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메 이야기

아침에

송삿갓 2014. 9. 21. 21:24

 사경을 헤매다 정신을 차리고 갑자기 눈을 뜨듯 눈이 떠졌다. 시계를 보니 일어나지 않고 조금 더 미적거려도 되는 시간이다. ‘조금 더 자도 되겠는 것하면서도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킨다. 몸과 마음이 조금은 피곤함에 요즘 생활의 나를 돌이켜 보게 한다.

최근 몇 넌 간 많이 해 보지 않던 생활이 잦아 졌다. 밤늦게 까지 누군가를 만나고 시간에 늦어지고 있음에도 시계를 본다거나 집에 가야 한다는 생각을 아예 접어버리기도 한다. 때로는 12시 가까이 모임의 일을 하면서 잠자리로 가는 시각을 늦추기도 한다. 아침에 피곤함으로 입안이 잔가시 덩어리의 뭔가를 물고 있듯 얼얼한 경험도 조금씩 늘어간다.

 혼자 살면서 스스로 정해 놓은 생활의 규칙을 벗어나거나 나태해 지는 것은 아닌지? 말실수를 하지는 않았는지.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다르지는 않은지 곱씹어 본다. 최근 몇 주의 생활에서 그럴 조짐은 보이지 않은 것에 다행이라는 자위를 해 본다. 그리 경사가 심하지 않은 해수욕장에서 무릎 깊이의 물에서 먼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손이 차가와 짐을 느끼고서야 밀물로 인해 허리춤에 물이 차오른 것을 느끼는 것과 같이 내 자신의 방황의 늪으로 빠지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혼자라는 외로움과 고독을 억지로 밀어내기 위해 내 자신을 혹사 시키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 보고 또 깊이 생각해 본다.

 그러고 있노라니 내가 하는 것을 격려하고 함께 해 주는 모임의 동료들, 작은 콩 하나라도 반씩 나누어 주려 하는 이웃 혹여나 건강을 해칠까 염려해 주는 선·후배 특히나 좋은 이야기를 허심탄회 하게 이야기 하는 친구 등의 머지않은 추억에 모습에 마음이 포근해 지면서 즐거웠던 마음이 살아난다. 사람을 만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밤을 밝히는 가로등을 보며 잠시 느기는 외로움과 허전함도 내 작은 즐거움으로 생각하고 간직하지 않았던가. 이른 아침 멀리서 보이는 불빛으로 자신의 존재를 나타내전 마천루가 밝게 떠오른 태양에 어둠은 가려지고 건물들이 자신의 색깔과 위용을 들어낸다. 그런 태양 빛이 내 눈을, 내 마음을 뜨게 한다. 기지개를 켜고 세상으로 갈 준비를 한다. 그래 나는 오늘도 잘 살고 있는 거야, 그런 내 자신을 믿고 외친다.

 가자! 세상으로!!!

 September 21, 2014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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