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655일째 2022년 9월 26일(월)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22. 9. 27. 10:38

천일여행 2655일째 2022926() 애틀랜타/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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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표현이 적절할까?

밤새 앓았다고 해야 하나

아님 부대꼈다는 게 맞나?

어제 저녁 컨디션이 영 좋지 않아 약을 먹고 다른 날보다 조금 이르게 잠자리에 들었는데

초반에 한두 시간정도는 잠을 잔 건 맞는 데 이후에는 자다 깨기를 반복하면서 한 번 깨면

한 참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버둥거리다 어느 순간에 잠드는 듯싶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깨는 데 그 이유는 몸이 심하게 아픈 건 아닌데 많이 불편해서 그랬던 거였다.

정확하진 않지만 느낌으로는 잔 시간보다 깨어있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았는데

4시를 훌쩍 지난 어느 시점에 골아 떨어져 팔목의 시계에 진동이 느껴져 번뜩 잠을 깼는데

일어나야 할 시각보다 20분이 지나서였다.

 

비몽사몽간에 허둥지둥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임 사장이 자기 부부와 처남이 스톤마운틴 골프장 예약이 되어있는데

한 자리 비었으니 나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기에 월요일임에도 골프장으로 향했다.

골프장으로 가는 자동차 안에서도 정신이 몽롱했고 몸은 힘들어 늘어져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건가?’하는 생각을 하며 도착했다.

도착하기 얼마 직전 원래 8tee time이었는데 30분 늦어진다는 연락이 왔다는

메시지가 임 사장으로부터 도착, ‘미리 알았더라면 조금 덜 서둘렀을 텐데...‘라는 불평을

하려다 천천히 온들 뭐가 달라졌겠어?‘라는 마음으로 나를 다독였다.

 

초반 몇 홀은 몸도 마음도 안 좋은 데 같이 카트를 탄 임 사장이 (임 사장 처남과 와이프 등

남매가 한 카트를 탔다.) 우왕좌왕하며 어수선해 더욱 혼란스러웠다.

그러다보니 그의 껄렁껄렁하는 게 오늘따라 더 거슬렸다.

그럼에도 어쩌랴, 수시로 친구인데 좀 봐줘라.”하는 되도 않는 투정에

대충 참고 넘어가자.’며 마음을 꾹꾹 눌렀다.

 

다행이 시간이 지날수록 몸과 마음이 안정을 찾았고 좋은 날씨를 만끽하며 잘 놀았다.

임 사장 일행은 집에 장모가 혼자 기다리고 있어 오늘은 점심을 같이 못하고 간다기에

나도 잘 되었다 싶어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는 샤워, 그리고 명상을 하며 잠시 쉬었더니

몸이 제법 회복되어 채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지난 금요일에 가려던 변호사사무실 가는 일이 오늘 오후로 약속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지난 한 참 동안 변호사가 연락이 되지를 않아 궁금 플러스 걱정이 많았었고

오늘 약속에 가면서도 혹시 변호사 자격 정지를 먹은 건가?‘라는 생각까지 했다.

사무실에 도착해 메일 박스를 보는 순간 변호사에게는 아무런 일이 없었음을 직감한 건

어딘가로 내보내는 봉투가 잔뜩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내를 받고 잠시 기다리니 변호사 등장, ~~ 멀쩡하고 태연하고 아무렇지도 않았다.

내가 화난 표정으로 "What's wrong?"라고 하니 "Nothing wrong."이란 대답이

얄밉고 황당했고 싸우고 싶어졌다.

그런데 왜 이메일이나 텍스트 메시지를 씹고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느냐고 따지니

너무 바빠서 그랬다며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한다.

몇 번이고 미안하다는 말만 하는 데 더 따지고 들 수가 없어 진행상황을 물어보니

상대측에서 너무 터무니없는 회사 Value를 제시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회신을 했더니

그냥 중재하자는 말만 되풀이하며 Value를 보내지 않아 기다리고 있었단다.

그럼 그런 사실만이라도 알려주지 그랬느냐고 따져 물었더니 너무 터무니없어 나에게

알리지 않았고 기왕에 만났으니 이번 주 수요일이나 목요일까지 LawsuitFile하고

자료들을 제출하라고 도촉할 예정이란다.

그렇게 미팅을 하고 집으로 향하는 자동차 안 10여일 넘게 마음 고생한 것에 비하면 너무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 갑자기 공허함이 밀려와 서글픈 마음까지 들었다.

 

콩나물을 삶아 무쳤다.

연어머리를 굽고 호박을 삶고 미역국을 데워 양상치쌈 등과 함께 저녁을 잘 먹었다.

아까 낮에의 서글픈 마음은 잘 달래졌고 또 사람이 하는 일이니 잘 해결해 나갈

거라는 다짐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 하루도 운동 잘 한 것에 감사하고

변호사 사무실에 다녀 온 것도 감사하며

아해의 모닝콜에 특별히 감사한다.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Carpe Diem**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