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늦은 밤에 시작하여
몇 시간 동안 8인치의 눈으로 월요일 아침부터 집에서 발이 묶였다.
관공서와 학교, 법원은 물론 은행까지 문을 닫는 바람에
아들과 딸도 집에 묶여 정말로 오랜만에
가족 넷이 한 집에서 종일 지내며 부딪기고 먹고 떠들며 보낸다.
그렇게 지내는 2일 째인 1월 11일 화요일 아들의 27번째 생일,
지난 금요일에 생일 파티는 미리 하였지만
아침에 아내가 도움을 요청하여 전을 부치고
미역국과 몇 가지 나물을 곁들인 조촐한 아들의 생일 아침상이
온 가족이 함께 하는 것도 눈 세상이 가져다 준 행운이라 할까?
움직인다 해 봐야 개 두 마리 이끌고
미끄러워 넘어질 새라 조심하며
동네 어귀를 다녀 오는 게 큰 운동이었다.
추운 날씨에 바짝 언 눈을 밟으면
새 기름에 바짝 튀겨진 야채 튀김을 씹을 때 같이
바작 바작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는 것을 즐긴다.
한국에 계신 장모님과 통화하며 자주 하시는 말씀이 생각난다.
“여기 추운데 거기도 추운가?”
“예”
“이상하리 만큼 거기와 여기 날씨가 비슷하네...”
무언가 어떻게든 동질성을 찾아보려는 애틋한 마음을 느낀다.
한국도 이번 주 초에 눈이 많이 오고 추웠다는 뉴스를 들었다.
만일 눈이 오는 날 장모님과 통화하였다면
또 한국과 날씨가 비슷하다는 말씀을 하셨을 게다.
가족들의 차에 쌓인 눈
그리고 길 건너 집에 쌓인 눈을 바라보며
3일 동안 발이 묶었다가 어제부터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보인다.
4일 동안 집에서 뒹굴던 대학 3학년 딸이
드디어 오늘은 학교에 간다가 부산한 움직임을 보인다.
누운 김에 쉬어 가자고
회사는 이번 주 문을 닫고 쉬기로 하였고
나 혼자 나와 다음 주 일을 준비한다.
하얀 세상에
고국이 그리워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
한국에 가고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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