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여행

천일여행 926일째, 2018년 1월 1일(월) 애틀랜타/오전/흐림, 오후/맑음

송삿갓 2018. 1. 2. 10:51

천일여행 926일째, 201811() 애틀랜타/오전/흐림, 오후/맑음

 

Happy New Year

춥다.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하루였다.

1977년 이후로 11일에 이렇게 추운 날씨가 처음이란다.

아침 최저 기온이 19, Wind ChillSingle Digit이라는 9

최고 예상이 35도라 했는데 하루 종일 영하였다가 우후 5시를 넘긴 지금이 27도고

저녁엔 다시 떨어져 20도 아래로 가는 것은 물론 Wind Chill은 다시 Single Digit.

그런데 이런 날 골프를 했다.

추울 것을 예상하여 첫 Tee Time11에 시작하였지만 그 시각 온도 또한 영하

연습장에 올라가니 Harrison Park이 춥다며 연습을 못하고 있기에

"그냥 나갑시다.“하면서 10분 빨리 출발했다.

Stables 1번 홀 Tee box에 도착했을 땐 뒤에서 바람까지 불어 몸이 더 오그라들었다.

그린은 살짝 얼어 볼이 통통 튀면서 빠르게 구를 정도로 추웠는데

Sugarloaf Member가 되고 이런 날 코스를 Open한 것이 처음이기에

플레이하는 것도 처음 일 정도로 생소하지만 Mr. Park

이런 날은 좀 걸워 줘야 합니다.”하며 자위를 하며 걸었다.

4번 홀을 마치고 5번 홀 Tee Box에서 보니 Dr. Fang부부가 보이기에 기다렸다 Pass,

70은 족히 넘겼을 나이의 부부가 이런 추위에 골프하는 모습을 보곤 Mr. Park

저 분은 골프를 잘 쳐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의무감에 나오는 것 같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그 부부, 특히 남편은 NCC(No Cart Charge) Member

본전을 찾아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에 쉬지 않고 플레이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누가 알랴?

나처럼 건강을 핑계로 열심히 하는지도 모르는 일.

오늘 아침에 하도 추워서 이래서 골프가 되겠나?’하면서도 나온 것은,

1. Mr. Park이 함께하기로 되어 있기에 빠질 수가 없다.

2. 어차피 집에 있으면 늘어지고 마음도 처지니 나가는 게 좋다.

3. 가장 중요한 건강을 위해서 쉬지 않고 운동을 해야 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하다는 건강

이렇게 추운 날 운동을 한다는 게 정말 건강을 위한 것인가?

그건 아주 잠시 생각했었던 거고 결국 나가지 않았는가?

아마 아해와 함께 있었더라면 아해의 의견에 따랐겠지?

 

운동을 하는 중간 중간에 햇살이 비춰 따스함 돌기도 했지만

해가 구름에 가리면 금방 싸늘해져 바람의 찬 기운이 체온을 낮춰 스윙을 위축시켰다.

집에 있는 동안 뉴스를 보고 듣거나 음악이 친구이기에 입이 별로 할 일이 없었지만

경제, 세상, 우리의 삶 이야기를 하며 걸으면서 골프 실수를 하면 날씨 탓,

잘 맞으면 서로 굿샷을 주고받으며 17번에 다다르니 해를 가리던 구름이 사라지고

강한 햇빛이 눈을 부시게 하면서 따스한 햇살이 이제껏 추웠던 거의 모든 것을 잊게 하였다.

그렇게 새해 첫 날의 골프를 마치고 오랜만에 클럽의 한증막에 들어가 땀을 흘렸다.

아니 몸을 충분히 녹였다고 하는 게 옳은 것 같을 정도로 몸 안에 남았던 찬 기운이 사라졌다.

샤워를 하러 들어갔을 때 전에 두산법인장을 하던 이화수 사장과 나눈 대화,

“18홀을 돌았어요?”

어떻게요? 나는 10분도 못 견디겠던데.”

걸으니 할 만하던데요?”

~~하십니다. 추운데 한증하시죠. 나도 했는데 좋아요.”

. 감사합니다.”

조심하세요.”

한증과 샤워를 마치고 그릴에서 내일 점심에 먹을 샐러드를 Togo해 집으로 내려오면서

하종구, 고영준, 장민희 등과 전화로 새해 인사를 하였지만

한완희는 전화를 받지 않다 보이스 메시지로, 나하흥은 바로 보이스 메시지로 넘어가기에

기계에 대고 "Happy New Year"를 남겼다.

 

집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으면서 차를 만들어 마시고 잠시 앉아 쉬다가

오전에 나갈 때 냉장실로 옮긴 손질한 닭을 꺼내 큰 냄비에 넣고

양파, 푸른고추, 버섯, 당근 등을 넣고 한 참을 끓이다 다진마늘과 고춧가루, 간장 등의

양념을 한 닭볶음탕을 만들어 무생채, 김치, 올리브 등을 곁들여 저녁을 먹었다.

후식은 자몽과 카모마일.

 

아해는 오늘 위와 대장내시경을 위해 어제 오후부터 금식 후 약을 먹고 밤새 쏟아냈단다.

어제 저녁 늦게까지 나오지 않는다고 걱정을 하다 쏟아지기 시작해서는

밤새 거의 잠을 못 잤다며 힘들고 배고프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으며 저녁을 먹었다.

그 사이 검사하는 병원에 도착하여 마치고 전화할게.”라는 이야기를 듣곤

설거지를 하고 쉬면서 저녁을 보냈다.

 

황금개띠의 해라는 2018년 새해의 첫 날 이렇게 잘 보냈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