 가장한 변사체로 발견된다.

 

대학교수는 사건을 풀기 위해 조용히 움직이고 단순 추락사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죽은 후 옮겨 진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범인의 끈을 잡고 갈수록 초등학생의 고모네 가정의 과거가 밝혀지고 초등학생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이 밝혀진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일본 경찰의 상하관계가 내가 알고 있는 것 보다 더욱 경직되었고 철저한 상하복종관계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일본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교육열이나 방식이 한국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부모가 자식에게, 연인관계를 추구하는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말 잊지마, 너는 절대 혼자가 아니야.”라는 대화에서 혈육관계의 정 내지는 책임감, 잘못에 대한 죄책감 또한 한국의 방식과 그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광범위하고 화려한 전개까지는 구성과 짜임새가 참 좋았고 그로 인해 실마리가 어떻게 풀려갈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손에서 책을 떼지 않도록 이끄는 충분한 매력이 있었다. 하지만 끝으로 갈수록 지구력이 약해 힘이 떨어져 힘을 잃어가는 운동선수 같이 조금씩 맥이 풀리는 듯한 느낌에 조금만 더 하며 매달렸지만 시작만큼 탄탄한 구성의 반전으로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니 어쩌면 아가사 크리스티나 템테이션의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 같은 대작가의 소설을 많이 읽으면서 눈높이가 달라졌거나 일본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오는 아쉬움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럼에도 끝까지 흥미롭게 읽도록 한 것에는 충분한 가치와 즐거움이 있다는 것으로 책의 후기를 맺는다.

 

July 5,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