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2255일째 2021년 8월 22일(일) 애틀랜타/흐림, 오후에 소나기, 저녁/맑음
“지하실 내려가다 다리에 힘이 없어 그랬는지 넘어져서 꼬리뼈를 다쳤어요..”
“에궁, 꼬리뼈 약한데 뼈가 부러진 건 아니고?”
“뼈가 부러졌으면 참지 못할 정도로 아플 텐데 걸을 때는 덜 한 걸 보면
근육이 다친 것 같아요.“
“그래 얼마나 불편해?”
“잘 모르다가 금요일에 치코피에서 가트를 타고 골프를 하는 데 바닥이 덜컹거리니
엄청 아프더라고요.“
“정말 고생이 많겠네.”
“그런데 넘어져 다쳤을 때 어찌나 서럽던지 참 슬프더라고요.”
그 마음 조금은 알 것 같다.
허리 아플 때 멀쩡하게 걷는 다른 사람들 볼 때 느끼는 자괴감 같은 거...
하지만 그는 집에 와이프가 있음에도 도움이 되질 않으니 더욱 서러웠던 게다.
오늘 골프는 박 사장과 Eric, 그리고 Mr. Shinn 등 넷이 시작했는데
박 사장은 꼬리뼈가 아파 힘들다며 9홀만 마치고 들어갔다.
박 사장 없이 Eric과 골프를 한 게 얼마만인가?
아마도 1년 반도 넘은 것 같은데 조금은 어색할 수도 있었겠지만 Mr. Shinn이 있는 게
다행이다 싶었는데 그건 완전 착각이란 걸 느끼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넷이 치면서도 Eric은 Mr. Shinn과 대화가 된다는 듯이 수다가 많았는데
박 사장이 빠지고 나니 나에게 보란 듯 아님 왕따라도 시키려는 듯 더욱 말이 많아졌고
거의 매 문장마다 "F"가 들어가는 욕을 섞어가며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수다를 떨었다.
수다야 그렇다 치고 끝없이 욕을 하는 그를 보며 들었던 생각
‘참 안쓰럽다. 자기의 존재를, 아니 과시를 저렇게 하고 싶은 건가?
교양이 없어도 참 없는 것을 지나 쌍스럽다.“였다.
본인은 그런 줄도 모르고 에스컬레이터 올라가듯 목소리와 말수, 그러니 당연히 욕도 폭주.....
듣고 있자니 가관이었지만 그냥 모른척하며 내 플레이에 집중하는 데
그는 7번 홀(Meadows)을 마치고 Mr. Sinn과 인사까지 하며 집으로 가고
나와 Mr. Sinn 둘이 나머지 두 홀을 마쳤다.
집으로 향하면서 오염된 귀와 마음을 씻어내려는 듯 음악을 크게 틀고 운전하는 데
음악에 운치를 더하려는 듯 간간이 소나기가 내리며 차창을 두드렸다.
집에 도착해서도 한두 차례 소나기가 더 내리더니 오후로 갈수록 햇살이 강해지며
건너편 숲의 녹음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오전에 잘 놀고 돌아온 나는 일상적인 일요일 오후를 보내다 저녁을 먹고는 쉬다 마무리....
오늘도 잘 보낸 하루였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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