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삿갓 골프 이야기

송삿갓의 골프를 즐기는 스물두 번째 이야기 - 은감불원(殷鑑不遠)

송삿갓 2015. 9. 24. 22:30

송삿갓의 골프를 즐기는 스물두 번째 이야기

골프를 정말 재미있게 즐기려면

은감불원(殷鑑不遠), 남의 실패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Member-Member 토너먼트는 총 5829개 팀이 참가 하였다

29개 팀 백인 54, 한국인 3, 멕시칸 1명이 참가하였으며

나는 토너먼트가 있기 1개월 전 나 보다 클럽 핸디캡이 4 낮고

샷 거리가 훨씬 긴 한 한국인 멤버가 팀이 될 것을 제안하여 참가하였고

우리는 4 그룹에 속하였다

또 다른 한국인은 이탈리안계 백인이 한 팀을 이뤄 5 그룹에 속하였다

 

3일 동안 본 경기가 끝나고 3개의

Format(Scramble, Better Ball, Modified Alternate)에서 1등한 3팀과

각 그룹의 5개 팀 등 8개 팀이 Shootout을 하기로 되어 있다

Shootout은 마지막 4개 홀에서 Original Alternate Shot을 진행하여

매 홀 2~3개 팀씩 떨어뜨려 마지막 18홀에서 두 팀이 대결하여

챔피언을 가리는 형식으로 되어 있고

동점 팀이 나오면 칩샷을 하여 홀에서 먼 팀이 탈락하는 룰을 적용한다

 

오전에 3일차 경기를 진행하고 가족까지 초대하여

점심은 야외 BBQ 파티로 즐긴 후 참가자 가족을 비롯한

참가하지 않는 멤버들까지 대략 200여명의 갤러리들이

15번 홀(4, 386야드, 티 그라운드에서 홀까지는 Up Hill)로 이동하였다

원래는 8개 팀이 진행하여야 하나

우리가 3일차 Format에서 1등과 Flight 1등을 하여

중복 되는 바람에 7개 팀이 참가하게 되었다.

 

그룹을 Flight라 하고 Flight 1은 팀 핸디캡이 5이하

25-7, 37-10, 410-13, 514이상으로

Flight5~6개 팀으로 그룹 되어 있다

우리 클럽은 Rating 73.2 Slope 142

클럽에서 85타는 USGA에서 82타 정도가 된다

 

Flight 1의 우승팀은 각각 미국 클럽챔피언 전에 나가

우승한 경력이 있어 세계 클럽챔피언 토너먼트에 참가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로 팀 핸디캡이 0.3으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팀이다

 

순서는 3일 동안의 Overall 성적에 따라 우리가 제일 먼저 티샷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안전한 것 보다는 짧은 세컨샷을 위해 파트너가 먼저 드라이버샷을 하였다.

내 파트너는 드라이버샷 거리가 평균 260야드 정도지만

Up Hill이고 긴장 한 탓에 150야드가 남았다.

대체적으로 페어웨이에 가고 한 팀만 왼쪽으로 꺽여 잠정구를 친다.

 

세컨샷은 내가 해야 한다.

3일차 경기 중 여러 번 세컨샷이 슬라이스로 실수하였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이 홀은 슬라이스가 조금 심하면 OB가 된다.

7번 아이언을 잡고 어드레스를 하는데 다리를 비롯한 온 몸이 후들거린다.

200여명의 갤러리와 한 타를 실수 하면 바로 탈락한다는 부담이

이렇게 큰 줄 몰랐다.

침착 하려고 애를 써도 잘 되지 않는다.

순간 왜 이런 초긴장의 골프를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도 든다.

 

호흡을 가다듬고 Shot한 볼이 드로 인이 걸리며 조금 긴 듯하다.

사람들의 !~”하는 탄성이 나오다 조용하다. 뭐가 잘 못 되었지?

 

그린으로 이동하니 우리 볼이 보이지 않는다.

7개 팀 중에 투 온 한 팀은 단 2팀이고

Flight 5에서 우승하여 올라 온 한국인 팀은

뒷 땅과 실수로 4온이 되었고 3팀은 그린 왼쪽 벙커에 있는데

우리 공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 볼은 어디에 있지?

 

그린을 넘었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우리 볼은

그린과 왼쪽 벙커 사이 5인치 러프에 빠져 있다.

