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 이근후
50년 동안 정신과 의사로 살아온 작가가 은퇴이후에 느끼는 삶의 방식을 서술한 책이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 들고 그래서 노인이라는 말을 들어야 하지만 거부하고 싶은 것, 그게 사람의 삶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미 살아온 삶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얼마간 더 이어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남은 생을 잘 살기 위한 방법으로 이 책을 저술했다.
나이 들면 아프고 기억력이나 행동력이 떨어지고 그래서 쓸모없는 인간처럼 자신을 비하하거나 슬픔에 젖어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고 한다. ‘5년만 더 젊었다면?‘이라는 말로 지난 과거에 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고 안타까워 하지만 저자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재미있게 살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왜 외롭다고 말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글에 이런 부분이 있다. “사랑도 능력이다.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터득하고 학습하고 실천하면서 길러진다. 나이 들어 외롭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사랑하는 능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 아이 먹었다고 다른 사람에게 대접 받고 그가 내게 먼저 다가오기를 바란다면 점점 더 외로워질 뿐이다.”
여기서 사랑이라는 것은 물론 남녀 간의 사랑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불우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사랑, 자기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사랑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한다면 자신을 외롭지 않게 하기위하여 주변사람들을 사랑하고 이웃을 돕는 사랑도 가능할 것이다. 저자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배움을 실천하였다. 배움의 열정을 불사르기 위해 통신대학의 늦 깍기 학생이 되었지만 정신과 의사였기에 아님 교수였었기에 대우해 주려는 어린 동료 학생들에게 같은 학생이니 특별한 대우를 받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젊은 다른 학생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젊고 밝게 살아 자신을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을 사랑하면 주관이 세워진다고 설명하면서 타인과 세상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말하고 행동하며 누구와도 경쟁할 필요가 없고 내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진정으로 자신이 누구인지 알며 인생은 훨씬 쉬어진다고 설명한다. 이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기준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 또한 덧붙인다.
저자의 여러 가지 특이한 삶 중 한 가지가 한 지붕 아래서 삼대 열세명이 사는 것이다. 저자에게는 2남 2녀의 자녀가 있는데 모두가 한 지붕에서 살고 있다. 물론 쉽지 않았고 많은 고민을 토의를 거쳐 저자는 집터를 제공하고 자녀들이 공동 투자하여 집을 지어 한 지붕 아래 살게 된 것이다. 각자의 독립된 공간과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터부시 되는 시대에 아들 가족은 물론 출가한 딸의 가족들까지 한 지붕에서 산다는 것은 일반사람으로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부모의 손길을 벗어나는 것을 독립이라고 한다. 독립을 통해 우리는 나로 살아간다. 여기서 우리는 독립을 보통 집에서 나오는 것, 즉 물리적인 공간의 분리를 떠올린다. 아무래도 같은 공간에 있으면 부모의 영향을 받게 되고 의지하므로, 당연히 부모에게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꼭 부모와 떨어져 있어야만 독립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나는 부모와 장성한 자녀들이 같은 공간에 생활하면서도 각자 독립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서로에게 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새로운 가족공동체 모델을 만들어 보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서 미래사회는 대가족이 한 지붕 아래 산다고 예측했음을 소개하기도 한다. 바쁜 아들 딸 내외를 대신해서 할머니가 이른 아침 손자손녀들의 학교에 가는 것을 도와주는 공동체 생활에서도 한 지붕 아래에 있어 계단을 오르고 문만 열면 아들딸의 집이기는 하지만 전화로 물어 허락을 받고서야 방문할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같은 공간에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도 독립적인 삶을 재미 있게 사는 하나의 실천이다.
‘내 마음 속에는 아직도 철들지 않는 소년이 살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신은 실용적이고 자유분방한 생활‘을 한다고 주장한다. 하면서 저자는 ’우리는 모두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자유란 무엇인가. 단순하게는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 마음대로 하는 것이다.‘라며 남의 눈을 의식하여 자신 스스로를 옭아매거나 이런저런 핑계를 대지 말고 한번 실천해 보고 벗어나 보고 깨뜨려 보면 생각보다 간단하고 싶다고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세 가지 일은 증오를 사랑으로 갚는 것, 버려진 자를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자기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한다. ‘그때 나는 왜 그랬을까?’라며 후회하지 말라고 하면서 ‘과거는 과거다. 살아온 시간이 길수록, 몸이 바쁘지 않을수록 과거 속에 살기 쉽다. 제일 좋은 것은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이지만 완전히 잊기란 불가능 하다. 그렇다면 갖고 놀아라, 과거는 심심할 때 잠깐 불러내 가지고 노는 것쯤으로 생각하면 어떠한가.’라고 한다. 과거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미래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오늘을 살 뿐이므로 오늘에 충실하고 오늘을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재미있게 사는 가장 중요한 방법임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설명하는 말을 할 때 명심해야 할 열 가지를 소개로 책의 후기를 마친다.
첫째, 상스러운 말은 하지 마라. 욕이나 비하하는 말은 말 가운데 가장 낮은 하수다.
둘째, 상대가 제일 싫어하는 말은 절대 하지 마라. 누구나 정말 듣기 싫은 말이 있다. 그 말은 뇌관이다. 건드리면 폭발한다.
셋째, 남과 비교하는 말은 피하자. 세 살 먹은 아이부터 팔십 살 먹은 노인까지, 남과 비교하면 정말 기분 나쁘다.
넷째, 인격을 무시하는 말로 공격하지 마라. 자존심을 건드리면 관계를 회복하기 어렵다. 두고두고 원망만 들을 뿐이다.
다섯째, 상대 가족을 헐뜯지 마라. 본질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상대의 가족은 어떤 상황에서도 건드리지 마라.
여섯째, 폭탄선언은 제발 참아라. ‘우리 헤어져’, ‘이혼하자’, ‘사표 내야지’ 등 이런 이야기는 정말 마지막에 하는 말이다.
일곱째, 유머 있는 대하의 기술이 필요하다. 무슨 이야기든 심각할 필요는 없다.
여덟째, 분명한 말은 오해를 남기지 않는다. 확실한 ‘예스’와 확실한 ‘노’는 연습해야 잘할 수 있다.
아홉째, 비비 꼬는 꽈배기 말은 하지 마라. 마음이 꼬여 있을 때는 침묵하는 게 낫다.
열째, 사람을 죽이는 독 있는 말도 있다. 말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독이 되기도 명약이 되기도 한다.
우리 정말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자.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의 내 자신을 사랑하자. 내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가장 큰 선물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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