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369일째, 2016년 6월 23일(목) 애틀랜타/맑음
Sugarlof cup 1st Match
White Division 32명 참가자 중 시드배정 30위, 우승할 확률이 그만큰 낮다는 이야기겠지.
상대는 Dwight Harvey, 시드배정 3
오늘 스코어 카드를 받아보니 Dwight의 핸디는 10, 나는 16으로 내가 6개 많다.
원래 이 대회는 Hole Match로 이긴 홀이 많을 때 승리를 하는 방법이다.
마지막 토너먼트를 기준으로 했다고 하는데 내가 지난 토너먼트에서 이렇게 88개나 쳤나?
오늘 상대인 Dwight를 잘 알고 있기는 하지만 시합에선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시작하려는데 바로 앞 팀에 4명이라 우리가 먼저 출발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1번 홀(파4)
Tee를 던져 순서를 정하니 Dwight이 Owner
드라이버 티 샷 볼이 생각 했던 것보다 엄청나게 멀리 간다.
내 볼도 그리 나쁘지는 않는데 그 보다 20여 야드 짧다.
4번 하이브리드 세컨 샷, 그린에 올라간다.
이어 그의 세컨 샷, 벙커에 빠진다.
그의 첫 벙커 샷이자 서드 샷, 정말 그림같이 떠올라 핀에 가까이, 하지만 내리막 퍼팅 위치
둘 다 투 퍼팅으로 마무리하여 나는 파, 그는 보기가 되어 내가 한 홀 앞선다.
2번 홀(파3)
내가 먼저 6번 아이언 티 샷, 너무 당겨서 그린 앞 벙커 위 러프에 멈춘다.
이어 그의 티 샷이 날아가다 뚝 떨어지며 그린 앞 벙커에 빠진다.
내가 먼저 60도 세컨 샷, 그린 앞쪽에 떨어져 핀을 조금 지나간다.
Dwight의 벙커 샷은 핀 앞에 떨어져 백스핀으로 멈추며 Give-me 파가 된다.
나는 파 퍼팅을 미스하고 보기로 마무리하여 이 홀을 내주며 타이가 되었다.
3번 홀(파4)
Dwight의 드라이버 티 샷이 언덕위로 올라서고
내 티 샷은 조금 짧아 언덕 아래 쪽, 거리는 또 20야드 차이 하지만 둘 다 페어웨이다.
7번 아이언 세컨 샷, 그린의 약간 오른쪽에 떨어진다.
그의 세컨 샷은 그린 중앙 핀을 약간 지난다.
둘 다 투 퍼팅, 파로 마무리하여 Even
4번 홀(파5), 내가 Stroke 하나를 받는 홀
Dwight의 드라이버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 끝을 타고 날아가다가 나무를 맞고 떨어진다.
어쩌면 물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내 드라이버 티 샷은 오른쪽을 타고 가다 굴러 벙커에 들어간 것 같다.
볼 있는 곳으로 오니 벙커 바로 직전에 멈춰 있다.
도저히 세컨 샷을 위한 스탠스가 불가능 하다.
할 수 없이 칩 샷으로 왼쪽으로 뺀다.
물로 들어갔을 것으로 생각 되었던 Dwight의 볼은 러프에 빠져 있다.
3번 우드로 길게 친 볼이 오른쪽으로 흐르면서 소나무 숲으로 들어간다.
어쩌면 찾을 수 없을 것 같기도 한데 가 봐야 할 것 같다.
4번 하이브리도로 친 내 서드 샷은 충분히 가질 못하고 중간 러프에 걸린다.
Dwight의 볼은 깊이 들어가지 않고 소나무 숲의 솔잎 위에 있다.
그가 어리석은 짓을 한다며 하이브리드로 직접 그린을 공략한다.
소나무 사이로 날아간 볼은 그린을 조금 지나 벙커 앞 러프에 멈춘다.
정말 멋있는 샷이기도 하며 운도 좋다.
러프에서 친 네 번째 샷의 볼이 그린 오른쪽에 멈춘다.
오늘 그와 내가 페어웨이에서는 볼을 닦거나 조금 움직일 수 있도록 합의 하였다.
그린 옆 풀이 많지 않은 곳에 있는 내 볼을 풀이 있는 곳으로 옮기고 고민한다.
