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메 이야기

고프다

송삿갓 2011. 7. 14. 21:52

먹을 것을 충분히 먹어도

배가 고프다.

 

그렇다고 조금이라도 더 먹으면

속에서 부담이 되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을 보면

물리적인 배가 고픈 것은 아니다.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것이 있으면

마음속에서 분노가 일어난다.

 

마음을 숙이고

되새김을 하면 분노할 일이 아님에도

소용돌이치는 마음의 잔재가

평안을 유지하지 못하게 한다.

 

기쁜 일이 있음에도

기쁘지가 않다.

 

그렇다고 크게 부족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남의 것이 탐 나거나

질투가 있는 것도 아닌데

내 기쁨에 기쁨을 만끽하지 못한다.

 

웃어 보려고 애를 씀에도

환한 웃음이 없다.

 

그냥 평범한 표정일 것이라 생각하는데

주변 사람들은

내 얼굴이 일그러졌다고 한다.

 

마음을 다스리고

평안을 찾으려 함에도

잔잔함을 느낄 수가 없다.

 

뭔가 부족한 듯이

그리고 지치고 무너져 내리 듯이

피곤함이 넘쳐흐른다.

 

조금은

아주 조금은 쉬고 싶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을 위해서...

 

고프다.

마음이 고프고

세상이 고프고

사랑이 고프다.

 

July 14, 2011

'그리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을 사는 삶의 관점?  (0) 2011.08.24
아버지  (0) 2011.08.04
우중충한 더운 초 여름에......  (0) 2011.06.23
우리집 진돗개 "한라"  (0) 2011.06.14
기회를 만들 줄 아는 지혜  (0) 2011.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