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석원-

송삿갓 2016. 1. 20. 06:44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석원-

 

케이크가 맛있는 신사동 어느 카페에서

다 먹고 계산을 하는데 종업원이

, 발레 하셨죠?” 하고 물어서 순간 당황한 이유는

그날 내가 몸에 딱 붙는 바지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단지 발렛 파킹을 했냐고 물어본 것뿐인데

나 혼자 무슨 생각을 한 걸까.

-본문에서-

 

사람이 자신의 생활이나 생각을 글로 표현한다는 게 참 어렵다.

머릿속에서는 좋은 표현의 말들이 글로 쓰려하면

무슨 단어를 어떻게 쓰는 것이 더 좋을까?

내가 쓰는 문장이 틀린 것일까 아니만 맞는 것일까?

궁리에 궁리를 더하게 된다.

그러고 실제 글을 쓰려고 시작하면 몇 자 지나지 않아

맴돌던 것이 기억나지 않거나 쓸 말이 없는 것 같아 주춤주춤

어떻게 억지로 글을 써 놓고 다시 잃다보면

무얼 말하려 하는지 횡설수설 한 것 같고

또 이해하기 어렵게 쓰기도 하였다

글재주 부족한 것에 창피함까지 드는 게 글이다.

 

이 책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의 저자는 분명 전문작가다.

글 쓰는 재주가 있을뿐더러 맞춤법 같은 것은 틀림없을 것 같지만

책의 앞부분 한 페이지의 끝에 조그만 글씨로

저자 고유의 글맛을 살리기 위해 표기와 맞춤법은 저자 고유의 스타일을 따릅니다.’

라고 쓰여 있다.

이 말은 이 책에 맞춤법이 틀린 곳이 있으나 맛을 살리기 위한 것이니 이해하란 말이다.

한 마디로 전문 작가의 글이지만 상관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

글 이란 게 멋들어지게 잘 쓰는 것도 중요하고

읽는 사람을 배려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너무 틀에만 의존하다 보면

색깔이나 특이성이 없으면서 지루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작가가 소개팅으로 만난 여자에 대해서

만나서 한 것들에 대해서 사심이지만 후련하게 썼다는 생각 때문에

책을 손에 잡으니 중단하기 어려운 읽기중독에 빠져 버렸다.

산문집이지만 자전소설 같이 어느 부분은 시 같이

싼티 나지 않고 뭔가 고상한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읽었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을 작가는 뭐해요?”라고 했다.

그 말은 좋아하는 둘이 만남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은 이따 봐요인데

그럴 때 내 대답 그래 이따 보자

 

January 19,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