퍼팅을 하기에는 너무 멀고 칩샷을 하기에는 실수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땐 실수할 가능성이 적은 방법을 택하는데 내가 스트록 하나가 있기에
같은 보기를 해도 내가 이기는 것,
퍼팅으로 밀어 보지만 물먹은 그린 밖의 잔디가 볼의 흐름을 강하게 막는다.
반면 네 번째 칩샷한 Dwight의 볼은 핀 가까이에 붙여 파로 마무리한다.
내가 퍼팅에 성공하면 비기고 못하면 그가 이긴다.
신중하게 경사를 보고 퍼팅한 볼이 홀을 살짝 비껴간다.
나는 더블 보기로 스트록을 받아도 보기가 되어 홀을 내 준다.
Dwight이 참 대단한 것이 두 번의 샷이 좋지 않았음에도 파로 마무리한 것이다.
1 Hole down
5번 홀(파4), 이 홀 또한 내가 1 스토록 받는다.
Dwight의 드라이버 티 샷이 오른쪽으로 조금 벗어나며 벙커에 빠지고
내 샷은 조금 짧기는 하지만 페어웨이 중앙에 떨어진다.
비겨도 스트록을 받아 이기는 홀이기에 실수만 없으면 된다.
하지만 7번 아이언의 세컨 샷이 뒤땅을 치며 왼쪽으로 꺽인다.
어쩌면 개천에 빠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 숨이 절로 나온다.
Dwight의 볼은 벙커 끝에 멈춰있어 직접 그린을 향해 샷을 못하고 살짝 나오기만 한다.
에궁, 실수만 없었더라면·······
하지만 어쩌랴 이미 지나간 일
다행인 것은 물로 들어갔을 것으로 생각했던 내 볼이 맨땅의 솔잎 위에 멈췄다.
그럼에도 좋지 않은 것은 볼 위치가 약간 낮아서 정확하게 볼을 맞춰야 나올 수 있는 것이다.
52도 갭 웨지, 볼은 오른쪽 발끝 보다 더 오른쪽에 두고 호흡을 가다듬은 후 샷~
잘 날아가 그린에 올라간다.
Dwight의 서드 샷은 잘 떠올라 핀 옆에 붙어 Give파로 마무리 한다.
아! 그는 실수를 해도 Recovery를 정말 잘한다.
정말 오랜만에 정말 잘 치는 사람하고 플레이를 한다.
만일 내 퍼팅이 들어가며 둘 다 파로 내가 이기고
내가 안 들어가서 보기로 마무리해도 한 스트록을 받아 비기게 된다.
‘자신 있게 하자’며 나를 다독여 본다.
약간 내리막 퍼팅, 홀 오른쪽을 살짝 벗어나 보기로 마무리하며 비긴다.
여전히 1 Down
6번 홀(파5), 자멸
먼저 티 샷을 하는 Dwight, 약간 왼쪽, 빠르게 날아 간다.
이어서 내 드라이버 티 샷은 오른쪽으로 낮게 가다 러프 쪽으로 떨어져 많이 구르지 못한다.
역시나 내 볼은 러프에 조금 깊이 빠져 있다.
너무 짧은 드라이버 샷에 침통해하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
4번 하이브리드로 잘 밀어 쳤지만 약간 왼쪽.
"Not bad" Dwight가 약간 애처롭다는 듯이 격려한다.
그의 볼은 핀과 거리 245야드 2 온을 Try할 예정인 듯
3번 우드를 가지고 연습스윙을 하며 스스로에게 Crazy라는 말을 한다.
"Maybe Bunker" 하며 샷한 볼이 그린 앞의 벙커 왼쪽에 멈춘다.
이어서 나의 세 번째 샷, 180야드 Up Hill, 잘라서 4 온을 할까 아님 3 온을 시도할까?
고민하다 4번 하이브리드로 3 온을 시도한다.
“백스윙을 충분히 하고” 하며 샷한 볼이 뚝 떨어지며 벙커에 빠진다.
내 자신에게 ‘아!’ 하는 탄식을 토해내지만 이미 늦은 것
Dwight의 서드 칩 샷은 핀을 살짝 지나 멈춘다.
내리막 퍼팅을 해야한다.
벙커로 들어가 샷을 준비하는데
어제 연습라운드에서 이 홀에서 벙커에 빠져 네 번 만에 나온 것이 생각난다.
