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삿갓 골프 이야기

챔프의 귀환

송삿갓 2014. 8. 23. 10:55

 챔프의 귀환

 이번 글의 제목은 약간은 도발적이고 건방지게 하고 싶어 챔프의 귀환이라 하였다. 이유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이유 없이 반항하는 사춘기 소년 같은 마음이던 무엇이든 떼로 해결하려고 하는 미운 다섯 살의 꼬마 같은 마음이던 그렇게 하고 싶다.

지난 1년 동안 겪어 온 것에 대한 분풀이 일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지난 1년 클럽 토너먼트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일부 토너먼트는 최악이었다. 특히 지난 7월의 토너먼트의 마지막 날에는 근 몇 년 동안 없었던 최악의 스코어로 경계의 대상에서 제외 될 위기에 처하기도 하였다.

 

 이번 대회는 클럽 챔피언십으로 개인전의 거의 마지막 대회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년 말에 있는 ‘Plyer of the Year'에 나갈 확률이 거의 없어지는 정도의 좋지 않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핸디를 적용하지 않고 자신의 스코어를 그대로 적용하여 순위를 정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희박하였다.

 

 첫째 날 결과는 1위에 5타 뒤진 5위의 성적으로 마쳤다. 2위는 1위에 3, 공동 3위는 1위에 4타가 뒤져 있어 1위는 못하더라도 3~4위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였다. 마지막 날 1~3위가 경쟁을 하는 챔피언 조에 들어가지 않은 것에 2위 그룹에서 조금 편하게 하고 1위 그룹에서 누군가는 망치게 되면 어쩌면 2위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였다. 6위와는 5타 차로 내가 크게 실수 하지 않는 한 5위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는 다는 것도 다소 안심하는 이유 중의 하나였다.

 

 지난 7월 대회에서 1일차를 마쳤을 때 1위와 3타를 뒤진 3위였다. 지난 1년 동안 겪어 온 아픔 때문에 자신감을 많이 잃은듯하여 토너먼트가 있기 전 연습 게임을 하면서 자신감을 갖자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하면서 연습하였고 토너먼트 첫째 날 역시 다른 것 모두 치우고 자신감을 되 뇌이면서 게임을 한 결과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마쳤기 때문에 마지막 날 역시 자신감만을 주문하며 게임에 임하였다. 하지만 두 번째 홀(3)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자신감은 상실되어 6오버 9타를 치면서 무너져 전반 내내 안간힘을 썼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9홀을 마쳤다. 그리고 후반에 회복하는 듯 하다가 주저앉아 결국은 101타라는 최악의 스코어로 대회를 마쳤고 거의 꼴지에 이름을 올렸다. 잘 되지 않아 레이 업으로 하려 해도 그 마저 엉뚱한 실수로 이어져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으로 대회를 마쳤었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생각하며 원인이 무엇일까를 점검하면서 자신감 말고 중요한 것이 틀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물론 팔과 어깨, 무릎이 아파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 있었지만 여름이 되면서 지친 듯 샷을 반복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스윙스피드가 느려져 굳어 버렸다. 정확하게 스윙스피드를 잰 것은 아니지만 의식적으로 조금 빠르게 스윙을 하다 보니 원하는 곳에 가는 횟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물론 느려진 스피드를 올리느라 급해진 스윙 덕에 엉뚱한 실수도 연발하였지만 통증으로 연습을 많이 할 수는 없었지만 조금씩 방향을 잡아가는 것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왼쪽 팔꿈치의 엘보와 어깨 통증이 연습을 발목을 잡았다. 직업 골퍼도 아닌데 무리 하다가 문제가 생겨 일도 하지 못하면 골프나 일, 모두를 잃을 수 있었기 때문에 연습을 많이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잦아지고 심해지는 무릎의 통증이 연습을 길을 막았다. 조심하면서 샷 하나에 정성을 들여 연습을 하면서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조금씩 자신감도 생겼다.

 

 이번 대회 클럽 챔피언의 첫째 날 전반 9홀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실수와 문제가 생기는 것이 있어 스코어가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개선 된 것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후반 9에 큰 실수 없이 끝낸 덕에 전반의 실수를 만회하면서 5위라는 성적으로 첫째 날을 마쳤고 3~4위정도, 좋으면 2위까지도 넘볼 수 있는 기대를 하면서 마지막 날을 기다렸다.

 마지막 날 첫 홀(4)에서 위기를 맞이하였지만 잘 넘기고 두 번째 홀에 섰다. 지난 대회에서 벙커에 빠뜨려 6오버 9이라는 참담한 스코어로 전의를 상실케 했던 홀이다. 지난 대회에 티샷이 짧아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이번 대회는 아예 길게 샷 하기로 마음먹었다. 핀은 왼쪽 중간인데 티샷은 오른쪽을 조금 흘러 길게 떨어진다. 하지만 온 그린, 파는 무난 할 것으로 생각하고 신중하게 퍼팅을 한 볼이 홀에 덜커덩 하고 들어가면서 오른 주먹을 불끈 쥐고 예스하며 절로 소리가 쳐진다. 그리고 자신감이 급상승한다.

중간 중간에 실수가 있었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고 돌아가자고 레이 업을 하면 거의 원하는 대로 마무리 한다. 그리고 끝낸 결과가 첫날 보다 3타를 적게 치며 2위 그룹 2명을 앞선다. 이변이 없는 한 적어도 4위는 확보한 샘이고 3위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한다.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고 샤워 룸에 뛰어 들어 상쾌하게 샤워를 하면서 “2위를 했으면 좋겠다라는 기대에 부푼다. 그렇게 샤워를 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혹시 공동 1위가 되어 플레이 오프를 하는 것 아니야? 그런데 내가 샤워를 하고 있어 찾지 못하면 기회를 잃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에 미치자 마음이 조급해 진다. “골프가방도 차에 실었고 샤워가지 해서 몸이 다 풀렸는데 진짜 플레이오프를 하면 어쩌지?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그래도 몰라하는 갈등이 마음을 더욱 조급하게 하여 빠르게 샤워를 마치고 스코어보드 있는 곳을 가니 막 집계를 끝내고 내 이름에 동그라미를 치려다 나를 발견하고는 "Hi, Champ. Congratulation" 하면서 이어 "Welcome, back to Champ"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 드디어 해냈다. 나는 종이호랑이는 아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스윙스피드를 올린 것, 그리고 우연히 신게 된 가벼운 골프화가 이번 대회에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다시 깨달은 것, 자신감 만 으로는 안 된다. 몸이 만들어 지는 것과 병행되어야 한다.

 

August 17, 2014 Club Championship을 마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