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669일째 2022년 10월 10일(월) 애틀랜타/맑음

송삿갓 2022. 10. 11. 10:15

천일여행 2669일째 20221010() 애틀랜타/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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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했어?“

아니, 어디?”

집이야?”

. 집이야.”

오늘은 그냥 집에 있어?”

, 아무 것도 없어.”

그런데 왜 그렇게 일찍 일어났어?”

어머님과 통화하려고. 보통은 일요일 저녁에 통화하는 데

어제 늦게 들어왔잖아.“

 

오늘 아침 아해와 통화하면서 나눴던 대화다.

그렇다. 오늘은 월요일이고 오랜 만에 아무런 일정이 없는, 그래서 집에서 머물 예정이다.

어제 저녁 늦게 들어와 어머님과 통화를 못해 일찍 일어난 건 맞는데

실은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어제 아침에 운동을 가면서, 그리고 저녁에 아해와 통화를 못했기에

오늘 아침에는 통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어머님과 통화는 어제 조금 늦었어도 통화를 할 수 있었지만

아해와는 그럴 수 없었기에 오늘 아침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였다.

최근 들어 통화를 하면서도 이야기할 내용이 줄어들어 그런지 부쩍 주고받는 대화가 적다.

물론 아해가 비슷한 말 반복하는 걸 좋아하지 않기에 다른 말을 찾으려 하지만

뚜렷한 게 없다보니 전화가 연결되어도 이야기할 내용이 많지 않아 침묵연결이 늘었다.

그럴 때면 엄습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이 줄어든 건 아닐까?”하는 것다.

고무줄의 텐션이 줄어든 것 같은 마음 말이다.

뭔가 다른 대화거리를 찾으려 해도 내 일상이 너무도 단조롭다보니 비슷한 이야기 반복이

될 수밖에 없으니 말수가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느끼곤 한다.

그렇게 통화를 마치고나면 내 생각나는 화제가 있어 나누지 못한 걸 아쉬워하다가도

어쩌면 또 하나마나한 이야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도하곤 한다.

아니 또 어쩌면 나누지 못한 걸 하나마나한 이야기로 치부하며 안도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리고는 밀려드는 생각, ‘아해하고는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간절함이 일어난다.

서로가 입 꾹 닫고 같이 있으면서도 있는 둥 마는 둥 하는 의미 없고 재미없는 삶을

다시 살고 싶지는 않아서다.

때문에 침묵의 연결이라도 자꾸 통화를 하고 싶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다짐을 하고

오늘 아침에 굳이 일어나 통화를 한 것도 그러한 의지와 노력이다.

 

오전을 잘 보내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는 잠시 더 쉬다가 가자미와 무로 조림을 했다.

지난 번 무를 사다 놓고는 시간이 지나 못 먹게 될 것이 걱정되던 중

오늘 오전 쉬다가 생각해낸 게 조림이었다.

양파 반개를 썰어 바닥에 깔고는 그 위에 무, 그리고 무 위에 해동시킨 가자미를 올렸다.

버섯을 얇게 썰어 덮은 후 양념장을 위에 얹고 약한 불에 오래 조렸다.

무에 간장 양념이 충분히 베어 짙은 색이 될 때가지 졸였다.

곰탕을 데워 오이김치, 해초무침 등을 더해 상을 차려 잘 먹었다.

 

저녁을 먹고는 쉬는 데 꼭 몸살기운이 있는 것처럼 쑤시고 아픈 게 기분이 별로...

한기도 약간 들어 조금 이르게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오늘을 마무리한다.

 

오늘 하루 잘 보낸 것에 감사한다.

아해와 통화한 것에 감사하고

저녁을 잘 차려 먹은 것에도 감사한다.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Carpe Diem**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