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여행 930일째, 2018년 1월 5일(금) 애틀랜타/맑음
해마다 년 초에 한 주 정도는 영하의 날씨가 며칠 이어져
공장의 Polishing Room의 Hot water pipe가 얼어 일을 하기 어렵게 하거나 터지곤 하였는데
올 해는 첫 주에 연일 추워 어제부터 얼어 Hot water를 사용하지 못한다.
오늘 현재의 일기예보로는 다음 주 월요일이나 화요일 영상의 기온이 되어 봐야
그냥 녹아서 사용할 수 있을지 아님 터져서 수리를 해야 할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만일 터져서 수리를 해야 한다면 내주 초 조금 복잡한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어제 얼어서 되지 않는 밸브를 일하는 친구가 억지로 돌리곤 하였는데
어쩌면 그것 또한 갈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오늘 아침의 기온은 어제보다 더 낮았지만 바람이 덜 불어 그런지 조금은 덜 차갑게 느꼈지만
여전히 춥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 번 한국 갔을 때 아해가 사 준 두꺼운 조끼를 입고서도 꽁꽁 싸매고
2016년 말 파리에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던 코트까지 입어 퉁퉁한 몸이 되어 출근했다.
금요일이라 공장식구들 주급 계산하는 일을 아침부터 했는데
Jonas가 휴가를 떠나기 전 일을 마무리하지 않았기에 지난 주 계산을 못한 것까지 하느라
조금 길게 일을 하며 정리를 하였다.
9시 가까이 되었을 때 Jonas가 출근하더니 오늘이 화요일인 것으로 착각하였다며
주차장에 있는 내 차를 보면서 "Why Kenny in the office in this time?"
어제 첫 출근해 이틀째니 오늘이 화요일로 착각을 한 모양이다.
그리곤 한 Vendor로부터 들어온 Slabs Price가 잘 못 되었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Why they are price change, they didn't set up price on computer?"
속으론 ‘그걸 내가 어찌 아냐?’하며 확인하니 이미 지난 3월 이후 들어 온 것도 같은 가격이다.
그러니까 10개월이 지나도록 확인하지 않고 있다가 이제야 투덜대니 내가 어쩌라고?
암튼 이렇게라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아마도 Vendor에 전화해 한 소리 하겠지······
그렇게 간단한 미팅을 끝내곤 Jonas가 자료를 검토하는 사이 은행에 다녀왔다.
함께 자리해봐야 반가워할 수 없는 탄식에 의견만 엇갈릴 수 있어 자리를 피한 것이다.
은행 일을 처리하고 돌아와 Crew에게 줄 Checks을 발행하여 서명하곤 바로 클럽으로 갔다.
점심을 준비하지 못해서 클럽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이 우선이었다.
망설임과 갈등, 날씨가 차가웠고 어제 힘들어 저녁에 고생했기 때문에
운동하러 쉽게 나서지 못하고 점심을 먹고도 책을 읽으며 대기하다 준비하고 나갔다.
오늘 아침 기온이 어제보다 차가웠고 또 코스의 Creek에 처음 본 얼음으로 보아 분명 추웠지만
어제보다 햇살이 좋았고 바람이 약한데다 덜 차가웠기 때문에 어제처럼 체온이 내려가지 않을
확신을 가지고 걸었고 실세로 그러했으며 마쳤을 땐 체력소모가 적었기 때문인 둣
어제보다 고단함이 훨씬 덜했다.
하지만 오늘 운동하는 내내 나 생각과 마음을 사로잡은 것
‘왜 나는 악조건 하에서도 어떻게든 운동을 할까?’
어제 운동을 마치고 샤워하러 갔을 때 이화수 고문이
“이런 날 걸었어요? 나는 연습도 못 하겠던데... 대단합니다.”
오늘 나갈 채비를 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한 멤버가
“오늘도 18홀을 칠거냐?”라고 묻는데
"9홀만 걸을 생각이다.“라고 대답하니 함께 가던 젊은 친구는 고갤 흔들고, 그는
"You are real golfer."는 말이 칭찬이라기보다는 우려와 어쩌면 'Crazy'라는 빈정거림이란 걸
충분히 아는데도 나는 왜 기꺼이 ‘운동이라는 자위로’ 악착같이 나가려 할까?
나에게 했던 소리는 아니지만 지난 1월 1일 함께 걷던 Harrison Park이 Dr. Fang보고 했었던
“저 사람은 골프를 의무감에 치는 것 같다.”는 말이
혹시 나도 해당되는 것은 아닌지,
아님 나는 운동을 쉬지 않고 한다고 과시하고 싶은 욕심은 아닌지.
설상 그런 것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거나 혹여나 누군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내 의지며 생각이다.
많이 양보해도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든 하려는 집념이나 욕심정도로 정의하고 싶다.
물론 정해 놓은 어떤 것 하나라도 무너지면 모든 것에 영향을 주어
게을러지고 지저분해 진다는 강박관념 같은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게 내 삶의 자유를 속박하고 틀에 가두는 것이기에
조금 더 여유롭고 때로는 흐트러지는 것도 필요한 생각도 분명히 있다.
그런데 혼자서는 자신이 없는 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룰을 정하고 그걸 지키려는 부단한 노력은 빈틈이 생기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래서 누군가와 함께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게 가장 냉철한 속사정이다.
거기다 정해진 대로 하루를 마쳤을 때 느껴지는 전율이 너무 좋아서이기도 하다.
이를 중독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 어쩌면 준거틀의 중독 말이다.
그런 나를 잡을 사람은 한 사람 뿐이라고 정리를 하며 운동을 즐겁게 마쳤다.
물론 쾌감도 만끽하고 말이다.
운동을 마치고 다시 사무실로 내려와 몇 가지 확인을 마치고는 바로 퇴근하였다.
집에 도착해 헛개나무차를 끓이고 이어 저녁 준비를 하였다.
씨래기된장국과 닭볶음탕을 데우고 무생채 등 세 가지의 반찬으로 저녁을 먹고는
자몽과 헛개나무차로 후식을 먹고, 마시고는 건조대에 있는 빨래 정리 후 저녁을 쉬었다.
아침을 운동을 하는 아해와 통화를 하곤 아해는 찜질방으로 나는 침실로 가면서 하루를 마무리,
오늘 하루도 이렇게 마무리한다.
오늘도 무지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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