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2743일째 2022년 12월 23일(금) 강화/맑음, 최강 추위

송삿갓 2022. 12. 24. 09:24

천일여행 2743일째 20221223() 강화/맑음, 최강 추위

223/39/357

 

올 들어 오늘이 최강 추위란다.

서울 기온이 14도인데 체감기온은 22.5도라니 한국을 떠나고 가장 추운 아침이다.

아해가 출근하고 머리가 쪼개질 듯 어마어마하게 춥다는 메시지에

거실의 바깥 창을 보니 살짝 얼었다.

어린 시절 지금의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의 오금동에서 살 때의 추운 겨울에

아침 눈을 뜨면 높이 보이는 창이 꽁꽁 얼어 밖이 보이지 않던 생각이 떠올랐다.

연탄화덕이라 아랫목 일전 부분에만 온기가 있었고 어머님, 동생들과 한 이불을 덮고 잤기에

한 사람이 움직이면 찬바람이 들어 풀썩거리지 마라는 어머님의 호령이 무서워했던 때였다.

중앙이 뚫린 불럭 한 줄을 쌓아 지었고 창도 유리 한 장이었기에 한기를 막기에 부족했지만

그래도 온기가 있어 성에가 잔뜩 끼는 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중 유리창에 이중 창틀에 속이 꽉 찬 불럭을 쌓으면서 중간에 냉기와 온기를

막아주는 재료로 만들어 외풍을 거의 막아줌에도 바깥 창에 성에가 끼었으니 많이 추운 거다.

바람이 엄청 불어서 무지 추워, 오늘은 집콕이 최고라는 아해의 메시지에 나갈 생각을 접고

아침을 시작하는데 아침에 뭐 먹을까?”라는 어머님의 말씀에 속부터 쓰렸다.

 

내 부탁으로 누룽지를 끓였지만 조기까지 기름에 튀겨 올린 밥상에 앉으니 속이 울렁거렸다.

그럼에도 꾹 참고 동치미만 곁들여 먹는 데 총각김치가 맛있으니 먹어봐”,

배추 무침이 소화가 잘 된다다니 먹어봐라고 재촉하시는 어머님의 말씀에

어머님 저 먹는 게 너무 힘들어요. 속이 좀 쉬게 해주세요.”라고 울먹이듯 이야기를 하니

그래 내일 아침에는 콩물만 만들어 줄게”, “안 먹으니 서운해서라며 고집을 안 굽힌다.

 

강화가 싫다”, “오늘이 토요일이야?”, “내일 서울 간다고?”라는 뜬금없는 말씀에

어지럽다며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면 나중에 후회할 지도 모르니 잘 지내자며

나를 달래 보는 등의 변덕스런 마음이 일고는 한다.

 

어머님집이 가스레인지를 켠 것을 잊고는 쓰레기를 버리러가는 등 자리를 뜨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시간이 되면 꺼지는 타임밸브가 있지만 고장이 나서 사용하지 못하고 또 레인지가 켜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으신다. 그런데 잘 안 켜지는 문제는 어머님이 사용법에 문제가 있지만 타임밸브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교체가 필요하다. 하지만 어디로 연락해야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몰라 군청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더니 읍내의 사설 LPG판매점 전화번호를 알려주기에 전화를 걸어 설치해 달라는 부탁을 하니 금방 보내겠단다. 그러더니 조금 지나자 배달이 밀려 1시경에 도착할 수 있다기에 시간 여유가 있어 어머님의 요청에 고스톱을 쳤다.

 

사회복지사에게 연락해서 만날 수 있느냐고 했더니 오늘은 선약이 많아 쉽지 않지만 혹시 틈이 나면 연락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12시 가까이 어머님과 고스톱을 치고 있는 중에 시간이 되니 집으로 데리러 오겠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서둘러 채비를 하고 집을 나섰고 김 선생과 집에서 멀지 않은 Cafe로 이동해 자리를 잡았다.

 

이미 한 번 요양보호사를 교체했는데 어머님의 불만 내용 중 하나가 자꾸 뭐가 없어지는 데 요양보호사가 흠쳐 간다는 말씀이다. 그럴 리가 없고 약간 억지를 부리는 것 같아 불안했다. 한 번은 옷이 없어졌는데 요양보호사를 의심하시기에 잘 찾아보라고 말씀드렸는데 며칠 뒤 발코니의 물건과 벽 사이 공간에서 찾았다고 하셨다. 고춧가루 등의 얀념이나 쌀 같은 것도 없어진다고 하시는 데 사실이 아닌데 억지를 부릴 경우 요양보호사와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어 사회복지사에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리기 위해 오늘 만난 거다.

 

그러한 이야기를 하는 데 사회복지사께서 치매 증상일 수도 있으니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고를 했다. 1시간여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왔더니 읍내의 LPG상점의 기사가 다녀갔는데 자기는 타임밸브를 교체할 수 없다고 했단다. 이상해 잠시 기다리는 데 상점에서 전화가 와서는 기사가 육각볼트가 있어야 하는 데 없고, 실리콘도 쏴야하는 데 없어서 불가능 하다기에 그럼 가지고 와서 해주면 안 되느냐고 물으니 다른 곳을 찾아보란다.

 

어머님 치매검사 예약을 위해 보건소에 전화를 거니 오늘 방문해도 된다기에 어머님께 설명을 드리고 서둘러 채비를 마친 후 택시를 불러 보건소의 치매 안심센터로 갔다. 도착하니 한 분이 맞이하며 어머님만 모시고 상담실로 들어가서 30여분 검사를 하고 나와서 치매는 아니라며 다음 여름에 다시 오란다. 선물을 받고 카카오 택시를 불러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님이 우체통을 보더니 뭐가 왔다며 건네주는 데 마침 인천가스공사의 청구서였다. 청구서에 있는 고객센터로 전화 걸어 타임밸브 이야기를 하니 자기네들이 설치한 게 아니니 군청에 전화해 부탁해보고 해결이 안 되면 다시 연락하란다. 이미 오전에 구청에 전화를 걸어 해결이 되지 않았기에 잠시 기다리다 다시 전화를 걸어 부탁을 하니 내일 오전에 설치기사를 보내 준단다. 오전에 몇 판 치다가 멈췄던 고스톱을 다시 치고 어머님이 힘들다며 낮잠을 자자고 하시기에 그러자며 막 누웠는데 동생으로부터 뭐 사먹으러 가자며 전화를 걸어왔고 10여분도 지나지 않아 도착, 채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거의 매주 금요일에 하듯 동생의 자동차로 강화 한 바퀴 돌고 제주칼국수라는 식당에 들어서 전복칼국수와 전복죽을 시켜 셋이 잘 먹었다. 조금 많이 먹었는지 배가 불렀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편치가 않았지만 죽을 먹어 그런지 오래 지나지 않아 많이 편해졌다.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였지만 짧게 세 번이나 외출을 다녔기에 고단함을 안고 잠자리로 향하는 것으로 오늘을 마무리한다.

 

사회복지사를 만나 어머님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 어머님과 잘 다녀 온 것에 감사

동생과 같이 저녁을 잘 먹은 것에 감사한다.

 

나의 행복을 위한 10가지 마음가짐

먼저 나를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난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책도 걱정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을 즐긴다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미루지 않고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내 안의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웨인 다이어 책, 행복한 이기주의자에서-

 

**Carpe Diem**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