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의 둘째 날,
내가 살고 있는 아틀란타는 흐리고 약간은 쌀쌀한
그래서 몸과 마음이 움츠려 들면서 한기를 느끼는 그런 날
중학시절 자네의 집 안방에 있는 석유난로에서
따스한 김을 무럭무럭 내며 끓던 오렌지 껍질 차가 그리워지네......
한 잔의 차를 건네주며 몸을 녹이라는 자네 어머니의 다정한 목소리와
찻잔을 두 손을 꼭 잡고 녹이는 사이
자네는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며
프렝크 시나트라의 "My Way“를 틀었었지.
조그만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자네의 고운 목소리로 따라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뜻은 이해할 필요도 없이 자네의 목소리에 매료되어 그냥 듣기만 했었지.
그렇게 고운 목소리의 노래 말고도
자네는 목을 좌우로 하는 묘기를 보여 주곤 했던 것 기억나나?
그게 한국 무용을 했었기에 하는 예술 임에도
나는 그냥 기이한 묘기 정도로 생각하고
집에서 혼자 무단히 연습 했지만 되질 않더군.
자네는 기억이 나지 않겠지만
중학교 졸업식 날 자네와 다른 한 친구와 함께 있던 오복석 선생님이
철가방을 들고 뛰던 나를 불러
“송짱!” 하며 누가 좋으냐고 물었던 거,
얼굴 붉히고 대답 못하였던 나를 보며 자네는 활짝 웃었었지.
그리곤 아주 가끔 전화를 통화 했었지 아마?
내가 마지막 통화를 한 것이 군에 있을 때
결혼해서 아들을 낳고 기쁜 마음에 가장 먼저 자네에게 전화를 했었지.
그리곤 연락 두절이 되었으니 벌써 26년이 되었나?
자네는 음악을 전공해서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했었고
그런 자네를 동경과 부러움의 대상으로
큰 음악당의 많은 관중 앞에서 고운 노래 부르는 자네를
혼자 상상 하며 평생 우정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 했었다네.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를 들을 때면 자네가 떠올랐고
내 마음 속에는 자네가 음악공부를 끝내고 교수가 되었을 것이라
각인 하고 있다네.
그러다 30대 후반, 그러니까 한국을 떠나려 준비하던 중의 하루
"My Way"를 들으며 이제는 자네 만나기 쉽지 않겠다며
가사를 유심히 들으며 처음으로 가사를 깊이 새기는데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오면서
중학교 여학생이 부르기엔 너무 어른스럽다는 생각이 들더군.
그렇지만 그 노래와 자네를 동시에 연상하는 것을 쉬지 않았다네.
그래서 자네를 생각하며 가사를 음미해 보네
And now the end is near
And so I face the final curtain
My friend, I'll say it clear
I'll state my case of which I'm certain
I've lived a life that's full
I traveled each and every highway
And more, much more than this I did it my way
Regrets, I've had a few
But then again too few to mention
I did what I had to do
And saw it through without exemption
I planned each chartered course
Each careful step along the byway
And more, much more than this I did it my way
Yes there were times I'm sure you
Knew when I bit off more than I could chew
But through it all when there was doubt
I ate it up and spit it out
I faced it all and I stood tall and did it my way
I've loved, I've laughed and cried
I've had my fill, my share of losing
And now as tears subside
I find it all so amusing to think I did all that
And may I say not in a shy way
Oh, no, oh no not me
I did it my way
For what is a man, what has he got
If not himself then he has naught
To say the things he truly feels
And not the words of one who kneels
The record shows I took the blows
And did it my way
Yes, it was my way
그래 자네는 자네 방식대로 충만하게 잘 살았을 거고
자네가 확신 하듯 나 역시도 그것을 확신하네.
그래야 자네 답고 내가 동경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을테니 말이네.
어머니가 주신 찻잔에 손을 녹이던 못 생긴 송짱이
너무도 보고 싶어 한다고 어머님께 안부 바라네.
그리고 "My Way"의 첫 구절에 나오는
우리 생애의 마지막 순간이 되기 전에
한 번이라도 자네 만나기를 기원 한다네.
2010년 11월의 둘째 날
자넬 그리워 하는 송짱, 송권식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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