‘오늘은 다를 것이야’라는 다짐을 하면서 샷 한 볼이 충분히 뜨지 못하고 다시 벙커로
‘어! 이러면 안 되지’
하지만 다섯 번째 샷한 볼이 다시 벙커로
어제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왜, 나쁜 것은 쉽게 기억하고, 또 그대로 되는지?‘
여섯 번째 볼이 빗맞으며 오른쪽으로 벗어나 러프에 빠진다.
이어서 러프에서 일곱 번째 샷이 그린에 올라가자
Dwight이 "That's Good"하며 Give me call을 한다.
결국 Give me를 받아 3오버, 8
Dwight은 버디 퍼팅을 미스, 파로 마무리, 2 Down이 된다.
이대로 가다간 절망적이다.
7번 홀로 이동하면서 Dwight는 벙커 샷에 대해서 친절한 가르침을 준다.
깊은 벙커에서는 깍아 치려 말고 모래가 폭발하듯 퍼서 올리라는 원칙을 알려준다.
‘늘 그러고 싶은데 왜 자주 잊고 마는지’
7번 홀(파4)
Dwight의 드라이버 티 샷이 약간 오른쪽으로 흐르자
"Don't go to bunker!"
볼은 벙커 전에 멈춘다.
‘말도 참 잘 듣고 운도 좋구먼’
티 샷을 하려는 데 힘이 빠진다.
‘이대로 지고 마는 건가?’
많은 생각 속에 친 볼이 약간 감아져 가다 뚝 떨어진다. 다행이 페어웨
Dwight과 40야드 이상 차이가 난다.
3번 우드가 간절해진다, 하지만 여기서 더 밀리면 회복이 어렵다.
다시 4번 하이브리드, 마음을 가다듬고 충분한 백스윙을 했지만 워낙 거리가 있어
그린까지 미치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흘러 그린 앞 오른쪽에 멈춘다.
Dwight의 세컨 샷은 오른쪽으로 흐르는 듯하지만 그린 끝에서 Stop.
'정말 대단하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여기서도 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핀까지 37야드, 60도 로브 웨지를 잡아든다.
편해진 마음에 얼마만큼 백스윙해야할지 머릿속이 선명해진다.
‘며칠 전 이 홀에서 칩인으로 버디도 하지 않았나?‘
연습 스윙 후 칩 샷한 볼이 톡 소리를 내며 날아 올라 그린에서 구르다
홀 바로 옆에 멈춰 파가 되자 Dwight의 표정이 복잡해진다.
찰 쳤다는 칭찬과 들어가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역력히 읽혀진다.
그의 버디 퍼팅이 짧아 파로 마무리 이 홀은 비긴다.
여전히 2 Down
8번 홀(파3), 회생
핀까지 거리 191야드, 홀은 그린 중앙
Dwight 하이브리드를 잡고 티 샷한 볼이 그린 왼쪽 벙커를 넘어 Cart Path까지 간다.
어쩌면 많이 굴러 멀리까지 갔을 수도 있다.
191야드, 4번 하이브리드로 정확하게 잘 맞으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거의 불가능
또 3번 우드가 아쉽지만 Dwight볼이 그린을 벗어났으니 무리할 필요가 없다.
Image Making을 하고 티 샷한 볼이 약간 오른쪽으로 흐르지만 그린 위에 올라간다.
다행이 Dwight 볼은 멀리가지 않은 Cart Path 위에 얌전히 있다.
오늘 볼을 잘 치기도 하지만 정말 운도 좋은 날이라는 생각을 한다.
칩 샷한 볼이 높이 떠서 그린에서 두세 걸음 정도 거리에 멈춘다.
내가 2 퍼팅해서 파를 하고 그가 넣지 못하면 한 홀 만회하는 거고
만일 3 퍼팅을 해도 그가 미스하면 보기로 비기게 된다.
‘그래 조금 과감하게 퍼팅을 하자’
거리를 측정하고 약간 더 세게 퍼팅한 볼이 구르다 홀로 빨려 들어간다.
“와! 버디다, 버디”
Dwight이 조금 기분 나쁘다는 듯 툭 친 파 퍼팅이 홀을 지나 보기로 마무리한다.
그리곤 하는 말 “이 홀에서 그렇게 빠르게 퍼팅하는 사람 처음 본다. 암튼 Good job"
한 홀을 만회하고 1 Down으로 좁혀진다.
9번 홀(파4)
아마추어 골퍼들은 버디를 한 다음 홀에 까먹는 경우가 많고 토너먼트에서는 더욱 그렇다.
절대 무리하지 말고 조심해야한다.
