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삿갓의 골프를 즐기는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
골프를 정말 재미있게 즐기는 이야기
‘대기만성(大器晩成),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
우리들의 골프 스타 양용은군 보게나!
자네가 PGA 챔피어십 우승 후 골프장에 라운딩 하러 갔을 때
Bag Drop하는 곳에서 도우미가 내 차로 다가오며,
“Hey! YE Yang, number one!"하며 오른손 엄지를 치켜들더군
그리고 차를 주차하고 락커룸에 갔더니 거기에 있는 도우미 역시
“Hello! Kwon, YE Yang Fantastic!" 하며 반갑게 인사하는 거야
Pro Shop 갔는데 거기에 있하는 친구 역시
나 보고 “지난 일요일 중계 봤냐고” 하면서
“YE Yang Perfect한 챔피언!”이라고 너스레를 떨더군
거기서 끝이 아니었네
연습장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서 연습하던 친구가 나에게 다가오며
한국인이냐고 하며 악수를 청하더군
그러면서 자네의 18번 홀 세컨샷에 대해 한 참을 설명하면서
자기도 유틸리티를 사서 연습 중 이라는 거야
내가 반갑게 맞이하자 지난 주 PGA는 믿을 수 없는 플레이었다고 하면서
언제 시간나면 같이 라운딩을 하자고 하더군
어깨가 으쓱 해 지면서 꼭 내가 우승한 것 같은 착각이 들며
자네가 큰일을 했다는 것과 내가 한국인 이라는 것에 자부심이 생기더군
이렇게 만난 친구들이 모두 백인이었고 자네와 내가
한국인 이라는 것을 알고 이야기 한 것이라네
미국에 이민 생활하면서 미국인들에게 받는 수모와
그로 인한 좌절하는 순간들이 많았다네
그들과 비즈니스를 할 때 잘 하지 못하는 영어지만 용기내서 한 참을 설명하면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못 알아들었을까?’ 하며
눈물과 분노를 참고 다시 설명하고
또 잘 한다고 설명해도 고개를 갸웃하며 등을 돌릴 때
‘나도 한국에 있을 때 대우받고 살던 사람이다’ 라며
한탄을 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라네
자네가 그것도 골프의 황제를 꺽고 우승을 하니 마음이 얼마나 뿌듯하였겠는가?
우리의 어깨를 이렇게 만들어 준 자네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자네가 자랑스럽네
우승을 기원 하며 중계를 보던 매 순간순간이 생생하네
자네가 14번 홀에서 칩샷이 이글을 했을 때 펄쩍펄쩍 뛰었고
17번 홀에서 3 퍼팅을 했을 땐 가슴이 철렁하기도 했고
18번 홀에서 세컨샷을 준비할 때 나무에 가려 그린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며
나도 모르게 두 손을 꼭 쥐고 있다가
자네의 샷이 핀 앞에 떨어져 굴러 갈 때
제발 홀에 들어가라고 소리치며 양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었네
골프를 잘 모르는 어떤 사람이 중계를 보는 중간에
“오늘 타이거 우즈가 우승 못하겠다”라고 하는 거야
왜 그런지 아나?
“우즈가 순수한 빨간 셔츠를 입지 않고 옆으로 줄 간 빨간 옻을 입어서 그렇다”고 하더군
약간 우습지?
그러다 자네가 우승을 하고 세라머니로 백을 머리위로 들을 때
아까 그 사람이 “거봐 내말이 맞지”라고 하더군
골프를 잘 모르는데도 자네가 한국인이기에 그렇게 응원했던 거라네
나는 그 순간 눈물이 핑 돌며 환호를 하였고
내가 한국인 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네
2002년 월드컵에서 히딩크가 어퍼컷 골 세라머니보다 더 멋있고 인상적이었네
지난 주말에는 2009 솔하임컵 중계를 봤다네
자네도 알다시피 미국과 유럽선수 각각 12명씩 24명이 겨루는 단체전 아닌가?
그런데 그 24명 중 22명은 백인 여자들이고 미국팀의 2명이 한국 출신이었네
물론 국적이 미국이니까 미국팀 선수였지만 분명 한국인이었네
“미셸 위”와 “크리스티나 김”이라는 미국명으로 출전하여 경기를 펼쳤지만
내 마음 속에서는 “위성미”와 “김초롱”이라는 이름으로 각인하여 응원하였다네
그녀들이 매 경기 이겨 주기를 응원한 것은
같은 한국인이기 때문이고 결국은 미국팀 16승 가운데
6.5승을 둘이 이루어 내가 한국인 것에 자부심을 갖게 하였고
이민생활의 서러웠던 자리에 용기로 채워지더군
이게 모두 한국인 이라는 것이고 앞으로도 세계 각국에 사는
이민자 골퍼들은 자네를 비롯한 모든 한국인 골퍼들을 응원 할 것이네
혹자는 자네 나이가 많다며 오랜 선수생활에 대해 이야기 하더군
그러나 옛 중국의 초나라의 도가 창시자인 노자는
“밝은 도는 어두운 도와 같고 나아가는 도는 물러서는 도와 같으며
평탄한 도는 험한 도와 같다
아주 큰 네모는 모서리지 아니하고, 대기만성(大器晩成)이다”라고 했네
이는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라는 뜻이네
그러니 지금의 마음을 유지하고 정진한다면
앞으로 오랫동안 좋은 모습 보여 줄 것으로 믿고
우리는 자네를 계속 응원할 것을 약속할 수 있다네.
양용은군!
내가 30대 후반인 가장에게 자네, 혹은 양용은군 하니 불편한가?
아니 충분히 이해 할 것으로 생각하네
자네가 우승 후 자네가 입었던 하얀 복장은
“백의민족을 나타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랬다”고 하지 않았는가?
우리는 부모에게 효를 하고 윗사람을 모시고
아랫사람을 감싸고 아끼는 백의민족이 아닌가?
그래서 편하게 자네라고 한 것이라네
앞으로도 좋은 매너와 인상적인 플레이로
우리의 가슴을 따스하게 덥혀 줄 것을 믿네
다시 한 번 우승 축하하네
“코리안! 파이팅!”
방랑자 송삿갓의 골프를 정말 재미있게 즐기는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
대기만성(大器晩成),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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