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삿갓 골프 이야기

송삿갓의 골프를 즐기는 스무 번째 이야기 - 격장법

송삿갓 2015. 8. 12. 23:08

송삿갓의 골프를 즐기는 스무 번째 이야기

골프를 정말 재미있게 즐기려면

격장법(激將法), 상대를 자극해 격분시켜 침몰시켜라

 

토너먼트의 2일차는 Better Ball로 팀원 2명이

각각 플레이 하여 매 홀을 마치면 좋은 점수를 기록하게 하는 방식으로

자기 핸디의 90%를 받게 정해져 있었다

2일차에 우리와 함께 플레이 하는 팀은 핸디를 9받은

나이 든 백인과 핸디를 15 받은 젊은 백인 이었다

 

이번 토너먼트에서는 29개 팀 58명이 출전하였고

한국인 3, 멕시칸 1명 이외 전원은 백인이 출전하였고

대부분 백인들이 유색인종에 대해 무관심하며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으나

몇몇은 노골적으로 거부하는 이른바 Red Neck으로

백인우월 주의자 들이 있는데 오늘 만난 나이든 백인이

우리와 함께 경기하는 것을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그래도 우리 클럽에서 핸디를 10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다른 곳에 가면 70대 중반 스코어를 충분히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상당히 경계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이야기는 유비가 공명을 삼고초려로 모사로 끌어 들인 후

형주를 차지하기 전에 동오의 손권이 조조와 전쟁을 망설이고 있을 때

전쟁을 주장하는 주유를 격분시켜 전장으로 끌어 들이는 과정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주유는 제갈량을 만났을 때 심중을 들어내지 않고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투항해야지, 승산도 없는 전쟁을 왜? 합니까?”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제갈량은 주유의 마음을 읽고 그가 속내를 들어내도록 꾀를 쓴다

제갈량은 먼저 주유의 말에 동의를 하며 거짓으로 투항하려는 입장을 보이며

제게 묘책이 하나 있습니다. 직접 강을 건널 필요도 없고 큰 뇌물도 필요 없습니다.

다만 두 사람을 조조에게 보내면 됩니다

 

주유가 물었다

누굴 보낸단 말이요?”

 

조조가 장하에 동작대라는 화려한 망루를 지어 절세의 미녀를 골라

그곳에 둘 것이라고 합니다. 그는 일찍이 강동 교공 두 딸

대교와 소교의 용모가 빼어나고 자태가 아리땁다는 말을 듣고는,

첫재 소원은 천하를 평정해 제업을 이루는 것이고,

둘째는 이교(대교와 소교)를 얻어 동작대에 두고

만년을 즐기는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백만 대군을 이끌고 강동을 노리는 것도 바로

그 두 여인을 차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니 교공을 찾아가 그의 두 딸을 사들여 조조에게 바치면 됩니다

두 여자를 얻으면 조조는 분명히 철군 할 것입니다.”

 

조조가 두 여인을 얻고자 한다는 증거라도 있소?”

조조는 아들 조식에게 시며 동작대부를 짓게 하였습니다

그 중에 동남에 이교를 두고 조석으로 함께하리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는 강동의 이교를 얻고자 한다는 뜻입니다

 

주유는 이 말을 듣고 노발대발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북방을 가리키며 욕을 퍼 부었다

이놈이 사람을 깔봐도 유분수지!

나는 도저히 조조와 같은 하늘 아래서 살 수가 없소

조조를 무찌르도록 선생이 도와주시오

이렇게 두 사람은 조조를 무찌를 계획을 세우게 되었고

조조를 물리친다는 이야기 이다.

 

주유가 화를 내게 된 것은 교공의 딸 이교 즉,

대교는 손책의 아내이고 소교는 바로 주유의 아내였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하여 유비는 동오의 힘을 빌려 형주를 얻고

그것을 되찾고자 하는 과정에서 주유를 다시 격분케 하여 죽게 만든다

 

주유는 동오의 가장 뛰어난 장수 중 하나다

전략에 능통하며 지략도 매우 뛰어난 장수이지만

36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하는데

전투 중 적의 칼이나 화살에 죽은 것이 아니고

공명의 계략에 화를 참지 못하고 금창이 터져

말에서 떨어져 주유를 살지시지 어찌 공명을 살리셨습니까?”하는

한탄과 함께 세상을 떠났다

 

다시 토너먼트 이야기로 돌아오자

우리와 같이 경기를 하는 팀의 젊은 친구는 힘이 좋아

상당한 거리를 내지만 정교함이 부족한 사람이고

나이 든 사람은 거리를 짧지만 숏게임이 매우 정교 한 것을

첫 두 홀을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 팀메이트에게 저 노인을 화나게 해서 무너뜨리자라고 하였다

 

우선 쟈니라는 젊은 친구에게 살갑게 접근하였다

음료를 파는 카트가 오면 먼저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며

얼음까지 가져다주고 조금만 잘 치면 오버하면서 축하해 주었다

그리고 못 하면 너 때문에 이 홀은 우리가 이겼다고 농담 하듯이 이야기 하였다

 

반대로 나이든 래리라는 사람에게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옆에도 잘 가지 않았다

좋은 플레이에도 마지 마지못하다는 듯이 굿 볼하고

실수를 하면 필요 이상으로 아쉽다는 표정과 말을 하였다

 

몇 홀 지나지 않아 래리가 짜증을 내며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거기에 자기 팀인 자니의 실수에도 짜증을 내니

자니는 래리의 눈치를 자꾸 보는 상황에서 나는

네 핸디캡에서 지금도 잘 하고 있는 것이라고 격려하였고

그럴수록 래리는 더욱 신경질적으로 되었다

 

그러는 와중에 우리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우리 핸디캡을 유지하니 점수는 점점 벌여졌다

그러다 안정적 점수를 벌린 백 나인 중반부터

래리에게도 친근감을 표시하며 관계개선에 노력하였다

향후 어떻게 만날지 모르는 데 좋지 않은 관계를 굳힐 필요가 없었기 때문 이었다

(몇년이 지나 클럽을 떠난 래리는 나와 같은 콘도 같은 층에 사는 이웃이 되었다)

 

18홀을 마치고 그 팀은 핸디를 적용 받은 Net Score에서 +5

우리는 -10이 되어 2일차 Better Format에서 1등 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11을 한 두 팀과 -10을 한 또 다른 한 팀이 있어 우리는 공동 3위를 하였고

1, 2일 합계는 -18.3으로 우리가 2등으로 3일차를 맞이하게 되었다

 

골프를 정말 재미 있게 즐기려면

격장법(激將法)으로 상대를 자극해 격분시켜 침몰시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