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삿갓 골프 이야기

송삿갓의 골프를 즐기는 두 번째 이야기 - 잊을 것은 빨리 잊자

송삿갓 2014. 8. 27. 22:40

 “잊을 것은 빨리 잊자

 가끔 이런 농담을 한다.

 “골프 잘되는 이유 10가지가 있으면 안 되는 이유는 만 가지다

 골프가 이유 없이 잘 안 되는 날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리게 된다. 그래서 뭐가 문제인지 자꾸 생각하고 이렇게 저렇게 바꿔서 해 보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급기야는 이웃집 잘 못 만나면 18홀이 망가진다고 하며 같이 라운딩하는 사람 잘 못 만났다고 생각하며 그 사람이 잘 칠 경우 더 배가 아파 내가 더 안 돼서 들뜬 마음으로 시작한 골프가 스트레스 잔뜩 받고 짜증나고 기분 망치는 하루가 된다.

 

 그런데 어떤 날을 그냥 잘된다. 드라이버를 이렇게 해도 아니면 폼을 약간 바꿔도 그림같이 볼이 날아간다. 그리고 한 번 실수해도 금방 복구되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음미해 보면 정말 기분이 좋고 아무에게나 자랑하고 싶은 날이 있다.

 

 이 두 날의 차이는 무엇일까? 역시 경우의 수가 만 가지도 넘겠지만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기억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잘 안 되는 날은 머리가 오래 기억하고 잘되는 날은 몸이 오래 기억한다고 정의 하고 싶다. 드라이버 Shot이 잘 안 되었으면 세컨샷을 하면서도 드라이버샷에 무엇에 문제가 있었는지 생각하고 그러면 세컨샷도 망친다. 그러면 칩샷을 하면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드라이버샷과 세컨샷 두 가지로 늘게 되어 칩샷을 당연히 또 실수를 한다. 퍼팅을 하면서 지난 모든 Shot의 잘 못을 찾느라 퍼팅에 집중하지 못한다.

 

 사람이기에 당연한 절차로 진행되고 그러기에 골프다. 그런데 프로 선수들의 행동을 보면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잘 안 되면 한 번 화를 내거나 이상한 행동을 보이고 금방 평온을 찾고 다음 Shot에만 집중을 한다. 우리가 프로가 아니기에 그리고 일반 사람이기에 당연하다고 잊지 못하고 정신에 거기에 끌려간다면 몸의 기억력은 흩으러 지게 마련이고 전체를 망치게 된다.

 

 언젠가 골프가 슬럼프에 빠져 있던 어느 하루 플레이가 끝나고 정리 하는 중 나이 드신 한 분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미스터 송, 당신 골프 망쳤어. ? 자꾸 지난 홀에 발목을 잡히시나?”

 연습도 충분히 하고 연습장에서는 정말 잘 날아가는데 플레이만 하면 잘 안 되는 이유를 그 분이 알려주신 거다. 그 뒤로 골프를 치는 중에 잘 못된 플레이는 빨리 잊고 앞에 있는 상황에만 집중하는 연습을 하고 그것을 유지한다. 잘 치는 골프는 아니지만 그런 뒤 골프가 더 즐거워졌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야기 한다. “저 친구에게는 구찌가 통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