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와다나베 이타루 지음 -

송삿갓 2015. 11. 13. 22:38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와다나베 이타루 지음 -

 

오랜만에 순수함이 가득한 책을 읽었다는 마음에

쌀쌀한 가을아침 느낌은 차갑지만 따스함을 간직하는 책이다.

 

책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기 중에는 무수히 많은 균이 사는데

우리 몸에 좋은 균은 음식을 발효시키고

우리 몸에 나쁜 균은 음식을 부패시킨다고 한다.

저자는 발효와 부패의 차이와 지키고 발전시켜야 하는

하지만 아쉽게도 자꾸 멀어져만 가는 순수한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이 그득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책의 초반에는 시골빵집의 마르크스 강의라는 제목의 5개의 시리즈를 서술하였다.

강의 1상품대체 무엇인가라는 제목에 세 가지의 조건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였다.

 

시골빵집의 마르크스 강의 1 ‘상품이란 대체 무엇인가?

상품의 조건 사용가치가 있을 것

상품의 조건 노동에 의해 만들어 질 것

상품의 조건 교환될 것

 

예로 자기가 먹으려고 만든 빵은 사용가치나 노동에 의해 만들어 지지만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기에 상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머지 네 가지 강의들은 다음과 같다.

 

마르크스 강의 2 상품의 가격에 숨은 비밀

마르크스 강의 3 내가 받은 임금의 정체

마르크스 강의 4 이윤의 탄생 과정

마르크스 강의 5 노동력을 팔았지만 결국 ······

 

자본주위 사회에서 상품을 만드는 데는 노동력이 필요하고

상품의 가격에서 재료비와 노동력 등 자본자의 비용을 빼면 이윤인데

모든 것이 적절하고 서로 충분히 합의하고 이해하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경쟁사회에서 상품의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강화시키려 하면

재료비나 노동력 등의 비용을 낮춰야 하기 때문에

싼 노동력이 필요하고 그에 의해 다시 상품의 가격이 낮춰지는 악순환이 되어

궁극적으로는 자본가만 부유하게 만드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의 문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그 순수함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순수한 빵을 만드는 데 그 빵으로 부패하는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패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부패하는 경제는 뭔가 모순이 있는 듯 하지만

역설적이다. 그의 경제를 부패하게 하자라는 제목의 글을 보자.

자연계에서는 균의 활약을 통해 모든 물질이 흙으로 돌아가고,

살아 있는 온갖 것들의 균형은 이 순환속에서 유지된다.

가끔 환경이 변해 균형을 잃을 때도 순환은 자기회복력을 작동시켜

균형 잡힌 상태를 되찾게 한다.

그 같은 자연의 균형 속에서는 누군가가 독점하는 일 없이도,

누군가가 혹사당하지 않고도 생물이 각자의 생을 다한다.

부패가 생명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이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물론 책을 전체 읽으면 쉽게 이해되지만

보충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경제는 자본가에 의해 투자되고

노동력과 재료를 투입하여 이윤을 남기고 그것을 자본가가 가지고 간다.

이것은 빵에 적용하면 자연재배 한 농산물에 천연균으로 발효시키고

이윤을 남기지 않은 상품을 만들어 팔면 이는 부패하지 않는 경제논리다.

부패하지 않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결국

부패하지 않는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저자는 그것을 경제를 부패하게 하자라고 설명한다.

 

앞에서 조금 언급했지만 현대 거의 모든 빵집은 비료를 뿌려

속성으로 혹은 많은 양을 재배한 밀 등의 농산물을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이스트라는 순수배양한 균으로 발효를 시켜

저렴하게 대량으로 공급하여 우리는 그 빵을 먹는다.

 

그렇게 살다 경제적 여유가 생기자 건강을 생각한다는 마음에 Organic을 찾는다.

이것은 정말 믿을 수 있는가?

물론 믿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만드는 빵은 균만 천연이 아니라 농산물 재배도 가능한 자연재배

그리고 자신의 공방과 멀지 않는 같은 지역에서 구입하려고 한다.

서로 얼굴 보며 거래하는 것이 더 좋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것까지 추구한다.

 

저자가 연구하고 찾아 낸 천연균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저자는 균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이렇게 서술하였다.

 

인간은 균을 속일 수 없다. 균은 토양과 작물의 상태를 숨김없이 드러낸다.

자연재배한 작물이라도 논밭에서 예전에 동물성 퇴비가 사용됐다면

작물에 혼입되는 단백질을 통해 그 사실을 알아챈다.

균에게 중요한 것은 얼마나 화려한 방식으로 수확했는지 하는 상표가 아니라

그 작물이 자연의 활동에 따랐는지 여부다.

 

저자가 경영하는 빵집은 유난이 휴일이 많다.

, , 3일은 쉬고 목, , , 일요일에만 Open하며

1년에 한 달은 장기휴무에 들어간다.

물론 Staff들은 수요일에 나와 목요일 만들 빵을 준비하느라

실제적인 휴일은 2일 이지만 매일 특색 있는 다른 빵을 만들고

더 좋은 균을 찾아내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휴식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강조한다.

 

빵을 더 잘 만들기 위해 빵을 안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기와 아내의 이름을 딴 타루마리라는 빵집을 하는 저자 이타루는

주로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공방에서 균과 빵을 만드는 동안

아내 마루는 두 아이를 돌보고 마케팅과 세일즈를 담당한다.

그리고 쉬는 시간에는 가족이 함께 어울리는 즉,

워크 라이프 밸런스(Work-life balance, 일과 생활의 조화)

중요하다는 것 또한 강조한다.

 

저자가 빵을 만드는 기본적인 철학이 뺄셈의 힘이다.

그 부분을 저자는 이렇게 강조한다.

 

잠재능력을 이끌어 내는 뺄셈의 힘

사람들은 천연효모를 쓰면 발효가 안정적이지 않으니까

강한 발효력을 지닌 이스트를 개발했다.

균을 빌려와서 쓰는 것이다.

그랬는데도 발효력이 부족하다 싶으니 이제는 설탕으로 영양을 듬뿍 공급했다.

결국에는 발효 촉진제까지 쓰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같은 것이 덧셈이라는 방식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삶에서 조금 더’, ‘저것도라며 무언가 더하려는 노력을 끝없이 한다.

그러다 보니 과잉이라는 것 때문에 다이어트가 필요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예 뺄셈의 철학으로 살면 과잉도 없어지고

다이어트라는 것은 생각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 아닐까?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게 하는 책 이었다.

잠 잘 읽어서 기분이 좋다.

 

November 13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