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삿갓 골프 이야기

송삿갓의 골프를 즐기는 스물한 번째 이야기 - 진화타겁(趁火打劫

송삿갓 2015. 8. 19. 03:59

송삿갓의 골프를 즐기는 스물한 번째 이야기

골프를 정말 재미있게 즐기려면

진화타겁(趁火打劫),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아라

 

토너먼트의 3일차는 Modified Alternate Shot으로

두 사람이 같이 티샷을 하고 좋은 볼을 선택해

팀원이 교대로 샷하며 마무리 하는 것으로

처음부터 모든 Shot을 교대로 하는

Original Alternate하고는 약간 다르다

 

3일차 Format40%의 핸디캡을 적용해 주고

샷 건으로 진행하지만 2일차까지 성적으로 1,2위가

1번 홀부터 진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2등인 우리는 1등 팀과 함께 1번 홀부터 진행하게 되었다

 

1등 팀은 우리보다 젊은 백인들로 팀 핸디캡이 우리와 비슷하지만

2일차 Format-111등하여 이미 Shootout에 진출하였고

2일까지 성적이 우리보다 한타가 적은 -191위를 하고 있어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오늘 그들을 이겨야 상금도 받고 결승리그

(클럽에서는 이를 Shootout으로 칭함)에 진출 할 수 있기에

비장한 마음으로 3일차에 임하였다

 

우리는 2일차까지와 같은 전략으로 내가 먼저 안전한 티 샷을 하고

이어 파트너가 과감한 티 샷하는 방식을 유지하였다

파트너의 티샷이 안착할 경우 내가 세컨 샷을 하고

파트너가 서드 샷 혹은 버디퍼팅을 하는 순으로 한다

 

상대팀은 우리가 놀랄 정도로 긴 드라이버샷과

정교한 숏게임을 하는 편이었다

 

1번 홀에서 작전대로 파트너의 긴 티샷이 페어웨이에 안착해

내가 세컨 샷을 했는데 짧아서 온 그린하지 못한다

파트너의 칩샷으로 3, 1퍼팅으로 조금 먼 거리다

퍼팅을 준비하는데 세컨 샷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침착할 것을 다짐개 보지만 진정이 잘 안 된다

 

상대는 투온에 투퍼팅, 파로 마무리 한 상태이다

퍼팅 셋업 하는데 팔이 떨린다

여기서 밀리면 계속 끌려갈 텐데

 

셋업을 풀고 다시 홀 반대로 가서 경사를 읽는다

그린을 보면서 마음을 진정시키려 노력한다

 

! 내가 왜 토너먼트에 나왔지?’

그리고 하늘을 본 순간 떠오른다

골프는 18홀이다

다시 셋업하여 퍼팅한 볼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간다

~~~ 파트너의 한숨소리다

 

2번 홀은 파3로 쉽게 마무리한다

3번 홀은 320야드로 짧은 파4

나는 드라이버로 파트너는 5번 우드로 티샷을 하고

내 볼을 선택해 파트너의 세컨 샷에 이어 내가 버디로 마무리한다

상대팀도 버디로 마무리한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상대 팀과 같은 +5로 전반을 마무리한다

대체적으로 내가 세컨 샷을 하게 되는데 계속 실수하여

투 온그린 하지 못하여 작전을 바꿀까 하다

내가 퍼팅 감각이 좋아 먼 거리도 1퍼팅으로 끝낸 홀이 4개나 되어

순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이런 평행선에서는 누가 먼저 평정을 읽느냐가 관건이다

10번 홀 파5에서 역시 내가 1퍼팅으로 버디를 하여 한 타 앞선다

11번 홀, 물 건너는 파3, 두 팀 모두 파로 마무리 한다

 

분수령이 된 12번 홀(4)을 맞이하였다

4명의 드라이버 티샷이 모두 무리 없는 세컨 샷 위치에 안착한다

상대팀이 먼저 세컨 샷을 하였으나 뒤땅으로 구르듯이 날아가

그린 앞 크릭 쪽으로 향한다

이어 내 세컨 샷이 잘 날아가다 조금 짧아

그린 앞 언덕에 맞고 뒤로 굴른다

너무 많이 구르면 크릭에 빠지는 상황인데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두 팀이 그린을 향해 갔지만 공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뒤로 굴러서, 상대팀은 앞에서 굴러 크릭에 빠진듯

Red Pole이기에 벌타를 받고 드롭하여 4 온 한다

 

거리는 약 20피트 정도이지만 상대팀이 조금 먼 내리막

우리는 약간 짧으나 옆 경사로 쉽지 않은 위치다

상대팀 먼저 퍼팅을 하였지만 6피트 정도 짧아 아쉬운 탄성이 나온다

 

내가 퍼팅할 차례, 갈등이 생긴다

길더라도 세게 칠 것이냐 아니면 경사를 잘 보고 과감하게 칠 것이냐?

여기서 주저앉으면 2위 그룹에게도 질 수 있다는 불안감

실수 한 세컨샷 에 대한 후회와 파트너에 미안함, 정말 갈등이 크다

 

그 순간 과감한 퍼팅과 프로 퍼팅라인을 강조하던

LPGA 신지애 선수의 퍼팅이 떠오른다

 

여기서 잠시 프로 퍼팅라인을 짚고 넘어가자

옆 경사에서 볼이 홀의 위로 지나가면 프로 퍼팅라인

홀의 아래로 지나가면 아마추어 라인이라고 한다

그건 자신있게 퍼팅해야 프로라인으로 간다는 의미 일게다

(~ 나도 잘 모르지만)

 

거기에 오늘 퍼팅 감각이 좋고

이 위기를 넘기면 상대를 압박할 수 있다는 생각

잘 안 되더라도 즐기자는 생각에 자신감이 생긴다

그렇게 여유를 찾고 파트너에게 말했다

나를 믿으라. 안 되면 할 수 없고

 

그렇게 결심을 하자 마음의 평온이 찾아온다

~

퍼팅을 하는 순간 파트너가 세다고 이야기 하지만

나는 됐어하는 소리를 한다

거침없이 가던 볼이 홀로 빨려 들어가면서 보기로 위기를 모면한다

 

~~~~~~ 그리고 와~~~~

 

상대팀이 좌절하고 두 번째 퍼팅이 너무 길고

세 번째 퍼팅이 다시 홀을 돌아 지나

4퍼팅으로 더블 파를 하여 4타차로 벌어진다

 

균형이 깨지자 우리는 여유를 찾았고

상대는 조급함을 보이지만 점수 차는 좁혀지지 않고

마지막 홀에서 상대는 더블 보기, 우리는 버디로

후반을 잘 마무리하여 3일 합계 -23이 되어

3일차 Format 1, 우리 그룹 1, Overall 1등으로

본 경기를 마치고 Shootout에 진출하였다

 

그래서 본 경기에만 적용되는 상금에서 2일차 공동3

3일차 1, Overall 1위 상금으로 전체 상금의 거의 50%를 획득하였다

 

방랑자 송삿갓의 골프를 정말 즐기는 스물한 번째 이야기

위기 속에 기회가 있으니 위기를 맞이해도 포기하지 말고

마음을 가다듬어 안정을 찾으면 또 다른 기회가 온다

이게 진화타겁(趁火打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