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2648일째 2022년 9월 19일(월) 애틀랜타/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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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움과 조급증
어떤 날 골프장으로 가기위해 I-85를 달리면서
자동차의 속도를 77마일로 세팅을 하고는 도착할 때까지 누군가를 추월하지 않고
누군가 나를 추월하려해도 그냥 내 속도로 가기로 작정을 한다.
초반 몇 분, 혹은 다른 차들이 옆을 달리거나 끼어들지 않으면 그 마음을 유지한다.
그러다 어떤 차가 추월해 내 앞길에 들어와 브레이크를 밟아 내 차 속도를 늦추면
‘못 끼어들게 할 걸 그랬나?’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고
앞에 가던 자동차의 앞에 가로구치는 게 없음에도 느릿하게 가고 있으면
추월하고픈 마음이 들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그런 일이 있어도 이미 작정한 마음을 유지하다가
비슷한 일이 몇 번 반복되면 작정의 마음이 흔들리다가
어느 순간에 나도 모르게 옆 차선으로 이동해 추월하거나
끼어들으려 하는 자동차와 속도를 맞춰 달리며 추월을 허용하지 않는다.
평정심을 잃는 순간을 느끼는 경우가 있지만 때론 깨지는 것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그러는 경우도 있다.
그러고는 ‘오늘도 또 조급증에 졌네.’ 혹은 ‘여유를 잃었네.’라며
‘아직도 수양이 더 필요한 게 확실해.’라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다른 한 편으로는 코로나 이후로 명상을 하면서 느낀 게 적지 않아
내가 조급증이 일고 여유로움을 갖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을 다행으로 다독인다.
올 들어 혼자 살고 있는 것에 대한 이상 징후를 감지한다.
전에는 혼자 지내는 것에 대해 불만족이나 불안감이 1도 없고
잘 살고 있는 것에 오히려 누리고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있었다.
물론 지금 같은 생활이 끝이 정해져 있기에 그 날을 기다리는 마음을 누리고 즐기기도 했다.
그런데 나이든 부부가 잘 어울리며 조금씩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부러워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부러운 마음이 스멀스멀 들기도 한다.
전기온 선생부부나 최근 들어 몇 번 어울리는 임창재 부부를 보며
그냥 아무렇지 않게 느끼며 같이 하다가 집으로 향하는 자동차 안에서
또는 집에 도착해 어느 순간에 혼자라는 걸 짙게 느끼다 어쩌면 부러움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을 곱씹어보곤 한다.
전과 달라진 상황은 하나도 없고 이제는 1년여 만 지나면 나도 그럴 수 있다는 게 확실한데
공허함에 허우적이는 것 같은 마음을 도저히 모르겠다.
어쩌면 잘 달리다가 결승점이 다가오면 잘 달렸다며 턱 하고 마음이 놓이면서
밀려드는 허탈함 같은 거, 아님 결승점을 지나면서 달라지는 환경에 대한 불안감인가?
때문인지 요즘 많이 생각하게 하는 단어가 ‘버티기’다.
이제 조금만 더, 몇 발자국만 더 가면 되니까 조금만 더 버텨보자 인가?
이상하거나 나쁜 의미가 아니라 안도의 허탈함 같은 것 말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살아왔기 때문에 알고 있는 것과
앞으로 살아야 할 미지의 불확실성에 대한 중간에서 느끼는 부담 같은 것 때문 일지도...
그러함에도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기에 헤쳐 나가고 잘 모르면 연구하고 노력해서
해결해왔던 것처럼 살아 갈 수 있다는 막연한 자신감 앞에 느끼는 불완전함일지도...
그도 아님 지금까지 늘 살아왔던 것과 다르지 않은 데 나이 때문이 깊어지는 생각일지도...
일단 나 자신을 믿어보고 맡겨보자는 방향으로 마음을 다져본다.
오늘 오후 Costco에 Flu shot이 예약을 했다.
예약 이후 코로나백신도 같이 맞을 수 있다는 정보에 예약을 바꿔보려고 했지만
잘 되지를 않아 일단 Flu shot만 맞는 걸로 정하고 점심을 먹은 후 Costco로 갔다.
줄을 서서 기다렸다 차례가 되어 접수를 하면서
“혹시 코로나백신도 추가 할 수 있느냐?“ 물으니
모더나는 없고 화이자는 가능하다기에 “뭐면 어때?”라며 같이 맞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대신 코로나 백신 접종 카드는 나중에 가지고 오면 기록해 준다기에 오케이....
그리고 왼쪽 어깨에 Flu, 오른쪽 어깨에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집에 도착해 바로 타이레놀부터 먹었다.
지난 4차 때 억지로 버티며 끙끙 앓다가 아해의 일침에 타이레놀을 먹었던 기억이 있기에
오늘은 미리 먹고 샤워를 하고는 오후를 푹 쉬면서 보냈다.
오후로 갈수록 두 가지의 주사와 타이레놀의 영향으로 몸살기운이 있는데 견딜 만 하다는
그 중간 어딘가의 약간 어지럽고 쿡쿡 쑤시는 그런 상태고
입안은 텁텁해 결국 칫솔질로 잇몸에 자극을 주면서 견디는 일도 했다.
자꾸 졸음이 쏟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힘은 몸을 위해 잘 먹어야 한다는 의지에 닭곰탕과 해산물볶음을 데우고
호박나물볶음을 해서 김치와 함께 상을 차려서 저녁을 먹었다.
딸기와 카모마일로 후식, 그리고 쉬면서 저녁 시간을 보내다 오늘을 마무리한다.
오늘 코로나백신과 Flu Shot 맞은 것에 감사하고
잘 쉬면서 몸을 달랜 것에 감사하며
아해와 통화를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Carpe Diem**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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