하기야 늘 같은 생각이나 다짐을 하지만 실수를 하지 않나?
하지만 한 스트록 받으니 실수만 안 하면 지지는 않는다. 제발 1 Down으로 전반을 끝내자.
너무 조심한 나머지 드라이버 티 샷이 감기면서 짧게 떨어졌지만 페어웨이다.
Dwight의 드라이버 티 샷은 총알 같이 날아가 내 볼보다 적어도 7~80 야드는 더 간다.
‘그래 저 사람이 버디를 하지 않는 한 비길 수는 있다’
4번 하이브리드 Half 스윙으로 페어웨이 중앙에 잘 보낸다.
그의 세컨 샷이 그린에 올라가지만 버디를 하기에는 조금 먼 거리다.
‘그래도 모르지. 지난 홀에 나는 더 먼 거리를 넣어 버디를 했는 걸’
7번 홀의 칩샷과 거의 비슷한 거리가 남은 칩샷,
‘한 번 더’하며 샷한 볼이 왼쪽에 떨어진다.
둘 다 투 퍼팅으로 마무리, 그는 파, 나는 보기가 되었지만
한 스트록을 받아 비기는 홀이 되어 전반 9을 1 Down으로 마무리한다.
전반 결과 Dwight는 2 over 38타, 나는 6 Over 42타
내가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그는 정말 강자다.
10번 홀(파5)
Dwight의 드라이버 티 샷이 오른 쪽으로 흐르면서 나무 밑에 떨어진다.
칩 샷으로 살짝 나온 다고 한 볼이 벙커에 빠지고
잘 친 서드 벙커 샷이 그린을 조금 지나가 멈춘다.
프린지에서 퍼팅한 볼이 홀을 지나고 다시 2 퍼팅으로 보기를 한다.
나는 드라이버 티 샷이 조금 짧았지만 드로우가 걸려 제법 멀리 갔고
4번 하이브리드 세컨 샷, 6번 아이언 서드 온, 2 퍼팅, 파로 마무리하며 이 홀을 이겨
All Even으로 원점으로 돌아간다.
11번 홀(파3), Dwight의 좌절
7번 아이언으로 충분한 거리지만 앞바람이 있어 6번 아이언으로 티 샷을 하였다.
하지만 깍아 지며 맞아 낮게 날아간 볼은 그린 오른쪽에 떨어져 카트 길 방향으로 구르다
물로 들어 간 것 같다.
‘아! 이제 막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는데’
카트에 앉아 말도 안 된는 샷에 반성을 하고 있는 사이
Dwight의 티 샷이 뒤 땅을 치며 물에 빠진다.
‘아니 이게 웬 일이냐?’
그는 클럽을 땅으로 집어 던지며 'SOB'라며 욕을 한다.
티 박스에서 다시 서드 샷, 그린 위에 올라간다.
아! 다행이다.
내 볼이 물에 들어가지 않고 물 바로 직전 잔디에 걸려 있다.
하지만 칩 샷을 하기 위한 스탠스가 제대로 나오질 않는다.
‘볼만 끝까지 잘 보자’
60도 로브 웨지를 가지고 거의 밖에서 안으로 치는 식으로 칩 샷을 하여 겨우 그린에 올린다.
Dwight의 보기 퍼팅이 짧아 더블 보기로 마무리
편안한 마음으로 파 퍼팅을 미스하여 보기로 마무리 하며 한 홀을 앞선다.
1 up
12번 홀(파4), Dwight의 절망
내가 먼저 드라이버 티 샷을 했는데 스윙이 깔끔하지는 않았지만 10번 홀처럼
드로우가 걸리면서 제법 멀리 간다.
Dwight는 두 홀까지 앞서다 역전을 당하니 기분이 많이 안 좋은 가보다.
아마도 한 스트록을 줘야 하니 부담이 되는 듯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로 티 샷
내 드라이버 티 샷보다도 훨씬 더 멀리 간다.
이 홀이 쉽지는 않지만 나는 이 홀을 잘 치는 편이다.
특히 토너먼트에서는 놀랄만한 샷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을 주는 홀이기도 하다.
4번 하이브리드로 그린에 충분히 올릴 수 있는 홀이다.
어드레스를 하고 다운스윙을 하는데 갑자기 다리가 풀리며 힘이 빠진다.
‘이럴 땐 멈추는 게 최고인데’ 하는 생각을 하지만 그대로 땅이 내리 꽂는다.
