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240일째, 2016년 2월 15일(월) 애틀랜타/흐림
President Day, 미국의 연방공휴일이다.
우체국이나 연방 관공서는 분명 휴일이고 은행도 쉬는 날이다.
그런데 학교, 회사 등은 쉬지 않은 날이다.
미국이란 나라는 휴일에 대한 한국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이해하기 쉽지 않고
미국 사람들 역시 우왕좌왕하며 자기 편한대로 인식하고 행동한다.
내 파트너의 아내는 은행원이고 딸 둘은 학생이다.
아내는 휴일이지만 딸과 본인은 학교에 가고 일 하는 날인데
지난 목요일 가족 모두가 여행을 가서 오늘까지 출근하지 않는다.
하기야 내가 가지고 있는 한국의 휴일에 대한 개념도 너무 예전 것이라
지금과 맞지 않는 것도 많으니, 이거야 원 참!
때문에 오늘은 더욱 조용하다.
공장은 돌아가고 직원들도 나와서 일을 하지만 사무실에서는 혼자 있어야 하고
메일도 오지 않을 거고 은행을 갈 일도 없다.
문을 닫고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할 일을 한다.
직원들 급여일이고 세일즈맨들 커미션 주는 날 이기에 정산해서 수표를 발행하고
내 자신에게 월급을 주기도 하였다.
어제 밤은 자다가 소스라치게 놀라 깨서는 굳어 버렸다.
아니 끝도 없는 캄캄한 세상에서 끝없이 떨어지는 데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잡히지도 않고 느껴지지도 않는 세상을 얼마동안 꺼졌을까?
우주를 떠도는 별똥별이 이런 걸까?
빠르게 다가오는 빛처럼 그래서 들이 받으면 산산이 부서질 거라는 생각의 겨를도 없이
나도 모르게 그것을 잡아 버렸다.
‘잘 자니?’
‘노력 중’
월요일 아침인데 몸은 찌뿌둥하고 마음은 꿀꿀하다.
하늘이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잔뜩 흐려있고 북쪽은 눈이 내린단다.
내가 있는 곳도 점심 무렵부터 물세례를 퍼 붓는다 하니 이래저래 오늘을 꿀꿀하겠다.
비 맞지 말아야지
오늘의 의상 컨셉 Black
그래 오늘은 검정색 진에 검정색 셔츠와 목도리, 가디건
양말하고 팬티, 신발까지 All Black
오전 일을 대충 마치고 창고에 Light를 달았다.
원래 등이 있었는데 공장의 일하는 친구들이
전구를 모두 빼서 자신이 일하는 곳에 끼운 것 같다.
누가 그랬는지 알 수가 없기에 뭐라 할 수도 없고 다시 끼워야 하는데
어차피 등이 오래 되었고 최근에는 절전형인 디지털이 대세라 새것으로 달았다.
있던 것 중 하나를 떼어내고 달아야 해서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점심은 조금 늦었다.
샐러드 도시락은 내가 가장 즐기며 여유 있게 먹는 점심이다.
사무실에서 혼자 먹으니 천천히 먹을 수 있고 부담도 안 되는 식사다.
때로는 양 조절에 실패하여 많이 싸 오기는 하지만 남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바나나 말린 것, 샐러리, 당근, 살짝 찐 브로코리, 옥수수 알갱이, 닭 가슴살
이러다 베지테리언 아니냐는 오해 받는 건 아니려나?
퇴근길에 Costco에 들려 키위, Brown 버섯, 빵, 바나나, 연어 등을 사서 집으로 왔다.
저녁에 연어위에 치즈를 얹어 오븐에 치즈가 노릇노릇 해지도록 굽고
지난 토요일 북클럽 도반에서 분양 받아 온 콩나물로 국을 끓여 저녁을 먹었다.
키위와 바나나를 Food Dryer에 넣어 말리기를 시작하고
저녁 운동, 샤워를 하고 나니 8시를 훌쩍 넘긴다.
낮부터 내린 다는 비는 저녁을 먹을 때까지 소식이 없다가 운동을 마치고 올라오니
세상을 적시며 도로를 달리는 차들의 갈 길을 재촉한다.
내일 아침 모임에 당번이기에 오늘은 조금 더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겠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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