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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데로 임하소서 -이청준 지음-

낮은 데로 임하소서 -이청준 지음- 한 동안 흔히 말하는 신앙에 깊이 빠져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게 삶의 진리를 추구하는 순수함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시절 어느 교회의 남전도회에서 내게 선물한 책이다. 책꽂이에서 이 책을 보며, 당연히 읽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지만 책장을 열어보니 그러지 않음을 알았다. 읽을까, 말까 망설였다. 직전에 읽은 양귀자의 [모순]을 읽고 소설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나를 꺼내고 싶은 간절함으로 읽기로 작정하고 시작했다. ‘책 한권 읽는 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그 책 [모순]에서 ‘상처는 상처로 치료해야 가장 효험이 있는 법이다.’라고 했던 것처럼 책은 책으로 치료하자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책의 화자..

책을 읽고 2024.11.24

모순-양귀자

모순-양귀자 진지하고 우호적인 형태이든, 혹은 거칠고 과격한 형태이든 간에 미리 유포되는 전문 독자들의 독후감은 소설에 대한 선입견을 조장한다. 그런 선입견은 자칫 작가에게는 소망을, 독자에게는 감동을, 소설 그 자체에서는 완성의 기회를 앗아가는 적이 될 수도 있다. -작가 노트 중에서- 이 책 [모순]의 본문을 모두 잃고 뜸을 들이다가 ‘작가 노트’를 읽었다. ‘작가 노트’를 책을 읽기 전에 읽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을‘이라는 되 뇌임을 하면서 읽고 또 읽고, 또 읽으면서 반성했다. 작가는 ’소설 뒤나 앞에서 반드시 쓰여지거나 쓰여졌어야 하는 문장들이 저 혼자 뚜벅뚜벅 머릿 속을 걸어다는 일이 벌어지고는 한다. 그럴 때 결단코 그 문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메모 노트를 하는 데 글씨들이 몹..

책을 읽고 2024.11.10

은빛 비 -아사다 지로-

은빛 비 -아사다 지로- 소녀의 흰 얼굴이, 분홍 스웨터가, 남색 스커트가, 안고 있는 꽃과 함께 범벅이 된다. 모두가 하나의 큰 꽃묶음 같다. 어지럽다. 그러나, 내리지 않으리라. 자랑스러웠다. 이것만은 소녀가 흉내 내지 못할, 자기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황순원의 소나기 중에서- 중학교시절의 국어교과서에 있었던 황순원의 [소나기]다. 나무위키에서는 이 소설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어느 가을날 한 줄기 소나기처럼 너무나 짧게 끝나버린 소년과 소녀의 안타깝고도 순수한 사랑을 그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꼭 순정만화(순정만화(純情漫畵)는 대한민국에서 널리 쓰이는 한국 만화 장르의 명칭이다. '순정만화'의 명칭은 1950년대에 등장하였다. 대체로 주 작가층이 여성이다. 일본에서는 비슷한 뜻..

책을 읽고 2024.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