볼은 데굴데굴 구르며 멀리가지 않고 다행히 물 전에 멈춘다.
나의 실수를 보고 재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너무 쉽게 갖은 건가
아님 스트록 줘야 하는 것이 부담이 된 것인지 모르지만
Dwight의 세컨 샷이 뒤 땅을 치면서 물에 빠지고 만다.
두 홀 연속물에 빠뜨리며 절망하고 전 홀과 같이 클럽을 던지며 욕을 한다.
토너먼트에서 잘 치는 사람과 플레이를 할 때 상대가 실수하면
기회로 만들지 못하고 나도 실수를 하며 승리를 헌납하듯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일수록 실수하지 말자. 이 홀에서도 이기면 오늘 이길 수 있다’
피칭 웨지를 들고 스트록 하나 받으니 큰 실수만 없으면 이기니 차분하게를 다짐하며
서드 샷을 한 볼이 그린에 잘 올라간다.
물 앞에서 Drop하고 친 Dwight의 네 번째 샷이 내 볼과 핀 사이에 멈춘다.
나는 3온, 그는 4온 내가 2 퍼팅만 하면 무조건 이긴다.
너무 길지 않게 파 퍼팅한 볼이 홀의 왼쪽으로 꺽여 멈춘다.
다른 때 같으면 Give me를 주겠지만 Call을 하지 않아 마크를 한다.
그가 1퍼팅을 넣고 내가 못 넣으면 비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2 퍼팅으로 지난 홀에 이어 두 번째 더블 보기
나는 보기로 끝내서 또 한 홀을 이겨 2 up.
13번 홀(파4)
짧은 파4 홀, 드라이버 샷이 벙커에 들어가지만 않으면 비길 수 있다는 계산을 하며
드라이버 티 샷한 볼이 약간 오른쪽이기는 하지만 페어웨이다.
그 역시 페어웨이, 둘 다 세컨 온, 2 퍼팅, 파로 마무리 비기는 홀 이었지만
계속 2 up
14번 홀(파4) 정점
이 홀은 나는 파를 할 확률이 낮은 홀이다.
한 스트록을 받지만 이기기보다는 비기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다.
드라이버 티 샷, 그리 멀리 가진 않았지만 페어웨이 중앙이다.
여기서 잠깐 멘탈 이야기를 좀 해야하겠다.
대체적으로 이쯤 되면 한 사람은 멘탈이 붕괴되기 시작한다.
잘 치며 거리가 긴 사람이 이기고 있으면 거리가 짧고 못 치는 사람은 힘겨워 하며 붕괴
거리가 짧고 못 치는 사람이 이기고 있으면 길고 잘 치는 사람은
또박이처럼 치는 상대에 약간 짜증도 나면서 붕괴된다.
짧게 치는 사람은 실수할 확률이 낮은데 앞서가고 있으면 더 안전하게 치려고 하기 때문에
멀리 보다는 페어웨이 중앙에 떨어뜨리는 플레이를 한다.
이게 잘 치며 멀리 치는 사람을 약 올리는 원인 중 하나가 된다.
Dwight는 이 홀에서 드디어 멘탈 붕괴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티 샷을 페어웨이 중앙에 볼을 떨어뜨리자 "All ways same, safety"
그의 티 샷은 멀리 갔지만 내 세컨 샷이 그린에 훨씬 못 미치는
페어웨이 중앙에 떨어지자 충분히 세컨 온 할 수 있는 거리인데
몸에 힘을 들어가 당기는 바람에 그린 왼쪽에 떨어진다.
나는 9번 아이언으로 3 온, 그의 칩샷은 그린을 살짝 지나 멈춘다.
내가 먼저 파 퍼팅을 해서 30센티 거리에 볼을 두자 'Give me' call을 하지 않는다.
그의 파 퍼팅은 길어 홀을 훌쩍 지나고 보기 퍼팅마저도 들어가지 않아
백 9에 들어와 벌서 세 번째 더블보기를 한다.
나는 Tap in하여 보기로 마무리하면서 스트록을 받지 않고도 이겨 3 up
이제 남은 홀은 넷, 두 홀만 비겨도 내가 이긴다.
절대 무리하지 말고 두 홀만 버티자.
15번 홀(파4) 실수
내 드라이버 티 샷은 짧지만 페어웨이 중앙
Dwight의 드라이버 티 샷은 오른쪽으로 멀리 날아가다가 나무를 맞고 사라진다.