 

서드샷을 해야 하는 내 파트너 왈

큰일 났다. 나는 이런 칩샷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이런 낭패가 있나.

그래서 약간 찍듯이 하면 된다고 하자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리고는 벙커샷 하듯 클럽을 오픈하여 어드레스 한다.

 

! 저건 아닌데...’

 

파트너의 칩샷 볼은 생크가 나면서 그린을 지나

굴러 배수구를 지나고 다운 힐에 멈춘다.

 

갤러리들은

!~~~~”하며 탄성을 내고 내 마음은 가라앉는다.

 

모두 온 그린 한 상태이기 때문에 모든 시선을 받으며 볼이 있는 곳으로 걸어간다.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들이 스친다.

그 중에서도 세컨 온 하지 못한 나에 대한 후회와 질책이 가장 크다.

 

볼은 내리막 칩샷을 해야 하고 내리막 이후에 배수구를 지나 그린까지 오르막,

그리고 그린은 다시 내리막으로 볼에서 그린까지 25,

다시 핀까지 25, 총 거리는 개략 50피트 정도다.

 

만일 짧으면 다시 굴러 내려와 원 위치가까이

혹은 배수구에 들어갈 것이고 조금 길면 그린 반대편까지 굴러가

벙커에 빠질 수 있는 위치다.

볼과 잔디 사이를 정확하게 파고들어 백스핀이 걸려

그린 턱에 떨어져야 핀 가까이 갈 수 있는 상황이다.

 

나는 60(로브웻지)를 들고 어드레스를 한다.

그런데 세컨샷 할 때보다 더 몸이 떨린다.

몇 번의 연습 스윙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하였지만 잘 되지 않는다.

어드레스를 풀고 다시 하늘을 본다.

그러면서 떨어져도 좋다는 생각을 하자 조금은 진정된다.

볼만 끝까지 보자라는 다짐과 함께 칩샷한 볼이

내가 예상한 곳에 떨어지고 핀을 향해 굴러간다.

 

~~~~~~”

백스핀을 먹은 볼은 구를 듯 말듯 하며 핀을 향해 가자 갤러리들의 시선이 쏠린다.

중간쯤 구르던 볼은 백스핀이 풀리고 빠르게 구르다

핀을 스치고 한 걸음 정도 지나 멈춘다.

 

박수 소리가 나오며 내 마음은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보기를 하여 5개 팀이 칩샷으로 대결해야 한다.

Flight 3팀은 버디 1팀이 파로 마무리 하였지만

Flight 2~5 우승팀은 한 타씩 핸디를 받아 Flight 3 우승팀은 -2이 되어 빠지고

더블보기를 한 Flight 5우승 팀은 탈락, 나머지 5개 팀이 겨루게 되었다.

 

칩샷 대결에서 칩샷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샷하는 것을 볼 수 없도록

등을 돌리고 진행요원은 갤러리들에게 각 팀이 칩샷 후

소리를 내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주고 시작하였다.

 

볼은 내가 칩샷한 위치보다 가깝지만 조금 더 위쪽으로 올라가

그린의 경사는 더 심해 진 옆 내리막 위치로 정해졌다.

우리는 파트너가 퍼팅으로 마무리하였기 때문에 다시 내가 칩샷을 해야 한다.

 

먼저 칩샷한 위치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세 번째로 도전하였지만 약간 뒷땅이 나면서 백스핀이 걸리지 않아

한참 굴러 탈락하고 말았다.

 

결국은 Flight 1, 3팀이 18번 마지막 홀(5, 536야드)에 만났지만

Flight 1팀이 세컨 온 시도가 물에 빠져 더블보기를 하고

핸디를 받은 Flight 3팀이 파로 마무리하여 3팀이 우승하며 토너먼트는 막을 내렸다.

 

18번 홀은 2007PGA AT&T Classic Play off에서

일본인 류지 이마다가 투온을 시도하다 물에 빠져

2007년 마스터즈 챔피언 잭 잔슨에게 우승을 넘겨 준 홀이기도 하다.

 

경기를 끝내고 상금과 Flight 우승 트로피를 받고 파트너와 이야기 하면서

만일 티샷을 내가 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라며

아쉬움을 가지고 헤어졌다.

 

방랑자 송삿갓의 골프를 정말 재미있게 즐기는 스물두 번째 이야기

은감불원(殷鑑不遠), 남의 실패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