위안을 삼으려는 듯 찾을 수 있을 거라며 내 볼 위치에 날 내려주고 볼 찾으러 간다.
내가 마지막으로 스트록을 받을 수 있는 홀이다.
마음속에서는 그가 볼을 못 찾거나 찾아도 숲에 있으면 여기서 끝낸다.
하지만 그의 볼은 나무를 맞고 러프에 빠져있어 2 온이 가능한 위치다.
5번 하이브리드로 세컨 샷, 하지만 훅이 나면서 벙커 옆에 떨어진다.
그의 세컨 샷, 강하게 날아가다 또 나무를 맞고 떨어지자 클럽을 휘두르며 욕을 한다.
그는 서드 온을 하고 그린에서 기다리고 나는 서드 샷을 준비한다.
이 볼을 그린에 올리기만 하면 게임 전체를 이길 수 있는 가능성, 거의 확정
여기까지 생각하자 갑자기 손이 떨리기 시작한다.
어드레스를 풀어 숨을 고르고 다시 자리를 잡고 친 볼이 탑 볼이 나면서 그린을 훌쩍 넘어간다.
순간 Dwight의 표정을 보자 안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아뿔사!’
‘아니야 아직도 포기하긴 일러’ 마음을 가다듬고 칩 샷, 4 온
둘 다 2 퍼팅으로 그는 보기, 나는 후반 들어 첫 더블보기
하지만 스트록을 하나 받아 비기는 홀이 되며 여전히 3 up
퍼팅을 마치고 카트로 가면서 그가 말한다.
"I have one good thing, 1 bad thing"
"???" 내가 무슨 소리인가 하며 보자
"Good thing is no more stroke, bad thing is 3 down"
남은 세 홀중 한 홀만이라도 비기면 내가 이기는 것이고 세 홀 모두 지면 연장전이지만
더 이상 Stroke는 없는 거다.
머릿속에서 복잡한 계산을 한다.
‘어느 홀에서 비기는 게 좋은가?’
16번 홀(파3)
내가 비길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홀이다.
17번 홀은 너무 길어 샷이 긴 그가 유리하고 18번 홀은 파5 인데다 고수가 훨씬 유리하다.
심리적으로도 18번 홀까지 가면 내가 몰리기 때문에 16번 홀에서 비겨 끝내고 싶다.
내가 먼저 티 샷, 평상시보다 한 클럽 긴 6번 아이언을 잡고 샷을 준비하는 데
갑자기 11번 홀의 6번 아이언 샷이 생각난다.
‘에이 또 이런다니까. 나는 왜 잘 안 된 홀만 생각나는 거야. 하지만 이겼잖아’
내 자신으로 타이르며 그의 실수로 이긴 것을 기억해 낸 것이다.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친 볼이 그린의 약간 오른쪽에 떨어진다.
핀은 왼쪽에 있어 긴 퍼팅을 해야한다.
‘지난 주 토요일 안 사장과 칠 때 저 정도 거리를 2 퍼팅해서 파로 마무리 했지. 할 수 있다.’
이어 Dwight의 티 샷, 벙커 턱에 맞고 뒤로 굴러 벙커에 빠진다.
하마터면 환호의 함성을 지를 뻔 했다.
‘앗 싸!’
그린에 와서 그가 벙커 샷을 준비하는 사이 볼의 반대 방향에 서서 경사를 확인한다.
“와! Great shot!!"
나도 모르게 절로 함성을 지르며 축하했다.
그의 벙커 샷이 슬로비디오처럼 날아 그린에 떨어져
핀에서 한 걸음 반 정도 거리에 백스핀으로 멈춘다.
벙커 샷은 환상적이라는 생각과 함께 갑자기 퍼팅에 대한 부담이 확 다가온다.
내 자신에게 다짐한다.
다음 홀이란 없다. 여기서 끝낸다.
경사와 거리를 다시 측정하면서 전반 8번의 버디를 생각한다.
‘집중, 또 집중’
툭 민 볼이 빠르게 구르다 속도가 늦어진다.
그리곤 홀 바로 앞에서 멈추자 Dwight이 "Good"하며 툭 처낸다.
둘 다 파로 경기 마무리, 두 홀을 남기고 3 up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Good job, Kenny!"
참 오랜만에 토너먼트에서 이겼다.
다음 경기에 진다고 해도 상관없을 정도로 잘 치는 사람과 즐기는 골프를 했다.
오늘은 잘 자겠지?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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